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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상상력의 뿌리는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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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사람들이 가끔 묻곤 합니다.
"당신은 대학교수고 또 문인이고 문학평론가고 어떤 때는 시나리오도 썼는가 하면, 서울올림픽, 대전 엑스포, 최근에는 무주 유니버시아드까지. 그러한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도대체 그 많은 일을, 그 많은 서로 다른 상상력을 어디에서 끌어오느냐" 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그 이러한 질문이 부끄럽게 들립니다만은 한편, 이런 분들에게 꼭 들려주는 얘기가 있지요. '내 모든 상상력의 뿌리에는 책이 있다. 사람들은 어머니로부터 탯줄로 이어져서 이 세상에 태어나지만, 내 의식은 책이라는 것에 의한 하나의 탯줄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수사학이 아닙니다. 저는 어렸을 때 많은 형제들 틈에서 자랐습니다만은 형들은 다 서울에 계셨고 저는 시골에서 외롭게 혼자 지냈습니다. 형들이 대학생도 있고, 고등학교 또 무슨 중학교, 여러 누이도 여학교에 다니고 그랬는데, 그때 그 방학 때마다 어려운 책들을 읽으려고 가져왔다가 그냥들 상경 서울로 올라가는 거예요. 저는 읽을 책이 없어서 눈에 보이는 거 손에 잡히는 책을 마구잡이로 읽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단히 염려했지요. 그 어려운 책을, 네 정도에 넘치는 책을 왜 읽느냐하고 꾸짓는 선생도 계셨습니다. 이렇게 저는, 내 자랑 같습니다만은 초등학교 6학년이전에 세계문학전집 36권, 그 당시 일제시대입니다. 신쪼사에서 나온 것을 다 읽었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남보다 뛰어나게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건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 또는 다른 문학 이외의 것을 하나 무언가 어디에서 솟아나는 힘의 원천을 찾아보면 어렸을 때 읽었던 이 책 한 권 한 권에 영상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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