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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나의 아버지 박지원

지은이
박종채.박희병
출판사
돌베개
페이지수
307
대상
연암 박지원의 아들인 박종채가 쓴 박지원의 전기. 박종채는 4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초고를 집필했으며, 그후 몇 년에 걸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이 책을 완성하였다. 아버지 박지원을 후세에 제대로 전하기 위해 고심했던 박종채는, 이 책에서 아버지의 위대한 문학가로서의 면모만이 아니라 그 인간적 면모와 함께 목민관 시절의 흥미로운 일화들도 자세히 들려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박지원이 활동했던 18세기 영·정조 시대의 지성사와 사회사에 대한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는 보고서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 미디어 서평 `열하일기` 燕巖의 꼿꼿한 삶 읽기 '그의 문장은 천마(天馬)가 하늘을 나는 것 같아 굴레를 씌우지 않아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 그의 문장은 천하의 으뜸이라 할 만하며, 후생(後生)이 배워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찍이, 구한말 유수한 문장가 김윤식은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의 문장을 이렇게 평하였다. 혹자는 영국에 셰익스피어가, 독일에 괴테가, 중국에 소동파가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박지원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허나, 연암은 문장만 신품(神品)이었던 건 아니다. 그는 도저(到底)한 학문과 식견을 갖추고 있었다. 그의 글에서는 심중(深重)한 사상이 우러나온다. 그를 우리나라 최고의 문호로 꼽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그의 문학가로서의 면모만이 아니라, 그 인간적 체취와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전기(傳記)가 나왔다. `나의 아버지 박지원`(돌베개). 연암의 차남으로 경산 현령을 지낸 박종채(朴宗采)가 아버지의 행적을 꼼꼼히 기록하고 조각 글이나 짧은 메모라도 그가 쓴 것이라면 다 모아 `마치 옛사람이 감나무 잎에다 글을 써서 항아리에 차곡 차곡 모으듯이 했다`. 무신년(1788년) 섣달, 연암이 선공감 감역의 임기를 6일 남겨놓았을 때 일이다. 이조에서 전갈이 왔다. 임기가 다 끝나가니 승진 대상으로 보고하라며 '날짜수가 며칠 모자라긴 하나 관례상 조금 융통성이 있습지요'라고 생색을 냈다. 연암이 응하지 않자 이조의 또 다른 관리가 채근하였다. 그래도 '내 일찍이 구차한 짓을 한 적이 없다'며 따르지 않자, 그 관리가 '날이 저물어 갈 길이 멀면 누군들 마음이 급하지 않겠는가. 허나 평소 자신의 원칙에 이리도 철저한 이가 있구나``라고 감탄하였다. 또 다른 일화. 연암이 관아에 구휼하는 곳을 두어 백성들에게 죽을 나누어 줄 때의 일이다. 그는 뜰에다 금을 그어 남녀를 구분하고 어른과 아이의 자리를 달리한 다음, 먼저 죽 한 그릇을 들었다. 그 그릇은 구휼에서 쓰는 것과 똑같았고 소반이나 상같은 건 차리지 않았다. 그는 남김없이 죽을 다 들고 나서, ``이것은 주인의 예(禮)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백성들이 ``구휼을 함에 있어서 이와 같다면 어찌 부끄러움이 있겠는가........'라고 탄복하였다.번역과 주석 작업을 맡은 서울대 박희병 교수(국문학과)의 섬세하고 깔끔한 글이 원문의 맛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동아일보 98/9/22 이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