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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평가 부탁드립니다. 가을을 기다리는 이에게
글쓴이 유애영
가을을 기다리는 이에게



따사로운 햇볕이 땀이라는 애틋한 액으로
몸 구석구석 누비게 하던 날, 가만히 말해보리.
"가을아, 네가 보고 싶구나."

윙윙 모기에게 얄미운 입맞춤을 허락하던 날,
"여름아, 이제 그만 가 주렴."

화살 날 같은 비바람이 농민 가슴에 꽂 힐 때,
"가을아 어서 와 주려므나"
한숨쉬며 되뇌이리.

그러나 높이 쌓여가는 볏단 속에
여름이 푸욱 잠들어 자취를 감추는 날, 기뻐 외치리.
" 아, 가을이구나!"

설핏 설핏 부는 바람에
빠알간 대추 하나 머금을 때, 우리 알게 되리.
무더위와 장마 속을 헤쳐 열매 맛 보게 됨
을.

여보게,
우리 맘 속에도 여름과 가을이 있다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우리의 여름도 언젠가 그치고 푸근한 가을이 올것이네.
그 여름이 길고 험할수록
우리, 더 풍성한 열매 거둘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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