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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사과 나무 위의 할머니

지은이
미라로베
출판사
중앙출판사
페이지수
210
대상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는 자신의 소원은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완벽한 상상의 할머니이다. 그러나 핑크 할머니는 옆집에서 혼자 사시고,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현실에서의 할머니이다. 안디는 핑크 할머니를 도와 드리며 기쁨을 얻는다.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렸다. 미디어 서평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아이들만의 세계 펼쳐 우리말로 ‘꿈을 꾸다’를 뜻하는 프랑스어 r ver 는 원래 ‘떠돌아 다니다’(vagabonder)라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과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은 17세기 후반부터이다. 떠돌아다닌다는 것은 목적없이 여기저기 다닌다는 뜻이다. 목적으로 가득한 어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목적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은 아이들은 경우가 다르다. 머리속으로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 일이야말로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이다. 어떤 아이든, 얼마나 뜬금없이 엉뚱한 말들을 해대는가! 어른의 세계에서 꿈과 현실은 공존할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럴 수 있다.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는 그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다. 할머니란 아이들에게, 양육의 책임때문에 통제와 간섭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과는 달리 무한히 받아들이고 베풀기만 하는 존재이다. 친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없는 안디는 친구들의 자랑을 통해서, 할머니란 놀이동산에 데려가거나, 선물을 한아름 사들고 나타나거나, 손수 털실로 모자를 떠주는 존재라고 이해한다. 그런 안디에게 할머니의 부재는 충분히 결핍이 된다. 그 결핍이 안디의 머릿 속에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를 만들어 낸다. 할머니는 안디를 놀이 공원에도 데려가고 미제 껌도 주고 물론 손수 털실모자도 떠준다. 그 뿐인가. 우산에 침대에 선풍기 그리고 샌드위치와 음료수까지 단추만 누르면 척척 나오는 자동차에 안디를 태우고 초원으로 야생마를 잡으러 떠나기도 하고 인도로 호랑이를 잡으러 나서기도 한다.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는 당연히,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안디만의 할머니다. 안디가 그 할머니의 꿈에서 깨어나게 되는 것은 부모나 형제들의 걱정이나 놀림때문이 아니라 옆집으로 이사온 핑크 할머니 덕분이다. 관절염을 앓으면서 삯바느질을 해서 살아가는 가난한 할머니. 캐나다로 떠난 손녀딸들에 대한 그리움을 먹고 살아가는 할머니. 뭐든지 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안디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할머니. 안디는 비로소 ‘할머니라는 꿈’에서 깨어나 ‘인간 대 인간’으로 할머니와 만난다. 하지만 핑크 할머니는 자기때문에 안디가 저만의 재주꾼 할머니를 잃어버릴까봐 걱정이다. 결국 핑크 할머니와 안디는 각각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 그리고 ‘캐나다에 있는 손녀딸들’을 만난 얘기를 실컷 털어놓는 사이가 된다. 그리하여 안디는 할머니가 둘이면 더 좋다는 멋진 생각도 할 수 있게 된다. 꿈과 현실이 그처럼 사이좋게 공존한다면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에게는 그 일이 종종 가능하다. <조선일보 어린이책 00/11/18 최윤정(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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