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엄마,아빠가쓰는글

엄마,아빠가쓰는글

제목 그들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
글쓴이 글-벗
내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저마다의 소리를 낸다.

사무실에 앉아 오후를 맞이할 때 면 쉴새 없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려는 것들이 아우성이다. 하나둘씩 저마다의 소리가 합쳐지게 되면 이건 또다른 소리를 합작해 낸다. 마치 합주를 하기위해 조금씩 준비를 해온 듯 하다.

일상과 사물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어린시절엔 이런것들이 아무런 의미를 안기지 못했으며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허나 조금씩 주위를 둘러보게되고 그것들을 알아가려는 나를 알았을 땐 나도 그것들과 함께 어울리고 나도 모르게 그들의 박자에 맞추어 음을 흥얼거리는 모습이라....

그런데 이것들이 항상 어울림에서 오는 여유로움만 가져다 주진 않는 듯 하다.

덜덜덜 거리며 비탈을 올라가는 경운기의 할아버지를 보았다.

덜덜덜 거리는 소리가 마치 곡을 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세월의 무게에서 오는 할아버지의 한탄이랄까. 내가 느끼는 것은 이러하겠지만 할아버지 당신께서는 또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사무실에서 그것들의 연주에 맞추어 음을 냈듯이 할아버지 역시 덜덜덜 거리는 경운기 노래에 맞추어 구수한 트롯트를 부르고 계셨을지도 모른다. 할아버지와 경운기가 함께한 합주 속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계셨을지도 모른다.

그럼 ‘나는 무엇을 보았던 것이고 느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내가 들었던 소리는 무엇이었을까... 각자의 환경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그것들은 내 마음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무실에서 나에게 연주를 해 주는 그들과 또다른 이들에게 멋진 화음을 선사할 그들 이 모든 것들이 각자에게 각자의 상황에 맞는 위치에서 아름다운 합주 실력을 뽐낼 것이다.

오늘도 그들이 주는 여유로움으로 나는 또한번 일상에 쉽게 젖어들 수 있게 된다. 난 감히 이것들을 음악이라 칭하고 이 음악에 여유로움이라는 단어를 심어준다.

그들은 여유로움로 가는 티켓을 주기위해 그렇게도 아우성이었던 것은 아닐까... Electric Light Orchestra의 Ticket To TheMoon이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