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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갈래별 글쓰기

제목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일도 솔직하게 씁니다.


선생님이 일기를 솔직하게 쓰는 친구들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했습니다. 놀랍게도 많은 친구들이 솔직하게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다 거짓 일기를 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기로 써야할 일을 일기로 쓰지 않고 다른 내용을 쓴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친구들도 그런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왜 그런지 물었더니 친구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내 일기를 보시기 때문에 잘못한 일, 창피한 일은 쓰기가 어려워요."


정말 그렇지요? 선생님도 초등학생 시절에 그랬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참 선생님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고요? 선생님은 그 후에 이 세상에는 잘못하거나 창피스러운 일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우리친구들 같이 한창 배우고 익히는 나이에는 누구나 잘못을 하고 창피스러운 일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런 일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잘못하고 창피한 일을 쓰지 않는 학생보다는
그런 일을 솔직하게 쓰고 반성하는 학생을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친구는 이미 자기를 뒤돌아보고 뉘우쳤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더 조심을 할 수 있어 오히려 훌륭한 사람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일기를 읽어보세요.



2001년 8월 12일 날씨:맑음

미니카를 사주세요. 나는 어머니께서 미니카를 사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들은 다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다. 어머니는 예전에 사주것을 다 망가뜨리고 공부는 하지 않고 게임만 하니 또 미니카를 사줄 수 없다고 하신다.



8월 28일 날씨:흐림

오늘은 슬픈 날이었다. 왜 슬펐느냐 하면 내가 그렇게 가지고 싶어하던 '임진록'을 경환이가 샀기 때문이다. 나는 임진록을 하려고 엄마에게 그렇게 사달라고 부탁했지만 엄마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는 이유로 사주지 않았다. 경환이는 임진록을 학교에 가지와 와서 자랑을 했다. 그런데 나는 임진록이 너무 가지고 싶어서 경환이 CD를 훔치고 싶었다. 그러나 꾹 참고 집으로 왔다. 지금 생각하니 훔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 내가 남의 것을 훔칠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다. 경환이에게 게임CD를 빌려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 다시는 나쁜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이 일기를 읽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일기를 쓴 친구가 나쁜 친구라고 생각 했나요? 아니지요? 잘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한번쯤은 있었고 앞으로 있을 수도 있는 일이죠? 선생님은 이 친구가 자랑스럽게 생각됩니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너무 늠름해 보입니다. 아마 이 일기를 읽은 학교 선생님도 이 친구를 다시 생각하게 되셨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잘못을 감추는 일은 쉬운 일이지요?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밝혀 쓰는 용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 친구는 그런 용기와 함께 그런 생각을 반성까지 하고 있으니 정말 훌륭한 어린이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