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가 무엇이냐' 고 물었더니 어떤 친구가 '선생님이 매일 내 주는 숙제'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 중에는 이렇게 일기를 학교에서 내 주는 숙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속에는 일기란 '참 쓰기 싫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지요. 이렇게 일기를 숙제라고만 생각하고 억지로 쓰는 학생은 일기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기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면 선생님이 쓰라고 하시지 않아도 스스로 일기를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기'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우리가 일기를 쓰려면 먼저 잘 생각나는 것을 쓰게 되지요?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쓸 수가 없습니다. 또한 기억이 잘 나는 일은 오늘 겪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이 나는 일 중에는 그냥 생각만 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겪을 때 어떤 느낌을 가졌던 일도 있습니다. 그 느낌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을 할 때도 있지요. 새로운 생각에는반성이나 어떤 결심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일기란 이런 것을 쓰는 글입니다.

다시 말하면 일기란 '내가 경험한 하루 일 중에서 내 기억에 가장 생생하게 남은 일을 사실대로 쓴 글이며, 그 일로 인해서 얻은 느낌이나 새로운 결심이 있었다면 그것까지를 쓰면 더 좋은 글' 입니다. 선생님이 이렇게 설명했더니 어떤 친구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그런 글을 왜 써요? 동화처럼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읽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요? 일기는 이미 내가 다 아는 일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니 새로운 것도 없고, 호기심을 가질 만 한 것도 없어 재미가 없습니다. 또 일기는 나만의 비밀이기 때문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닙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보시기는 하지만 그건 우리를 지도하시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보는 것이지 나의 생활을 훔쳐보시기 위해 보는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선생님은 왜 매일 일기를 쓰도록 하시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