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서로 제나라 왕이 된 강태공 |
미끼 없는 낚시
옛 중국 주나라 때에 강태공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우리 나라 고구려 때의 을파소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나이 팔십이 넘도록 강가에 앉아 낚시를 드리웠는데, 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않았습니다.
"왜 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않는 것입니까?"
"뭐 좀 생각할 것이 있어서요."
강태공은 고기를 낚은 것이 아니고 냇가에 앉아서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서만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머리 속에는 어떻게 해야 이 세상이 편안해질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읽은 책의 내용을 되짚어 보곤 하였던 것입니다.
그가 살던 시대는 중국이 여러 작은 나라로 나뉘어 서로 싸우던 시대였습니다. 서로 이웃 나라를 정복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때였습니다.
이 때 주나라를 세운 문왕은 훌륭한 인재를 널리 뽑아 나라를 튼튼히 하고자 하였습니다.
"누구를 뽑으면 나라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겠소?"
"강태공이라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문왕은 강태공이 훌륭한 인재라는 소문을 듣고 강가로 강태공을 찾아왔습니다.
"내가 듣기로 그대는 산처럼 많은 책을 읽고 바다처럼 넓은 마음씨를 가졌다고 하는데, 어찌하여 이런 시골에 묻혀서 낚시질만 하고 있소?"
문왕이 물어도 강태공은 대답을 하지 않고 낚시 끝만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그대의 명성을 듣고 왔으니, 나라를 잘 다스릴 좋은 방도를 일러주시오."
그러자 한참 뒤에 강태공은 낚시를 거두었습니다.
"아니, 빈 낚시가 아니오? 미끼도 없이 어떻게 고기를 잡는단 말이오?"
문왕이 놀라서 물었습니다.
"애초에 고기를 잡기 위함이 아니고, 낚시의 도를 깨치기 위해 낚시를 드리웠으니 바늘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강태공은 이어서 낚시의 도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낚시의 도와 정치의 도에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첫째로 물고기를 불러모으는 것은 임금님이 봉급으로 인재를 불러모으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로 고기를 잡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임금님께 목숨을 바치게 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셋째로 물고기의 크고 작음을 살펴 미끼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은 사람의 하는 일에 맞추어 벼슬을 주는 것과 그 방법이 같사옵니다. 이렇듯 낚시로 물고기로 낚는 일에도 심오한 이치가 있어서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를 찾아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문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는 백성들로부터 인심을 얻는 방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나라는 임금님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고 온 백성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나가야 할 터전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생기는 이익을 백성들과 나누는 임금은 천하를 얻을 것이요,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임금은 천하를 잃을 것입니다."
문왕은 이 말을 듣자 강태공을 자신의 스승으로 모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강태공은 계속해서 인심을 얻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임금이 어질어야 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문왕은 강태공의 설명을 듣고 속이 후련해짐을 느꼈습니다. 문왕은 강태공을 모시고 궁궐로 돌아와 제나라의 왕으로 임명했습니다. 제나라의 왕이 된 강태공은 나라를 매우 잘 다스려 평화스러운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강태공이 빈 낚시를 강에 드리우고 세월을 낚은 것은, 낚시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에서 읽은 지식을 깨닫고 정리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책을 읽을 때에는 읽는 시간보다 그 책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심후섭 엮음 /독서동기 형성 유발 자료집 /'소의 뿔에 책을 걸고' 중에서 발췌
|
|
|
|
HOM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