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이 답답할 때 글을 쓰세요 |
글은 쓰고 싶어서 써야됩니다. 그래야만 좋은 글이 됩니다. 그것은 마치 말을 할 때, 하고 싶은 말이라야 저절로 술술 얘기가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쓰고 싶은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것은, 자기가 정말 쓰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쓰라는 것만을 쓰고, 남의 흉내만 내게 되면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생활이 귀중한 줄을 모르고 오히려 그것을 부끄러워하여 덮어 감추게 됩니다. 그러니 글을 쓸 때는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를 생각해서 그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써야 합니다.
학교에 공 두 나 있는 것 상락이는 못 차게 한다. 지만 가지고 논다. 아이들이 나도 하자고 하면 똥물에 빠져 죽어라고 한다. 상락이가 밉다. 공은 우리 학급, 전교생이 차야하는데 지만 찰라고 한다. 상락이가 밉다. 아이들이 고루차야 하는데.(5년, 남)
이 글은 짧지만 이 아이로서는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썼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썼으면 됩니다. 억지로 더 길게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선생님이 "정화운동 글짓기를 원고지 15장이 되도록 써내라"고하신다면 어찌할까요? 쓸 수 없는 것을 억지로 거짓스럽게 쓰지는 마세요. 그러다 보면 사람이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정화운동이란 것은 별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깨끗하고 바르게 하자는 것이니까 자기가 공부하고 있는 학급 사회가 잘못된 점, 고쳐야 할 점, 걱정스러운 점을 앞에 들어 놓은 글같이 쓰면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을 한 것처럼 쓰려고 하거나, 생각에도 없는 얘기를 길게 몇 장까지 써 낼 필요는 없습니다.
깨끗한 마음, 정직한 마음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참 사람이 되는 참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저축·불조심·효행일기·무슨 편지글 따위의 글도 결코 거짓을 써서는 안됩니다.
글을 꼭 학교에서만 쓰려고 하지 말고, 보통때 일기장 같은데다 그때 그때 쓰고 싶은 것을 적어 두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시험
대구 대봉국교 5년 김민선
나는 시험이
무섭다.
시험 보고
매 맞고
통지표 받고
매 맞고
내 다리
장한 다리
이 아이는 매를 맞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뻔뻔스러워 그럴까요? 그게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점수 따기 경쟁을 붙이고 있는 어른들이 잘못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다리 장한 다리' 이 얼마나 든든한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이입니까? 자기의 마음과 생활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훌륭한 정신을 가진 아이입니다.
이 아이는 여느 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 시를 써서 더욱 제 마음을 위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시를 썼기에 자기 생각을 더욱 확실히 다지게 되고, 삶에서 용기를 얻게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다음과 같은 글도 얼마든지 쓸 수 있어야합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우리 학생들에게 군것질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우리 학생들에게만 군것질을 하지 말라고 하시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군것질을 날마다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요전에 있었던 일인데, 점심 시간에 탁구를 치기 위해 탁구 빠트를 가지러 교무실에 들어갔는데, 여선생님 세분께서 과자를 잡수시고 계셨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여러 차례 아이를 시켜서 책상 속에 감춰 놓았다가 점심 시간에 드시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아이들을 보고 군것질을 하지 말라고 말씀을 하실까? 이건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성주 대서국교 6년 박미영 (꼭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글을 쓰면 답답한 마음이 풀어집니다. 글을 쓰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외로운 마음, 억눌린 마음, 바르고 깨끗한 마음을 지켜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가꾸는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귀하고 즐거운 공부입니다.
<신나는 글쓰기/이오덕/삽사리문고> 문화원에서 편집
|
|
|
|
HOM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