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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4) 인격형성과 독서의 역할


인간의 성격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성격은 불시에 일어난 일이 자극이 되어 성격의 일부가 변하기도 하고, 인위적인 방법에 의하여 인간의 성격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독서가 어린이들의 성격지도의 강화와 치료의 양면에 대단히 큰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하는 것은 이미 실험에 의하여 명백해졌다.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성격을 강화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을 치료하는 데는 어린이 생활 전체를 파악하여 이른바 전인교육의 입장에서 지도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엇이든지 독서만 하면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독서가 지도의 과정상 가장 유효하다고 판단될 때에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는 인간형성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미래를 향하여 자기실현을 목표로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은 각자가 선택한 가치와 목표에 모든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그 확실성을 검토하는 태도를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격형성은 자기가 설정한 목표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일과 이것을 이끌어 가도록 하는 두 가지 태도를 융합적으로 발달시키는데 있다. 그러면 인격형성에 미치는 독서의 역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자기실현의 원조
독서는 독자로 하여금 기대하는 목표로 지향시킬 뿐만 아니라 그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일을 원조한다.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가?”하고 하는 과제에 대하여 어떠한 사람의 생애를 묘사한 전기라든가 사람의 잇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룬 문학작품, 나아가 인간의 윤리 혹은 인간의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철학 등의 다종다양한 도서 속에서 인생관이나 세계관 혹은 자기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진로를 발견해낼 수 있다.

독서에 의한 자기실현의 원조는 지도자의 세계관이나 교육관 혹은 윤리관 등의 명확한 지도이념이 개재되어 있는데, 그것은 독서재료의 선택이나 독서활동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독자의 인격형성에의 지향을 원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는 독자 자신의 자기형성이다. 결코 외부로부터의 힘에 모든 것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거기에는 독자의 자발성이나 자율성 내지는 자주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원래 독서는 인쇄매체로 표현된 작가의 사상, 인생관, 세계관, 윤리관, 도덕관 등에 의해서 인격을 형성하고 도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서를 타율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독서는 어디가지나 저자와의 대화로서 독자의 주체성에 기반을 둔 인간행위이다. 따라서 독서지도는 독자의 주체성이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자기실현을 원조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2. 자율성의 조장
독서활동과 독서지도는 작가의 사상이나 경험 즉 인쇄된 단어나 그것을 제공하는 지도자의 타율에 의하여 자기형성을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타율이 내면화되는 독자의 자율성을 조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타율과 자율의 조화 있는 지도를 통하여 독자의 자율성을 발달시켜야 하며, 자율성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독서활동과 독서지도는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지도자와 독자 사이에는 애정, 신뢰나 친화감 등의 심적 융화가 필요하며, 모두 그 기반 위에서 이룩된다는 것을 기본적인 조건으로 해야한다.

이와 같은 자율성의 조장에는 첫째, 자기형성을 지향하는 자발성의 조장이 요청된다. 그러므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 보다 나은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심정을 육성할 수 있는 독서재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독서를 통해서 독자의 행동을 사회화시키는 방향으로 지도하여야 한다. 따라서 독서동기 부여는 독자의 자발성을 육성하는 것에 집약되어야 한다.

둘째로는 독서활동에 있어서 독자의 자주성이 조장되면서 독자적인 개성에 따라 자각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독자가 주체적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그것에 의해서 도입한 결론을 수행하는 기능이나 태도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독서재료 선택에 있어서 독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비판적으로 독서할 수 있는 기능과 태도를 육성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독서에 의해서 개성적이고 자주적이며 독립성이 강한 인간 즉 자기가 자신의 문제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간으로 육성되어야 한다. 독서는 독자에게 자율성이 부여될 때 비로소 진정한 독서가 될 수 있으며, 거기에는 인간으로서의 독서윤리가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성이 없는 독서는 존재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3. 자기이해의 원조
자신의 경험을 명확하게 의식화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자기통제를 가능하게 만들며, 자기이해를 깊게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기수용의 태도를 확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활동과 그 지도는 이러한 자기이해와 자기수용의 태도를 기르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왜냐하면, 자기이해는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비교함으로서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전기나 문학작품에 나타난 인간의 생활을 이해함으로써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서에 의한 자기이해의 원조는 독자의 정신건강을 유지시켜줄 뿐만 아니라 지성을 갖춘 인간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서에 의해서 다양한 인간을 이해시켜 줌으로써 자기이해의 범위를 넓혀 주고 그것을 주체적으로 자기의 개념에 편입시켜 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이 독서에 의한 독자의 인격형성은 독자의 인격이나 생활의 일면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인격의 모든 양상에 대하여 바람직한 발달을 조장시켜야 한다. 또한, 독서활동은 독자의 인격형성의 주체적인 성장과정을 원조하는 것이므로 독서지도가 단순한 기술이나 방법적인 차원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거기에는 풍부한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개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인간형성의 이념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독자의 바람직한 인격형성을 지향하지 않는 독서활동이나 독서지도는 무의미한 것이다. 독서에 의한 인격형성은 독자의 주체적인 자기형성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