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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사람의 얽힌 마음
작성자 최유진 작성일 2021-11-30
작성일 2021-11-30

눈사람 자살 사건을 읽고

눈사람의 얽힌 마음

 

최소영

 

눈사람 자살 사건이라는 책 제목에서 눈사람이라는 밝고 귀여운 소재와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 정반대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두 단어의 조합이 내 흥미를 이끌었다.

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텅 빈 욕조에 혼자 누워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물에는 좀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고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다 잠이 들었다. 욕조에서는 무럭무럭 김이 피어 올랐다.’, ‘눈사람 자살 사건속 내용이다.

눈사람 자살 사건이라는 책은 이렇게 짧은 단편소설들로 전부 구성되어 있다. 짧고 간단하기만 한 내용인 것 같지만 이야기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이 책 속 이야기의 감정은 나에게 미묘하게 느껴졌고 이제까지 차갑게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물을 선택한 눈사람의 감정이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어차피 눈사람은 녹는 인생일텐데, 눈사람이 따뜻한 물을 선택했다는 것은 결국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얽히고 얽힌 듯한 눈사람의 마음. 이제까지 차갑게만 살아온 눈사람의 마음이 봄에 겨울이 녹아내리듯, 따뜻하고 포근하게 녹았으면 좋겠다.



가현중 1학년 최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