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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청] (북클럽 3기 신청)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글쓴이 이세미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김태진


이 책의 화두이자 관점 ‘틀 밖에서 생각하기’를 위해 책에서 설정한 거시적인 방향이 굉장히 흥미롭다. 현대 미술의 지도 위를 가르는 다섯 가지의 선을 설정해 그 선은 꺾은선의 형태를 띠는데 이 선은 점과 점이 만나 이어지게 된다. 이 다섯 갈래의 선은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경로선’이 되고, 선을 잇는 점들은 새로운 미술이 탄생하는 바로 그 순간의 ‘생성점’으로 활약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생성점을 지나가며 현대 미술이 발아했던 그 창조의 장면을 하나씩 스치며 하나의 선을 종결하기에 이르는데 그 처음과 끝에는 언제나 변화와 혁신이 떠다니고 있었고 나의 열악한 미술적 감각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창의로운 미술이 이 틈 저 틈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경이롭다가, 때로는 이거 예술 맞지? 싶게 당황스러워지다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싶은 불가해한 미술을 마주하면서도 통렬하게 부수고 올라오는 기발한 예술적 도약에 놀랍고 또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그 미술이 탄생한 깊은 뜻을 알고 난 후라면 범상치 않은 의미와 사색을 끼고 출현되어지는 예술에 도취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언가를 대상화하여 표현되어지는 회화와 조각이 미술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19세기를 통과하며 20세기 미술이 시작되는 순간 색채로부터, 형태로부터 하나씩 관습에서 벗어나는 예술적 작업이 싹트게 된다. 새로운 도전의 열기에 그 미술이 주류를 형성하다가, 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창의를 더해 발전시킨 어떤 미술의 흐름이 잉태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미술이 거듭하여 한 줄기를 형성하는 계속 다시 씌여지는 미술의 역사. 급기야 어느새 미술은 모더니즘을 넘고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주류를 이루어내며, 우리가 알던 미술의 개념으로부터 해방된다. 작품이 없어도 예술이 될 수 있으며, 예술가의 행위마저도 완전히 변화시킨 이 현대미술은 끊임없이 성찰하고 나아가면서 이룩한 예술가들의 혁신과 창조의 결과물이자 미술의 본질을 뒤집어 엎어버린 역대의 사건이기도 했다.


이 책은 현대 미술사를 가로지른 새로운 미술을 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 독창적 상상력과 도전을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대응하기를 바란다. 정보의 시대를 살면서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력에서, 예술적 감각과 문화의 흐름으로 주도될 사회에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이 불가피한 사실을 맞닥뜨리게 하며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틀 밖에서 생각하기’를 실천했던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사고력을 짚어나가기를 요청하고 있다.


똑같은 홈에 무수히 달려드는 사람들의 틈 속이 아니라, 기꺼이 올라 대지 위에서 예술가처럼 나의 삶의 페이지를 펼쳐 나가기를 바라는 책. 유유히 ‘유목민’으로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를 바라는 당부가 진실로 켜켜이 흐르는 책. 살아가는데 사명을 가져야 한다면 나의 삶을 어떻게 만들고 펼쳐내야 ‘나다움’을 갖출 수 있을 수 있는 것인지를 끝내 정면 응시하게 한다. 요컨대 이 책은 현대미술의 예술적 흐름 안에서, 이 답을 알아가는데 있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