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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나무를 심은 사람

지은이
장 지오노
출판사
두레
페이지수
134
대상
부피에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알프스 남쪽 기슭에서 홀로 양떼들과 함께 사는 우직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고독과 적막만이 깃든 산 속 황무지에 일생 동안 나무를 심어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남긴다. 그는 물질 문명에 항거한 고독한 반항아이고 행복한 이방인이었다. 미디어 서평 현실앞에서 무력감 느낄때 날 위로하는 기적같은 희망 피서철이다. 산으로 바다로 강으로 서둘러 길 떠나는 사람들, 도시를 탈출하는 이들의 흥성스러운 풍경은 유쾌하고 동시에 서글프다. 자연의 율동으로부터 격리되어 도심이라는 `게토'에 분리 수용된 난민들. 자연으로부터의 소외와 더불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소외가 층층이 누적된 이 희망 없는 땅에서 당신의 별은 안녕한가. 나의 별은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았는가. 인간은 꿈꾼 만큼 살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싶다. 꿈꾸어도 불가능한 현실 앞에서 시시로 무력감을 느낄 때,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나를 위로하며 묵상의 소롯길로 안내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나무를 심는 것'을 사랑하게 하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말하는 장 지오노의 메시지는 명징하다. 그러나 이 명료한 메시지는 단순하거나 건조하지 않다. 스스로 절대적 고독을 선택하였고 고독 속에서 나무를 심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 신과 평화를 얻은 이 글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단호하지만 섬세한 영혼의 율동이 만드는 기적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랑을 원하며 사랑의 `실천'이 존재의 이유가 되는 기적!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강요된 바 없이 황무지에 희망의 숲을 가꾼 부피에를 통해 나는 깨닫곤 한다. 내 영혼이 얼마나 헐거운지, 혹은 얼마나 딱딱한지를. 인간이 만든 모든 경계에 대해 아나키스트였으며 농민이었고 아카데믹한 문단의 조류로부터 일체의 거리를 두었던 장 지오노는 다만 자신이라는 나무가 뿌리내린 터전으로서 이 별을 사랑했다. “이 작품은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작품 중의 하나다. 이 책은 나에게 단 1페니도 가져다주지 않았다. 이 점이야말로 내가 이 작품을 쓴 목적의 하나를 이루어 준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 그는 한 푼의 인세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책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읽고 그가 소망한 `공동의 선'을 위한 메시지가 순결하게 전해질 수 있기를 소망했던 것이다. 참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다. 속도를 숭배하지 않고 느림 속에 살며 그 완만하고 선한 힘으로 스스로 빛나는 사람들. 휴가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이 작고 아름다운 책 한 권을 권한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혹은 풍성한 나무 그늘 아래서 당신의 아이에게나 연인에게, 당신 자신에게 읽어줄 수 있기를. 그리하여 부디 사람들이 발을 디딘 대지가 그 뿌리내림을 거부하지 않게 되기를. 무절제한 욕망과 이기심과 무지로 이 별을 병들게 한 물질문명의 죄로 말미암아 저승길을 헤매야 할 가여운 바리데기들이 더 이상 탄생하지 않게 되기를. <한겨레신문 책의 발견 00/7/31 김선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