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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세계사 신문 1-3

지은이
세계사신문편찬위원회
출판사
사계절
페이지수
192
대상
신문 형식에 인류 역사 만년을 담은 책 <세계사신문>은 매일 받아 보는 신문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읽다 보면 역사가 주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세계사신문>은 실타래처럼 얽힌 지난날의 역사를 잘 짜여진 직물처럼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여 줍니다. 오늘의 우리 모습을 역사의 거울에 비추어 보며 다가오는 새 천년의 진로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잘 만든 역사책이다. 미디어 서평 35만여부가 팔리며 역사대중화의 한 견인차 역할을 했던 <역사신문>(전6권)에 이어 세계사를 신문 형식에 담은 <세계사신문>(사계절) 제1권이 나왔다. 이 시리즈는 문명의 여명기에서 십자군전쟁까지를 다룬 이번 책 외에 내년 5월까지 전3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세계사신문>의 특징은 <역사신문>에서 그랬듯이 다양한 기사형식과 숨가쁜 보도로 생생한 역사현장의 숨결을 입체적으로 전한다는 점이다. 중후하고도 두꺼운 역사책을 독파할 만한 여유와 호흡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하루에 한 호(號)씩 지겨워할 틈도 없이 읽으면서 세계사의 흐름과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다. 제1권은 40호, 각 호는 종합면·서양면·동양면·문화면 등 4면으로 구성돼 있다. 기원전 270~210년을 다룬 <세계사신문> 12호를 들여다보자. 1면 머릿기사는 「진, 천하통일…춘추전국시대 마감」이라는 제목 아래 법가사상으로 무장한 시황제가 등극해 강력한 전제정치를 구사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1면 박스기사로는 「헬레니즘 문화 세계로 세계로」. 그밖에 「아소카왕, 인도를 불교의 나라로」 및 「카르타고 상승세에 급제동」이라는 제목으로 한니발이 로마의 완강한 저항 때문에 포에니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기사가 들어 있다. 2면에는 포에니전쟁에 대한 해설, 한니발을 따라 알프스산맥을 넘은 기자의 종군르포가 자리했다. 하단에는 「알렉산드리아를 모르면 헬레니즘 원시인」이라는 관광 광고가 실렸다. 3면에는 「도덕정치 실현한 아소카왕」 인터뷰, 진시황이 벌이는 토목공사들과 분서갱유가 비슷한 크기로 실려 그의 행적의 공과를 살피고 있다. 4면에는 「유클리드 지음 기하학원본」(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출판부)이라는 책 광고가 눈에 띈다. 각 호에는 이같은 박스·해설·르포·인터뷰·광고뿐 아니라 신문형식이 갖는 시간적 폐쇄성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들로 가득하다. 「타임머신」란은 시간을 넘나드는 코너. 최초의 국가인 기원전 2800년쯤의 수메르 탄생 기사를 실으면서 훗날의 아리스토텔레스·마키아벨리·로크·마르크스의 국가론(論)을 소개, 과연 국가가 인류도약의 발판인가, 억압의 도구인가 하는 논쟁점을 짚어준다. 「망원경」은 공간을 넘나드는 코너. 로마의 스파르타쿠스 노예혁명에 대한 한(漢)나라 유학자의 글을 게재해 한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표나게 보여준다. 그밖에 「기자메모」 「독자투고」 「특별기고」 등에서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비판이나 소수 학설 등을 소개한다. 이번 <세계사신문>의 필자들은 <문명 속으로 뛰어든 그리스신들>의 저자인 강응천, <역사신문> 편집자였던 김성환, 자유기고가 김용심·최광렬씨 등 전문성과 대중적 글쓰기 능력을 겸비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그들은 『유럽 중심 세계관을 극복해 동서양을 균형있게 바라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우리나라 독자들은 세계사 책을 한국사 책에 비해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과연 <세계사신문>이 <역사신문>의 성공을 밑바탕으로 그런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경향신문 98/10/07 김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