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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자랑스런 동생, 성곤이에게
글쓴이 김영우
성곤아, 안녕?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글나라에 들렀는데, 꿈에도 생각지 못한 너의 편지글이 보이지 않겠니?
그때의 내 기쁨이란...... 너는 아마 상상조차도 할 수 없을 거야.
성곤아, 우선 고맙다는 말부터 전할 게. 편지해줘서 고맙고, 축하해줘서 고맙고, 또 나를 형으로 생각해줘서 더더욱 고마워. 아니, 무조건 고마워.
아참, 나도 외동아들이야. 나한테도 사촌들이 많지만, 너와 똑같은 처지라고나 할까?
어쩌면 너랑 비슷한 점이 많은 이유로, 내가 너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성곤아, 그동안 몇 번의 대회에서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모든 대회의 참가를 포기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니? 너는 이제 겨우 4학년일 뿐이잖아.
내가 보는 너의 글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랑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정말이야. 다만, 대회 심사위원의 점수를 많이 얻지 못했을 따름이지.
이 형도 모든 대회에서 상을 받는 건 아냐. 아니, 상을 받을 때보단 못 받을 때가 더 많았어. 그리고 상을 받았다 하더라도 모두 우수한 성적을 올렸던 건 아냐. 대상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간신히 장려상에 턱걸이 할 때도 있잖아?
그렇다면, 똑같은 사람이 쓴 글들이 각 대회를 치를 때마다 성적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글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기는 관점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성곤아, 이제 알겠지? 그러니까 미리 겁먹고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 봐.
너는 과학을 좋아하고 논설문을 잘 쓰니까, 과학논술이나 과학독후감 같은 대회에 도전해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성곤아. 너의 걱정거리가 아직도 해결이 안 된 것 같구나.
한 이삼일쯤 기다려보다가, 그때까지도 선생님께서 아무런 말씀도 안 하시면, 네가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려 봐. 그러면 반드시 걱정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너한테 그렇게 잘 해주셨다고? 햐... 신기하다. 어쩜 그런 것까지 나랑 비슷하냐?
나는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분의 은혜를 아직까지도 잊지 않고 있어. 그 분은 우리학교의 독서교육 담당을 하시는 선생님이신 데, 내가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지. 난 지금도 그 선생님을 자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곤 해.
성곤아, 이번 스승의 날에 네가 가장 존경하는 3학년 때의 담임선생님께 정성 들여 쓴 편지와 마음의 선물을 드리기로 한 건, 정말 잘 결정한 일이라고 생각해.
요즘 친구들이나 다른 학생들을 보면 현재의 담임선생님께만 선물을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조금 잘못된 방법이라고 생각해. 학교의 모든 선생님께 감사의 표시를 할 순 없지만, 최소한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들께는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해마다 예전의 담임선생님께도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해드렸어. 비록 볼펜 한 자루, 손수건 한 장일 지라도, 나의 정성을 다해서 쓴 한 통의 편지와 함께 말이야. 그걸 받아보신 선생님들께서 얼마나 감격하시는 줄 아니?
성곤아, 너도 한 번 해 봐. 시간은 좀 뺏길 줄 몰라도,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단다.

항상 모든 일에 열심인 성곤아!
요즘은 네가 무척 바쁜 모양이구나. 글나라에서 네 글을 찾아 볼 수가 없으니 말이야.
하긴, 나도 요즘은 글을 올리기가 쉽지 않으니......
하지만 이 형은, 비록 글을 올리진 못하지만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글나라에 꼭 들러서, 다른 회원들이 쓴 글을 읽고 배우는 걸 게을리 하지 않지. 앞으로 5월 중순쯤 되면 나도 글을 많이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때쯤이면 성곤이의 글도 많이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
성곤아, 이제 그만 학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너한테 편지 쓰느라 시간을 뺏겨서 지각은 하겠지만, 그래도 내 맘은 상쾌하구나. 다음에 시간 있으면 또 편지 나누기로 하자.
그럼, 몸 건강히 공부 열심히 해. 안-녕!

2003년 4월 30일 성곤이의 다정한 형, 영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