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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까치 우는 아침

지은이
황선미 글/이은천 그림
출판사
웅진닷컴
페이지수
184
대상
초등 4
요요대회 때문에 생긴 친구와의 갈등을 담은 <돌아라 요요>, 생명의 귀함을 다룬 <까치 우는 아침>, 입양된 아이의 심리를 독특하게 풀어낸 <마법의 방> 등이 실려 있다. 전체적으로 인물의 심리 묘사가 살아있어 큰 힘을 갖는 작품들이다. 미디어 서평 가난하지만 살가운 달동네 아이 삶 이번에도 인천 만석동 달동네 이야기다. MBC '!느낌표'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돼 더 유명해진『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작가 김중미씨는 만석동 아이들에게 여전히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1990년 아버지 빚 때문에 진도에서 만석동으로 이사 와 뿌리를 내린 상윤.상민.상미.상희 네남매가 주인공이다. 창문을 열면 옆집 창문의 문고리가 잡히는 좁아터진 골목길이지만 난로가 피워진 공중화장실, 더러운 똥바다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놀이터다. 『우리…』는 이들 네남매가 써놓은 일기 모음집이다. 90년 만석동에 처음 들어섰을 때는 첫째 상윤이가 주인공이다. 달동네에 아이들이 많아 골목에만 나서면 놀 일이 많았던 93년 여름은 둘째 상민이가 이야기해준다. 작가가 꿈이라는 셋째 상미가 들려주는 97년은 우울한 이야기가 점점 많아진다. 엄마가 다니던 목재소가 부도 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생기고 골목길 친구들도 하나둘 갑갑한 빌라로 이사를 가버린다. 네째 상희의 일기는 매일 일 나가는 엄마보다 더 좋아했던 할머니의 장례식 즈음인 2000년 겨울부터 시작한다. 무릎과 손가락 마디가 퉁퉁 부어 구부리지도 펴지도 못하던 할머니는 반찬값이라도 보태려고 굴막에서 굴을 까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상희네 집도 기둥만 남기고 수리를 한다. 상희는 다른 친구들 따라 빌라로 이사가고 싶지만 "전셋집보다 내 집이 낫다"는 엄마의 말도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상미는 옆집 방귀 뀌는 소리, 코 고는 소리까지 다 들리고 가난해도 창피하지 않은 달동네가 없어지지 않고 오래 있었으면 한다. 네 아이는 각각 초등학교 5학년 때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등학교 5학년생이 느끼는 가난의 모습도 10여년간 조금씩 변해 왔다. 만석동의 공동체 '기찻길 옆 작은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김중미씨와 삽화가 유동훈씨는 가난한 아이들의 모습을 슬프게 포장하지 않은 채 들려준다. 그래서 네남매가 느끼는 이웃과 친구들 간의 정이 더 살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의문 부호는 남는다. 온 가족이 열심히 일해도 왜 여전히 가난하냐는 것이다. 김중미씨의 글에는 이렇게 사실적인 묘사가 살아있어 어른 독자의 성원이 더 많은 듯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씨도 아동문학계를 대표하는 중진 작가다. 병든 할아버지와 개 누렁이의 교감을 다룬『까치 우는 아침』, 실직한 아버지를 사랑하는 딸들의 이야기를 쓴『네번째 행운』 등 단편 여덟편이 실린 『까치…』을 삽화를 다시 그리고 새단장해서 냈다. 2년 전 나왔던 책이지만, 가족.친구 관계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해주는 황씨의 글은 유효기간 표시가 필요없는 듯하다.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02/10/12 홍수현 기자> 아빠와 함께 동화나라 희망여행 국내 작가의 창작동화가 독자층을 확보하면서 어린이책 전문출판사의 주력 분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변화다. 수년전만 해도 국내 작가의 창작동화에 대한 요구는 관계자들의 외침에 불과했을뿐, 실제로 찾아 읽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1~2년전부터 좋은 국내창작동화를 원하는 수요와 탄탄한 작가층의 창작열기가 맞물리면서 창작동화시장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까치 우는 아침』은 『나쁜 어린이표』『마당을 나온 암탉』등의 동화집을 통해 어린 독자 및 책을 고르는 부모세대의 호평을 얻은 동화작가 황선미씨의 신작 동화집이다. 표지부터 속지를 장식하는 이은천씨의 삽화도 한폭의 동양화처럼 정겹다. 황씨는 가벼운 읽을거리보다 ‘바로 내 이야기같은’ 생활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를 곰곰 생각케하고, 동물이나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는 작가. 이번 책에선 8편의 동화를 통해 아빠의 실직, 왕따시키는 친구, 애지중지하는 고양이의 바깥나들이 등 생활 주변의 소재를 담아냈다.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미담처럼 경제가 어려워진 이즈음의 위축된 세태에 더욱 호소력 있게 다가서는 내용들이다. 특히 생활환경은 다르지만 단짝으로 어울리던 철이와 동연이가 요요대회를 앞두고 묘한 긴장관계에 빠졌다가 결국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되는 ‘돌아온 요요’, 시골서 전학온 자신을 ‘왕따’시키는 친구에게 오히려 도움을 주는 ‘산을 오르며’, 그리고 아빠의 실직 이후 어려워진 생활을 극복해가는 자매이야기인 ‘네번째 행운’등이 눈길을 끈다. 또한 ‘생일나무’에선 어려운 가정형편에 심장병을 앓는 일란성 쌍둥이 언니에 대한 마음을 담아냈으며, ‘구슬아 구슬아’는 어린 고양이가 자라는 성장과정을 소영이라는 소녀의 눈을 통해 그려냈다. “네거리 벼룩시장에서 어렵게 장사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속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그 느낌을 씨앗삼아 동화를 씁니다.” 서문에서 밝혔듯 저자는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나누는 따뜻한 이웃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할뿐, 결코 권선징악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어린이책을 읽으며 자녀와의 교감을 시도하는 부모들에게 권할만한 내용. 부모세대에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로도 결코 부족함이 없다. <문화일보 북리뷰 01/01/17 신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