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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요에 따른 단락별 전개
개요의 각 항목은 주제를 떠받드는 기둥의 구실을 하므로 그것을 하나씩 단락별로 펼쳐서 이어 나가면 주제가 효과적으로 떠받들어지는 글의 구조가 이루어진다. 각 항목을 펼치는 기본적인 요령은 앞에서 여러 가지로 풀이했으므로 자세한 설명을 줄인다. 여기서는 시험 논술문의 펼침에서 특히 유의할 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앞의 [보기 7]에 보인 개요의 각 항목을 차례로 펼쳐서 논술문을 완성하는 예를 살펴 보기로 한다. 곧 그 개요의 항목을 펼쳐서 그 주제를 떠받드는 논술문을 쓴다면 다음과 같은 글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그 개요 항목의 처음과 끝에 있는 "서론"와 "결론"은 시험 논술문에서는 짧게 해도 무방하나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논술문의 한 격식을 이루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아래 논술문의 보기는 대학 입시 논술문에서 요구하는 분량보다는 훨씬 긴 것이다. 일반 취직 시험 등에서 요구하는 논문에나 알맞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렇게 상당한 분량의 논문을 써버릇하는 것은 논문 또는 논술문의 전개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본격적인 논술문을 익히고 난 사람은 그것을 축소해서 대학 입시 논술문에 알맞은 분량의 글을 쉽사리 쓸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런 본격적인 논문 또는 논술문 작성의 예를 먼저 익히기로 한다. [각 단락 앞의 숫자는 설명의 편의상 붙인 것이다.]

[보기 8] 새 문화와 전통에 대하여 논술하라.

(1) 이 글은 새 문화는 전통 문화를 한층 높이 승화시키는 것이라야 함을 논의하여 밝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근대 이후 이 땅에서는 주로 서구의 문물이 물밀듯이 흘러 들어왔으며 아직도 그 물결은 더욱 드세어지고 있다. 이런 외래 문물을 수용하여 새 문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는 오랫동안 우리의 생활 양식을 지배해 온 전통적 문화와의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전통 문화를 외래 문화로 하루아침에 대치시키는 문화적 혁명을 할 수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전통 문화만을 내세우고 외래 문화를 배격하는 쇄국주의 시대로 되돌아 갈 수도 없다. 최선의 길은 전통 문화를 살려서 더욱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외래 문물을 수용하여 새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 글은 바로 이 점을 몇 가지 관점에서 명백히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2) 우리 나라는 현대에 접어들면서 문화의 전환기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 개화기를 전후하여 유입되기 시작한 서구의 문물은 일제 시대를 거쳐 광복이 된 이후에 외래 문화는 우리의 기존 가치 체계를 뒤흔들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전통 문화의 무시와 기피 현상까지도 빚어 왔다. 말하자면 너무나 급격하고 강력한 외래 물결로 인해서 우리 전통 문화의 벽과 기둥이 허물어져 가고 있는 문화적 아노미(anomie)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3) 이런 문화의 전환기적 현실에서 전통 문화를 보는 눈에는 두 가지의 극단론이 있다. 하나는 무작정 전통적인 것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것은 낡고 보잘것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현대 사회에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미신적이고 비생산적인 풍습이라든지 허례 허식에 찬 재래의 생활 문화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이다. 여기에 반해서 전통적인 것이면 무엇이든지 좋다고 하는 극단론이 있다. 이는 전자가 전통 문화를 무시하는 데 대한 반발에서 나왔거나, 아니면 고루한 전통 사상에 젖어 눈이 먼 데서 나온 극단론이다. 무당의 푸닥거리나 묻거리를 과신하다든지, 현대의 과학 기술을 외면하고 비능률적인 생산 방식을 예찬한다든지, 미신 사상에 젖어 모든 일을 불합리하게 처리하려 드는 일부 계층에서 그런 전통 숭상론을 볼 수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두 가지의 극단론이 공존하여 대립과 마찰을 빚는 일이 잦다.

(4) 두 가지 극단론은 우리의 새 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배격되어야 마땅하다. 전통 문화의 무시론은 아무런 주체성도 없이 자체 부정을 하는 것이다. 외래 문화가 아무리 우월하더라도 전통적인 것을 뿌리째 도려내고 그 자리에 심는다면 남의 나무나 곡식을 심어서 가꾸는 꼴이 된다. 그 결과는 자기 땅이 남의 밭이 되어 주인이 바뀌고마는 현상이 빚어지게 된다. 한편, 전통 문화만을 숭상하고 외래 문화를 무조건 배격하는 것은 아무런 발전도 있을 수 없다. 오늘날처럼 모든 것이 급속하게 발전되어 가는 사회 구조와 생활 양식에서, 그러한 묵은 전통 세계에만 집착하는 것은 현대 문명 생활을 버리고 산이나 동굴 속으로 파고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5) 여기에서 우리는 전통 문화와 외래 문화를 조화하여 발전시키는 새문화 창조의 길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곧 전통 문화의 장점과 정신을 살려서 일층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외래 문화를 수용하여 접목해서 가꾸고 꽃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 밝혀진 대로 어느 한 편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버리고서는 문화 발전의 길이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6) 전통 문화를 계승하여 승화시키는 차원에서 새 문화를 발전시키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사실상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저마다 각기 다른 견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몇 가지 사항은 가장 기본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과업이 된다.

(7) 첫째, 전통 문화를 다각도로 깊이 연구하여 그 본질적 특성을 밝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계승 발전시켜야 할 전통 문화의 성격과 테두리를 정하는 기준이 될 뿐 아니라 외래 문화의 수용 기준이 된다. 이런 기준이 확립되지 않고 전통적인 것은 무엇이나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면 그 결과는 오히려 참된 전통의 가치를 흐리게 함은 물론 도리어 외래 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8) 둘째, 전통 문화로서의 계승 발전시켜야 할 문화 유산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우리 전통 문화의 옥석을 가려내는 일이다. 위에 말한 기준을 토대로 비교적 보편성을 띤 전통적 문화 가치를 대표할 만한 것들을 다방면으로 골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석굴암과 같은 전통 문화재도 중요한 것이지만 우리의 서민적 생활 문화를 표상하는 숱한 전통 문화재를 다 가려내야만 하는 것이다.

(9) 세째, 외래 문화는 위에 말한 우리 전통 문화의 특성을 기준으로 하여 수용되고 접목되도록 해야 한다. 곧 전통적 특성에 맞는 외래 문화를 위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것을 더욱 승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을 중점적으로 섭취하여 동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전통적인 것과 배치되거나 미풍 양속을 해칠 만한 소지가 명백한 것이면 비록 상당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라도 배격해야 한다. 그 선별 작업에는 실제로는 여러 가지 복합 요소가 개입되게 마련이므로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일에는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외래 문화와 전통 문화를 조화시켜 새 문화가 발전할 때 그것은 참된 우리 문화로서 꽃필 것이다.

(10) 이상에서 논의한 것처럼 우리는 문화적 전환기에 놓여 있는 바 무엇보다도 전통 문화의 본질적 특성을 밝혀서 그것을 계승 승화할 수 있는 차원에서 외래 문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민족 문화 발전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위 보기에서 단락 (1)은 서론으로서 이 글을 쓰는 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서론에서는 주제를 간단히 제시하고 그것을 밝히는 것이 이 글의 목표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서론은 본론의 서술 방향과 다룰 거리를 제시하는 길잡이 구실을 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단락 (2)는 개요의 제 1항 "문화의 전환기적 상황"을 다루고 있으며, 단락 (3)과 (4)는 제 2항 "전통 문화에 대한 두 극단론"을 펼치고 있다. (3)에서는 극단론을 풀이하고, (4)에서는 그것이 배격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후자에서는 그 이유를 들어 강하게 내세워서 논리적 설득력을 보여 준다. 단락 (5)에서는 제 3항 "외래 문화와 전통 문화"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앞에서 논술한 바를 근거로 하여 결론을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편, 단락 (6)은 제 4항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한 새문화 발전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뒤에 3개의 종속 단락 (7)∼(9)）을 거느리고 있다. 곧 이 제4 항목은 주단락과 그뒤의 종속 단락으로 나뉘어 구체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마지막의 단락 (10)은 이 글의 마무리를 하는 단락으로서 주제를 재강조하여 다지는 구실을 보이고 있다.

위의 보기에서 살펴본 것처럼 시험 논술문은 자기 나름으로 타당한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차례로 전개하면 되는 것이다. 곧 시험 논술문 작성은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여 주제를 타당하게 정하는 일과 그것을 짜임새 있고 조리있게 논술하는 일 두 가지로 요약이 된다. 이 두 가지는 다 중요한 것이지만 어떤 점에서는 후자에 대한 수련이 더 요긴하다고 여겨진다. 시험 논술문에서는 논제가 주어지므로 그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분석 능력과 웬만큼의 교양이 갖추어져 있으면 주제 설정이나 내용적 측면은 그런대로 마련이 된다고 할 수가 있다. 시험 논술문이라는 제약 때문에 누구나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내용을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 논술문의 성적 차이는 논술 능력에서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게 된다. 곧 내용적인 면에 큰 차이가 안 나타날 가능성이 짙은 데 비해서, 논술 능력은 미리 충분히 익히고 닦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그 차이가 좀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 유의할 점은 각 단락은 두괄식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맨 첫머리에 그 단락의 소주제(문)가 나타나고 그 뒤에는 그것을 뒷받침하여 펼치고 있다. 이런 두괄식 단락의 구조 유형은 시험 답안이나 시험 논술문을 쓰는 데에 가장 바람직하다. 그것은 채점자가 그 단락의 요지를 파악하기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 글의 맨 첫줄에 소주제문 곧 요지가 드러나 있으므로 첫 눈에 파악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뒤따르는 뒷받침 또한 간명하고 조리있게 되어 있다면 그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 뜻을 간명하고 신속하게 전달하여야 할 시험 논술문 등에서는 두괄식이 바람직하다. 이 두괄식 단락에다가 소주제문을 마지막에 덧붙여서 첨가하는 양괄식을 이룬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다음 보기는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만한 논제를 다룬 경우이다. 그렇지만 논제의 의미를 분석하여 논술하는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경우이다. 내용을 조리있게 펼쳐나가는 논술 방식을 주의깊게 익히고 터득하도록 힘쓴다면 시험 논술문 작성의 요령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보기 9] (1)

민주 정치를 말할 때 가장 널리 인용되는 말은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다음과 같은 말이다. "민주 정치는 인민의, 인민을 위한, 인민에 의한 정치이다." 곧 민주 정치는 첫째 인민의 정치요, 둘째 인민을 위한 정치며, 세째 인민에 의한 정치라고 한 것이다.

링컨의 이 말은 민주 정치의 기본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링컨 자신도 당시에는 평소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여 말해 본 것에 지나지 않았을는 지도 모르나 이 말은 실제로 민주 정치의 가장 핵심 개념을 남김없이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제 이 점을 밝혀 따져 보고자 한다.

첫째, 민주 정치가 인민의 정치라고 한 것은 주권이 인민에게 있음을 뜻한다. 곧 민주 정치에서는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정치의 주권자라고 한 것이다. 이는 민주 정치의 주권 소재를 뚜렷이 밝힌 법률적 개념의 규정이다. 오늘날 우리 나라 헌법의 맨 첫장에서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와 같이 규정한 것은 바로 이 기본 원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둘째, 민주 정치는 인민을 위한 정치라고 한 것은 정치의 목적 또는 기능을 규정한 것이다. 곧 민주 정치는 인민이 잘살 수 있도록 정치를 해야함을 뜻한다. 이런 점에서 이 규정은 민주 정치의 사회적인 개념에 해당한다. 인민이 모두 평화스럽고 윤택하게 잘살 수 있도록 모든 사회적 시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민주 정치의 궁극 목표이다.

셋째로 민주 정치는 인민에 의한 정치라고 한 것은 정치의 방법을 정의한 것이다. 곧 민주 정치는 무엇보다도 인민 자신들에 의하여 다스려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곧 민주 정치는 무엇보다도 인민 자신들에 의하여 다스려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민주 정치의 개념에 속하는 것으로서 민주정치 방법의 특색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링컨이 말한 민주 정치는 법률적,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개념의 세 가지 면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실질적인 운용상의 특성은 세째번의 정치적 개념이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곧 민주 정치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은 인민 자신이 자신들을 스스로 다스린다는 정치 방법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

위에 논의한 바를 좀더 깊이 따져 보기로 한다. 곧 위와 같은 기본 개념은 실제 적용 과정에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드러나는 수가 있다. 그런 점을 낱낱이 살펴 보고자 한다.

첫째번의 법률적 개념에서는 주권이 인민에 있다고 법률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문화되어 버리는 수가 있다. 헌법에는 분명히 국민이 주인이라고 해 놓고도 일부 독재 정치인들이 국민을 주인 대접하기는 커녕 억압하고 굴종시키는 일이 실제로 많다. 둘째,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사회적 개념도 참된 민주 정치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곧 민주 정치라고 한다면 예전의 왕도 정치, 근세의 나치나 팟쇼, 볼세비키들도 그들 자신의 주장은 인민을 위한 정치이니 민주 정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 민도가 낮을 경우에 대다수에 의한 민주 정치는 이른바 코끼리 정치가 될 뿐이다. 따라서 현명한 일인 독재자가 오히려 국민을 더 잘살게 다스릴 수도 있는 것이다. 요컨대, 민주 정치가 단순히 국민의 정치라고 한 법률적 개념이나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하는 사회적 개념은 민주 정치만이 지니는 특성이 아닐 뿐더러 그것이 민주 정치를 보장하는 장치나 방법상의 장치가 못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 정치가 인민에 의한 정치라고 한 정치적 개념은 위의 두 개념과는 달리 민주 정치를 제도나 방법상으로 보장하는 기틀을 마련해 준다. 인민들 스스로 다스리는 정치 방법상 특성은 그것이 민주 정치인가 아닌가를 가장 뚜렷이 가려내 준다. 아무리 정치를 잘하고 국민을 위하여 힘쓴다 하더라도, 국민 자신이나 국민들이 맡긴 사람이 통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결코 민주 정치는 아닌 것이다. 비록 정치 방법이 미숙하고 실정을 하는 일이 있더라도 국민 자신이나 그 위임자가 다스리는 것이 민주정치인 것이다.

그러면 국민이 국민을 스스로 다스린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는 본질적으로 국민 자신들의 뜻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 희랍의 아테네에서는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든 중요한 문제들을 다수결로 결정하고 집행인들을 뽑아 실천하도록 맡겼다. 이를 흔히 '직접 민주 정치'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인민의 수가 몇백 만, 몇천 만에 이르는 현대 국가들에서는 그런 직접 민주 정치는 비능률적일 뿐아니라 실제로 매우 어렵기도 하다. 모든 민중이 모든 일의 결정에 직접으로 참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선거라는 방식으로 일정수의 대표자들을 뽑아서 그들로 하여금 나라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도록 맡기는 제도적 기구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를 흔히 대의정치라고 하는 바 일종의 간접 민주 정치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대개의 국가들을 이런 대의 정치 제도로 국민 스스로 다스린다는 정치적 개념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상과 같이 볼 적에 현대의 민주 정치는 실제로 대의 정치라는 제도를 통한 정치라 할 수가 있다. 민주 정치를 하는 나라들은 대의 정치를 이루고자 의회를 만들고 그 의회에 국민의 대표자들을 모아 나라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국민 대다수의 뜻대로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런 대의 정치가 제대로 되어야만 민주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만하다. 허울만의 관제 의회 또는 국민의 뜻을 대표할 수 없는 무리들이 모인 의회를 운영하는 나라들은 도저히 민주 정치 국가라 할 수가 없다.

위 보기에서는 우선 그 논술의 실마리가 되는 개념을 자세히 검토하고 분석하고 있다. 곧 링컨의 말을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곧 법률적, 정치적 및 사회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각 측면을 논술 전개함으로써 논문 내용을 살찌게 하였다. 이런 분석이 없이 그저 평면적으로 설명을 덧붙이는 정도로는 논문의 내용이 천박한 상식론에 머물고 만다. 그런 분석을 통하여서 비로소 민주주의 개념의 가장 중요한 핵심 곧 " 인민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점, 그리고 그 실제 방법으로 "대의 정치 제도의 확립을 불가피하게 한다" 는 점을 합리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논술 전개의 방법이 정연하다는 점이다. 위 보기는 단락이 저마다 소주제 하나씩을 일사불란하게 다루어서 전체 논문의 짜임새가 매우 정연함을 볼 수가 있다. 이런 논술의 정연성은 비록 내용에 모자람이 좀 있더라도 채점자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자기가 아는 바 또 충분한 자료가 있기만 하면 그것을 유감없이 잘 나타낼 수 있는 논술 능력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논술 능력이 갖추어지지 못한 사람은 좋은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도 그 표현이 서툴러서 채점자의 주의를 끌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논술 능력을 닦는 일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다시금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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