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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좀머씨 이야기

지은이
쥐스킨트/유혜자
출판사
열린책들
페이지수
121
대상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기이한 인생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나간 한 편의 동화와도 같은 소설이다. 텅 빈 베낭을 짊어지고, 기다랗고 이상한 지팡이를 들고, 항상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젠 걸음으로 묵묵히 걸어다니기만 하던 좀머 씨, 그는 이웃 소년의 인생의 여로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만나게 되면서 소년의 마음속 깊이 각인된다. 미디어 서평 잃어버린 순수를 찾아 - 다시 읽는 스테디셀러 “나를 좀 제발 놔두시오.” 소설 『좀머씨 이야기』에 나오는 좀머씨의 독백은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대사로 남아 있다. 『좀머씨…』는 92년 11월 초판이 발간돼 48쇄까지, 99년 신판이 10쇄까지 나오는 등 총 80만부가 팔린 책이다. 요즘도 한달 평균 3000∼4000부 정도 주문이 들어온다는게 출판사의 설명. 이 책은 적은 분량의 ‘동화 같은’ 소설이지만 남녀노소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 장 자끄 상뻬의 삽화도 정감어린 느낌을 준다. 세상을 두려워하는 좀머씨는 이상한 지팡이를 쥔 채 무언가 쫓기는 사람처럼 이 마을 저 마을을 마냥 걸어다닌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은 기이하기 그지없다. 좀머씨는 기계문명에 억눌린 인간의 ‘순수’를 의미한다. 자신을 ‘놓아 달라’는 외침은 삭막한 현실로 부터 상처입은 순수한 영혼의 몸부림으로 보인다. 주부 문현자씨(58)는 “『좀머씨…』를 읽고 시간과 일에 쫓기는 나를 스스로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바쁜 일상이지만 가끔 어렸을 적 동심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열린 책들’이 92년 『좀머씨…』 해외 판권 계약을 맺을 당시의 일화 한토막. 이 소식을 듣고 “이미 번역을 했는데 내 걸로 써달라”는 번역가들이 몰려들었다. 역자들에게도 『좀머씨…』는 ‘대박 느낌’이 들었던 것. 하지만 이 책은 초판 발매 당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다 3년 뒤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했다. ‘열린책들’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독자들에게 생소한 느낌이었는지 별 반응이 없었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갑자기 주문이 쇄도했다”고 말했다. 비록 소설속의 좀머씨는 죽음을 맞지만 ‘천천히 삶의 여유를 찾아보 라’는 교훈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동아일보 책의향기 02/03/16 황태훈 기자> 지쳐있는 현대인들 가슴에 뭔가 새로운 인간애 느끼게 약간은 컬트적인 이야기 구조, 서정적 문체가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자연을 벗삼으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종일 걸어 다니는 좀머 아저씨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쥐스킨트가 좀머 아저씨를 통해 바라보는 사람들, 예를 들면 가족과 미스풍겔이라는 피아노 선생 등의 삶을 자세히 관찰하는 통찰력 또한 돋보인다. 거기다 어린 시절 환한 미소를 제공했던 카롤리나 퀵켈만이라는 여자 아이에 관한 연정의 상상력은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처럼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신선한 관찰력은 세상의 여러가지 일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과 순수함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뒤돌아 볼 틈 없고 효율성만을 좇아가려는 현대인들의 가슴에 좀머 아저씨의 '목적 없는 자연 속 걷기' 는 새로운 인간애를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석연치 않은 이유로 뭔가를 포기하려는 이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던져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한다. <중앙일보 책속으로 99/10/28 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