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으로서 벼슬을 한 사람

독서는 집안을 일으킨다

양반만이 벼슬을 할 수 있었던 조선시대에 천민으로서 벼슬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홍태윤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그의 조상이 짐승을 잡는 백정의 일을 하였으므로 그만 천민의 신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홍태윤은 천민이라고 하여 주저앉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어려운 일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책을 읽어 학문을 넓혀 나갔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잘 하여 모두가 그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홍태윤은 그 고을에서 가장 학문이 깊고 또한 예절바른 훌륭한 선비가 되었습니다.

"천민이라도 홍태윤만큼만 한다면 마땅히 벼슬자리에 나가야 해."

홍태윤의 학문이 깊다는 것을 안 고을 사람들은 홍태윤을 관리로 뽑아야 한다고 추천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홍태윤은 고을 사람들의 추천에 의해 향시(鄕試)를 보게 되었습니다. 향시는 그 고을에서 필요한 사람을 그 고을에서 뽑기 위해 치르는 시험입니다. 이 향시에 뽑힌 사람들은 서울에 가서 다시 과거를 보아 더 높은 벼슬자리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홍태윤은 부지런히 책을 읽었기 때문에 향시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뽑혔습니다. 홍태윤은 그 고을의 관리가 되어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모르는 일이 있으면 밤새도록 책을 보고 연구를 하여 자기가 맡은 일은 누구보다도 잘 해내었습니다. 사람들은 홍태윤이가 맡은 일은 무엇이나 믿게 되었습니다.

홍태윤은 자신이 맡은 일만 부지런히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도 아주 잘 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홍태윤을 보고 아는 것도 많지만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칭찬을 하였습니다.
홍태윤의 벼슬은 점점 높아졌습니다.

"누가 홍태윤이를 보고 천민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럼. 홍태윤은 훌륭한 사람이야. 양반보다 훨씬 나아!"

당시 사람들은 홍태윤의 벼슬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특히 천민이라 하여 벼슬자리에 나아가지 못하고 힘든 일만 하여야 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홍태윤은 커다란 등불과 같았습니다.

홍태윤은 가마를 타고 다닐 만큼 벼슬자리가 높아졌고, 마침내 임금이 계시는 궁궐에까지 뽑혀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홍태윤은 가마를 타지 않고 걸어다녔고, 여전히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잘 나누었습니다. 어쩌다 가마를 탈 일이 생겨도 중간에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가마에서 내려 공손히 인사를 하였습니다. 조정의 일이 바쁘지 않으면 같이 주막에 들러 간단하게 음식을 나누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많은 벼슬아치들이 가마를 타고 거들먹거렸습니다. 그러나 홍태윤은 언제나 겸손하게 행동하였습니다.

홍태윤은 벼슬자리가 穿팁?수록 더욱 책을 많이 읽었습求? 그리하여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어도 막힘이 없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천민 출신이라 하여 홍태윤을 꺼려하던 양반 집안 벼슬아치들도 점점 홍태윤을 가까이 하게 되었고, 마침내는 홍태윤과 친구라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게까지 되었습니다.    
홍태윤은 계속 벼슬자리에 있을 수 있었고, 그 뒤 많은 사화(선비들이 화를 당해 죽은 일)가 있었음에도 행복하게 일생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심후섭 엮음 /독서동기 형성 유발 자료집 /'소의 뿔에 책을 걸고'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