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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1,2)

지은이
이주헌
출판사
학고재
페이지수
258
대상
미술평론가 이주헌씨가 50여일동안 부인, 두 아들과 함께 유럽 15개도시 50여곳의 미술관을 둘러보고 쓴 유럽미술 순례기.기존의 유럽미술 관련서들이 `남의 눈으로 본 미술`이었던 반면 이 책은 유럽미술을 철저하게 우리의 감성과 시각으로 해석했다. 작품에 대한 지식의 나열에서 벗어나 지은이의 솔직한 감상,작품이 완성된 시대의 문화 사회적 배경에 대한 해석 등을 부담없는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각 미술관의 특징,주소,교통편등을 메모식으로 정리한 것도 특징이다. 미디어 서평 해마다 늘어만 가는 해외 관광.가면 어디를 찾아갈 것인가.국민 문화수준의 향상에 따라 국내에서도 문화유산에 대한 답사가 열기를 뿜고 있는 가운데 우리 시각에서 흥미있게 정리한 본격 해외문화 탐방기가 나왔다. 젊은 미술평론가 이주헌씨가 최근 학고재에서 상­하 두권으로 출간한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이주헌의 행복한 그림 읽기>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아직도 여전히 세계 문화의 중심지로 꼽히고 있는 유럽 지역의 대표적 미술관들을 통해 역사상 인간이 이룩한 장대한 휴먼 드라머를 소개하고,우리 미술문화의 현주소를 되돌아 보는 현장보고서다. "해외 여행을 나가보면 우리는 명승지를 찾아 사진찍기 바쁜데 다른 외국인들은 주로 미술관­박물관을 찾고,특히 그들 손에 모국어로 된 안내 책자를 한권씩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인상 깊었습니다.한사람의 한국인 미술평론가로서 유럽 미술의 특질을 우리 식성,우리의 감성과 언어로 소화한 제대로 된 가이드 북을 선사하고 싶었 습니다." <50일 동안의…>에는 이씨가 53일 동안 탐방한 유럽의 미술관 중 29곳에 대한 심층 소개가 수록돼 있다.'혁명과 예술을 실어나르는 기차역-파리 오르세 미술관' '지상에 버려진 천사,그를 버린 세상-암스테르담 반 고흐미술관' '문명의 태양 간직한 제국의 신전-런던 대영박물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그 예술의 무거움-프라하 국립미술관' '왜 파리가 세계의 수도냐고 묻거든-파리 루브르미술관'... 이씨 특유의 감성으로 빚은 언어를 따라가다보면 독자들은 유럽의 주요 미술관에 초대돼 와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그리고 5백장에 달하는 컬러 사진과 풍부한 해설을 통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에서부터 그리스 로마와 르네상스,근­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최상의 조형예술품을 만나게 된다. "유럽의 미술관들을 둘러보며 미술관은 더이상 '예술품의 무덤'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그곳은 유럽의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드나들며,조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창조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 미술평론가'인 이씨는 유럽의 미술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미술을 돌아보는 것을 잊지 않는다.오르세 미술관에서 쿠르베나 도미에의 현실비판적 작품세계를 감상한 뒤의 한 귀절은 이렇다. "프랑스의 19세기 미술사가 영광의 면류관을 씌우는 이들이 제도권의 권위자들이 아니라 바로 이들 '재야쪽' 작가라는 점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과연 우리의 민중미술,그 치열하게 정치적­사회적 현실을 담보로 했던 '재야 미술'의 작가 가운데서는 누가 밀레나 쿠르베,도미에같이 길이 남을까,남을 수 있을까.오윤 신학철 손장섭 임옥상 김정헌 강요배 이종구 이철수...?" 그는 또 반 고흐가 일본 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아 이를 작품화했다는 사실을 소개,"고흐가 한국의 분청사기나 단원의 그림을 대했으면 그는 무릎을 쳤을 것"이라며 자기 문화 전파 기회의 확보에 무 지했던 우리의 과거를 한탄하기도 한다. "미술은 유구하게 쌓여온 인류 정신사의 침전물이며,미술관은 이를 오감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이씨의 말은 우리의 후진적 미술관 문화에 새삼 경종으로 다가온다. <조선일보 95/07/21 김태익 기자> '이주헌의 행복한 그림 읽기'라는 부제가 붙은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은 한국어로 쓰인 가장 아름다운 유럽예술기행의 하나라 해도 크게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원화를 보는 듯한 약 5백컷의 도판에서는 시공을 뛰어넘는 예술의 빛이 산란한다.그 빛깔대로의 언어를 찾아가는 행간에는 지은이의 미술에 대한 애정이 향기의 강을 이루는 듯하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가 유럽미술관들을 돌아보며 거기에 수장된 인류역사상 최고 수준의 작품들에 대한 감상을 기록하고 미술서적 전문출판사 학고재가 펴낸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최초의 본격적인 유럽미술관 안내서다. 이미 세계 미술관 안내서만도 10종 넘게 출판한 일본에 비춰보면 한참 뒤늦었지만 이씨의 '순례기'는 그 지체를 어느정도 보상하고 남을 만큼의 높은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주목받는 젊은 비평가인 지은이의 안목있는 그림 읽기와 글쓰기가 그렇고,최고급 세피앙 용지를 사용한 선명한 인쇄와 아름다운 편집이 그렇다. 이 책의 장점은 우선 그림의 양식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제작 당시의 시대적 맥락에서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미술사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도 고대 이집트부터 근대 유럽미술까지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돼 있어 미술 문외한들에게도 좋은 교양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대로 된 우리말 미술관 안내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유럽여행자들에게는 훌륭한 가이드 북 노릇을 톡톡히 해 줄 것 같다.미술관의 특징과 연혁,주요 소장품들을 비교적 빠짐없이 기록하고 관람에 필요한 기본정보들을 관람메모란에 별도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책 머리에 "(예술의) 피리 소리에 홀린 어린아이처럼... 나는 한참을 우주유영하듯 부유해야 했다. (...) 나는 이 글쓰기를 통해 내 여행의 질을 내 안에서 한층 심화시킬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이 책이 소개한 유럽 미술관들은 영국,프랑스 등 14개 나라 29곳.그가 돌아본 50여곳의 미술관 중 그 나라의 대표적 미술관과 소장품들을 거의 망라했다. "나의 여행은 끝났다.그러나 예술로의 여행에는 끝이 없다"고 말하는 이씨의 바람은 앞으로 더 알차고 짜임새 있는 세계미술관 안내서들이 잇달아 나와 이 순례기의 '부족함'을 보완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95/07/19 이인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