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혹시 자신을 이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나요?  무엇하나 잘하는 것  없는 바보 같은 아이라고.

여러분에게 그런 조개 친구를 소개해 드릴까합니다.

바닷속 물의 나라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곱고 깨끗한 모래가 깔려 있고, 그 곳에 뿌리를 내린 푸른 미역과 다시마가 물결 따라 춤을 추기도 했어요. 그리고 산호가 꽃처럼 피어나 있기도 했답니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는 물고기도 살고, 게도 살고, 새우도 살고 조개도 살았습니다. 이들 물의 나라 식구들은 아주 사이좋게 살고 있었어요. 그리고 모두 훌륭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고기는 헤엄을 잘 쳤어요. 지느러미를 너풀거리며 멋진 춤도 추었습니다. 다리가 많이 달린 게는 걸음이 빨랐답니다. 모래 위를 쏜살같이 옆걸음으로 달리는 재주는 다른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새우는 뜀뛰기를 잘 했어요. 등을 동그랗게 굽혔다가 힘차게 펼 때마다 새우의 날렵한 몸뚱이는 톡톡 퉁겨 나갔죠.

그러나 맨 아래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조개는 별 재주가 없었습니다. 그저 모래 위에서 뭉기적거리는 게 고작이었어요.

“나는 왜 물고기처럼 지느러미가 없을까? 나도 헤엄을 치고 싶은데.”

“나는 왜 다리가 없을까, 나도 달음박질을 하고 싶은데.”

“나는 왜 등을 굽혔다 폈다 할 수 없을까, 아, 나도 뜀뛰기를 하고 싶은데.”

조개는 물고기와 게, 그리고 새우를 무척 부러워했습니다. 그들만 보면 기가 죽었습니다.

풀이 죽은 조개가 가여워서 물고기와 게와 새우는 우정어린 위로의 말을 했습니다.

“조개야, 너의 껍데기는 얼마나 단단하고 멋지니? 내 톱날 달린 집게발로 아무리 가위질을 해 봐도 꿈쩍도 않는 걸.”

게의 말에 이어 물고기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껍데기를 마음대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건 또 얼마나 멋진 재주냐.”

 이번엔 새우가 말했습니다.

“그래, 너는 우리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더 멋진 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그러나 조개는 자기를 위로해 주기 위해 친구들이 빈 말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개는 결국 마음의 병을 얻고 말았어요. 그 마음의 병은 곧 몸의 병으로 옮아갔답니다. 처음에는 그저 속살이 찌뿌드드한 몸살이었어요. 그리고 그 몸살은 살을 찢는 듯한 아픔으로 변해 마침내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괴로움이 되고 말았습니다. 때마침 바다도 함께 앓는 듯 물결을 뒤치며 무서운 파도를 일으켰습니다. 그 서슬에 조개는 이리데굴, 저리 데굴 정신 없이 굴렀습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몰라요. 정신을 차린 조개가 굳게 닫았던 껍데기를 열고 보니, 어느덧 파도는 가라앉고 눈부신 햇살이 물 속까지 비쳐들고 있었습니다.

그때, 조개는 무엇인가를 보았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아팠던 속살에 영롱하게 박혀 있는 아름다운 진주였답니다.

여러분 속에도 조개 친구처럼 아름다운 진주하나 들어있지 않을까요?

단지 우리는 그 진주를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일 겁니다.  못생긴 사람이든, 공부 못하는 사람이든, 운동을 못하는 사람이든, 하물며 바보라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도 그 사람만이 가지는 진주가 있을 겁니다. 

오늘 여러분의 진주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진주를 아름답게 빛내는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