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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역사란 무엇인가

지은이
E.H 카
출판사
까치
페이지수
276
대상
61년에 출간된 지식인의 필독서. 카가 열어놓은 새 지평은 역사가에게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요구하는 한편 역사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다. 그는 '역사에서 절대자는 과거나 현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쪽으로 움직여 나가고 있는 미래에 있다'고 말한다. 미디어 서평 역사는 희망의 연속 7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의 책꽂이에는 한 권쯤 꽂혀 있었음직한 E H 카의 책 `역사란 무엇인가` 의 2판이 최근 국내 까치출판사에서 김택현 성균관대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라고 하는, 지금까지 널리 회자되고 있는 명제를 담은 이책은 당시의 젊은 지식인들에게는 역사철학의 세계에 입문하는 바이블이기도 했다. `역사란 무엇인가` 의 제2판은 본문 내용은 1판과 같다. 그러나 2판을 위한 카의 서문, 그리고 그가2판 간행을 위해 쓴 초고와 관련 메모를 그의 친구이자 경제사가인 R W 데이비스가 논문 형태로 정리한 `E H 카아의 자료철에서 -역사란 무엇인가 제2판을 위한 노트` 가 추가로 수록됐다.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 에 대한 애정을 갖고 2판을 위한 자료들을 상당히 수집했으나 새로운 판을 위한 서문만을 써놓은 채 82년 11월 타계했다. 새 서문에서 카는 `1960년의 (역사란 무엇인가) 출간 이후 20여년 동안 냉전의 심화와 경제위기의 확산, 폭력과 테러리즘의 대두, 제3세계의 불안정 등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증가했지만 인류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념과 낙관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는 희망의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그는 또 `파괴와 쇠퇴 이외에는 아무것도 내다보지 않으면서 진보에 대한 모든 신념과 전망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배제해 버리는 오늘날의 회의주의는 엘리트주의의 한 형태일 뿐` 이라고 일축했다. 189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카는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 20여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한때 `더 타임스` 지의 편집인을 지내기도 했다. 1955년부턴 모교에 돌아가 타계할 때까지 역사학 연구에 전념했다. 역사가로서 카의 최대 업적은 4부작 14책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소비에트 러시아사` 저술로 평가된다. 또 도스토예프스키 헤르첸 마르크스 바쿠닌 등의 전기를 통해 19세기 유럽 지성사 연구에서도 일가를 이뤘다. `역사란 무엇인가` 는 1960년 영국 BBC에서 행한 강연 내용을 엮은 것이다. 이 책에도 나타났듯 그는 언제나 이론과 실제, 이상과 현실의 양극단을 거부하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애쓴 역사가로 평가된다.<조선일보 97/9/26 김태익 기자> 에드워드 핼릿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출판된 것은 61년이다. 당시 역사학은 불신과 회의에 빠져있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아시아·아프리카 식민지의 독립, 러시아와 중국의 혁명을 겪은 뒤, 유럽은 자신들이 세계사의 주도권을 잃었다고 느끼게 됐다. 진보에 대한 신념은 흔들리게 됐다.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라는 명언으로 그러한 회의를 잘라낸다. 역사가는 과거에 비춰 현재를 보고 현재에 비춰 미래를 내다보며 따라서 역사는 역사가의 해석이라는 것이다. 역사가의 해석은 자신의 현재 입장과 가치관의 반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견해는 랑케로 대표되는 19세기 실증사학에 반대하는 것이다. 『역사가의 과제는 단지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랑케의 주장에 대해, 카는 『사실은 스스로 말하는 게 아니라 역사가가 말을 걸 때만 말한다』 며 역사가의 해석이 있어야 역사적 사실이 성립한다고 말한다. 사실 숭배의 오류를 지적하는 카의 역사철학을 만남으로써 20세기 역사학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는 낙관적이다. 역사는 끊임없는 변화이며 진보라고 믿는다. 그러나 19세기식의 단선적 진보주의자는 아니다. 『진보는 비연속적이고… 진보는 만인에게 평등하고 동시적인 진보를 의미하지 않으며, 또 그러한 의미를 가질 수도 없다』며 비연속걱인 진보를 주장한다. 그가 열어놓은 새 지평은 역사가에게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요구하는 한편 역사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다. 그는 『역사에서 절대자는 과거나 현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쪽으로 움직여 나가고 있는 미래에 있다』고 말한다. 역사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않으려는 지식인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됐다. <한국일보 99/9/6 오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