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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 속의 친할머니께
작성자 김지현(4학년) 작성일 2003-11-07
작성일 2003-11-07
   사진 속의  친할머니께
한여름 더위 때문에 아파트 동 사이로 지나다니는 것도 짜증이 났는데 신선한 가을 바람 때문인지 요즈음은 행복해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우리 아파트 108동을 지나 아파트 앞에서 야채를 파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았어요. 하루 종일 다듬은 상추 때문인지 손끝이 까만 할머니의 손이 무척 힘들어  보였어요.  그리고 아무 생각이 없이 집으로 오는데 갑자기 할머니 생각이 났어요.  얼른 집으로 와서 책장 속의 앨범을 꺼내 사진을 보니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를 하고, 얼굴이 좀 길었어요.
나도 할머니를 조금 닮은 것 같았어요. 할머니는 참 착하게 생기셨어요. 살아 계실 때의 사진 속에 야외에서 가족들과 김밥을 먹는 할머니 모습은 지금 우리 엄마처럼 다정하게 보여요. 그리고 할머니가 우리 아빠를 유난히 좋아하셨다는 엄마의 말씀을 듣고 나도 그런 사랑을 받고 싶었어요.
  그런 착한 분하고 왜 나는 할머니와 헤어졌을까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 가셨다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할아버지만 계시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쓸쓸하게 보여요.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어요. 기뻐하세요. 제가 학교 받아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게 되었어요. 별 것 아니지만 저에게는 너무 기쁜 일이에요. 제가 원래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방 가는 것을 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상을 받으면 노래방을 간다고 엄마랑 약속했어요. 할머니도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셨나요? 제가 할머니를 닮았다면 분명 할머니도 노래를 좋아하셨을 것으로 생각돼요
할머니, 우리 동생도 할머니를 보고 싶어해요. 살아서 돌아와 행복하게 살면 좋을 텐데....... 전 할머니가 친정댁에 가셔서 고조 할머니께서 따뜻하게 하려고 하다가 연탄을 너무 세게 피워서 연탄 가스를 마셔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길 듣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이번 주에 할머니 산소에 묘사를 가기로 했는데 아빠 회사에서 단체로 주왕산에 등산을 가셔서 다음주로 미루었어요. 할머니 산소에  어떻게 되었던지 가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고 죄송해요
다음에 가서 꼭 할머니를 만나 뵙고 인사드리고 잡초도 뽑아 드릴게요
              
                    -2003년 11월 4일 화요일-
                                -할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손녀 지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