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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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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들이 각각 코끼리를 만져보고 제각각 코끼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코를 만져 본 장님은 코끼리가 뱀처럼 생겼다고 이야기를 하고, 귀를 만져본 장님은 부채처럼 생겼다고 이야기를 한다. 다리를 만져본 장님은 기둥처럼 생겼다고 하기도 하고, 몸통을 만져 본 장님은 벽같다고 한다. 장님들은 서로 자기가 아는 코끼리 맞다고 우기면서 싸운다.
어릴 적에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장님들의 어리석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지 모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인간이 안다는 것도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비슷한 데가 있다.
인간은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문학이라는 코끼리를 만져보고 저마다 어떤 모양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문학이라는 코끼리의 실상을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인간의 지식과 관련된 다른 모든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 말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엄연히 정답과 오답이 있고, 모든 분야에서는 실력 있는 사람과 실력 없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잠정적인 결론일 뿐 정답은 아니다. 그리고 실력 있는 사람과 실력 없는 사람의 차이는 얼마나 많은 부분을 만져 보았는가 하는 것과 만져 본 것들을 가지고 얼마나 합리적으로 모습을 그려 보았는가에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자기 손에 닿는 것만 잡지 않고, 세계라는 거대한 코끼리를 구석구석 만져보아야 할 것이다.
내 손에 잡히지 않는 세계를 만질 수 있는 길. 그것은 바로 독서에 있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알지 못하는 것을 알려고 하기 때문에 미래가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능인중학교 독서신문/교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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