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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수상한 진흙 ( 채드에게)
글쓴이 구승은

채드야, 안녕?

나는 창원에 사는 근우라고 해. (수상한 진흙)이라는 책을 읽고 너의 소식이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너한테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편지를 적게 되었어. 그럼 지금부터 내가 너에게 몇몇 질문을 해볼게.

먼저 너는 마셜이 부모님과 잘 지낸다는 말에 화가나 마셜을 괴롭혔는데 그 이유는 너는 마셜과 달리 가족들에게 무시와 천대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네가 가족들과 잘 지낸다는 이유로 마셜에게 폭행을 당한다면 어떨까? 너 역시 너무 화나고 이해할 수 없겠지. 그러나 마셜은 너의 행동을 용서하고 선의를 베풀면서 너와 친구가 되었어. 물론 마셜도 처음엔 네가 자신을 싫어하는 만큼 너를 싫어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타마야를 구하는 장면을 보면서 너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어. 생각해 보면 너도 아픈 상처를 숨기고 있는 불쌍한 아이인데 주변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너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몰라. 네가 잘못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너를 지목하게 되고, 그럴수록 너는 너의 마음을 닫아버렸겠지. 그래서 네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해도 아무도 너를 신경 쓰지 않고 찾아주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사라진 너를 사람들은 나쁜 너로 기억할 테고 그럼 너는 평생 억울함을 해명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할 거야. 그러니 너는 너의 잘못을 뉘우치고 해명하면서 사람들에게 더 이상 문제아라는 인식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

너는 너에 대한 거짓 소문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어? 난 그 기분을 잘 알아. 왜냐하면 나도 억울하게 핸드폰 도둑으로 의심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했고, 남이 바라보는 것은 거짓이고, 내가 바라보는 것이 진실이라 생각하면서 그 상황을 이겨낸 적이 있었어. 그러니 너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 보다는 너 자신을 믿고 이겨내 봐. 그러면 언젠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너를 좋아해 줄 거야.

그리고 채드야, 누군가를 괴롭힌다는 건 정당한 행동은 아니지만 어떠한 이유가 있어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 생각해. 내 생각엔 너는 마음속 깊은 곳에 외로움이라는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살다 보니 사람들이 너를 오해하는 경우가 생기고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생각에 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자신의 상처를 누군가에게 드러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만, 상처를 드러낸다면 사람들이 너에게 관심 가지게 되고, 이때까지 너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오해도 풀릴 거야. 그러니 사람들에게 마음 문을 열고 먼저 다가가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

요즘 사람들은 편리한 삶을 위해 개발을 많이 하는데 친환경 연료를 만들기 위해 개발한 에르고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물론 한 번의 실수로 사람들과 네가 다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지만, 만약 에르고님이 부작용 없이 세상에 나왔다면 넌 어땠을 것 같아? 나는 개인적으로 에르고님이 인간들의 편리함과 욕심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언젠가는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점점 늘어나 부작용이 생겨 더 큰 일이 벌어질 테고, 아마도 지금보다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에르고님 없이 그냥 식량을 쉽게 기를 수 있는 좋은 흙을 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편지를 마무리 하기 전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더 해도 될까? 너는 마셜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니? 너한테 괴롭힘을 당했던 마셜은 너와 친구가 되었지만, 사람의 내면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너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모습으로 마셜에게 대해준다면 마셜도 너에 대한 진심을 알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될 거야. 이제는 너의 진짜 모습을 되찾아 사람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나 역시 진짜 네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응원할게. 그럼 안녕!

- 진짜 너의 모습을 찾길 바라는 근우가 -





창원 반송중학교 1학년

김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