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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갈래별 글쓰기

제목 화나고, 속상하고, 억울하게 생각되는 일도 당당하게 밝혀 씁니다.


일기로 써야할 일을 일기로 쓰지 않고 다른 내용을 쓴다는 친구들이 그 다음으로 밝힌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쓰고 싶어도, 내 마음을 들킬 까봐 쓰기 어려워요." 그럴 수 있지요? 우리가 속상한 일이나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는 우선 괘씸하고 분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괘씸하거나 섭섭하거나 분한마음을 표현하려면 나에게 그런 마음이 들게 한 사람도 같이 밝혀지게 됩니다. 그러니 솔직하게 쓰기가 어렵고,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를 속상하게 한 사람이 친구일 경우는
혹시 선생님에게 고자질을 하는 결과가 될까봐 걱정이 되지요? 어떤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속상하게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더더욱 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서 쓰기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화나고 섭섭하고 분한 마음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면 감정이 없는 물건이나 다름없지요. 그런데 그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혼자 끙끙 앓는다면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가 상처가 났을 때는 약을 먹거나 치료를 하지요?
그런데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마음의 상처는 표현을 해야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섭섭하거나 화나거나 분한 마음을 누구에게 이야기하거나 글로서 표현하면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다음 일기를 읽어보세요.



6월 14일 날씨:맑음

선생님은 공평하지 않다. 오늘 자습시간에 교실에서 떠든 아이는 수길이였는데 선생님은 수길이는 그냥 두고 떠들지도 않은 나를 꾸중하셨다. 나는 선생님이 들어오실 때 수길이가 너무 떠들어서 좀 조용히 하라고 했을 뿐인데 나만 꾸중하시니 나를 미워하시는 것 같다. 너무 억울하다. 수길이는 나쁜 놈이다. 내가 꾸중을 들을 때 자기는 아무잘못이 없는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나 같으면 그러지 않았겠다. 자기가 잘못해서 친구가 꾸중을 들으면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해야지 가만히 있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우리 반 아이들도 비겁하다. 내가 떠들지 않은 걸 알면서도 아무도 이야기 해 주지 않았다. 정말 억울하고 분한 날이었다. 선생님이 계속 나만 미워하실 까 봐 걱정이다.



이 일기를 쓴 친구는 이렇게 일기를 쓰고 나니 후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속이 후련해 진 것 말고도 더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다음날 일기를 읽어보신 선생님이 일기를 쓴 친구를 따로 불렀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기를 쓴 친구는 가슴이 조마조마 했답니다. 혹시 자기가 쓴 일기를 보시고 선생님의 기분이 상하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사과를 하셨답니다.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올 때 일기를 쓴 친구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저쪽 복도에서부터 들리던 소리도 일기를 쓴 친구가 떠든 것으로 잘못 아셨다면서 선생님이 잘못 알고 그랬던 것이니 선생님을 이해해 달라고 말씀하시더랍니다.


선생님이 모르고 지나갈 뻔했던 실수를 알게 해줘서 고맙다고 까지 하셨고 선생님은 일기를 쓴 친구를 결코 미워하시지 않으며,오히려 모범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더랍니다. 이 친구의 기분이 어땠을까요? 상상이 되지요? 가끔 여러 학생을 돌보시다 보면 선생님도 자기도 모르게 실수를 하실 때도 있습니다. 집에 계시는 부모님도 그러실 때가 있지요? 엄마도 잘못 아시고 내가 화나고 억울한 마음 들게 하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나의 편에 계십니다. 나를 위해 계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내가 속상하는 일을 당했을 때풀어줄 수 있는 분들이지요. 그러니 어떤 일이든 그분들에게 내 마음이 알려질 것이 걱정되어 일기에 쓰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가 나를 더 속상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수도 있겠지요?


어때요? 이제부터는 일기에 속상하고 분하고 억울한 일도 마음껏 적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