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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2기]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글쓴이 최혜련

조선에서백수로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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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평론가 고미숙의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발상의 전환으로 잉여로운 삶을 풍요롭게 사는 법을 제안한다. 이 책은 연암 박지원의 삶을 롤모델로 노동에서 해방되어 경계없이 공부하고 진실한 우정을 쌓아가는 삶에 대해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은 백수의 필독서라기는 보다는( 이미 그들은 여유로운 시간을 잘 보내고 있을지도) 백수의 마음으로 삶에서 자유를 만끽하고자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물론 세속적 기준과 거리를 두고 일, 여행 등에 이야기할 때는 그 발상의 전환이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잠깐의 냉소는 간혹 나오기도 했으나 저자의 유쾌한 사유와 통찰이 의미있는 책이다. 

 이 책의 시작인밥벌이와 자존감에 대한 부분은 노동의 소외와 소비로부터의 해방을 역설한다. 백수의 당당함과 유쾌함을 요하는 지점은 각자의 상황과 가치관에 기준을 둔다면 완벽한 공감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취준(취업준비) 혹은 퇴준(퇴직준비)을 생각하는 청년들의 우울에 대해 올바른 처방을 내린다고 생각한다. 어디에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계에서 우울감을 느끼며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진심의 조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삶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관계를 것이다. 우선 가족에 대해 혈연적 유대와 집착으로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며 관계의 진정한 자유를 주는 것을 우정에서 찾는다. 특히 지성의 비전을 공유한 우정이 인생을 얼마나 가치있고 풍요롭게 하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생각나는 얼굴들에 안부를 전하며 읽었다. 동시에 나는 그들에게 어떤 친구일까를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미숙작가의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바로 공부하는 삶에 대한 강력한 제안이다. 특히 백수의 삶에서 목적없는 수단이 되지 않는 공부는 백수를 빛나게 하는 지점임이 분명하다. 공부하는 삶을 구체적으로 '감이당'의 공간에서 청년백수들과 실험하는 그의 진정성은 이 책의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어지는 청년과제나 백수의 강령도 인상적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