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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모두 하나 되었던 수련활동
작성자 서유리 작성일 2003-07-13
작성일 2003-07-13
p.s 예전에 썼던 건데요.. 지금 올립니다..

-우리 모두 하나 되었던 수련활동-
양덕여자중학교 3학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더욱이 짧은 2박 3일의 수련회.
중학교 마지막 시절의 수련회였기 때문에, 탈도 많고, 때론 주저도 되고, 갈등도 많았다.
솔직히 처음엔 수련회 가기가 싫었었다.
우린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학업에 열중해야하고, 공부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수련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인 것도 같고, 가봤자 별로 배울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반장이니까 내가 먼저 나서서 모범을 보여야 다른 애들도 가려고 하겠지라는 사명감에서 시작해서, 배울게 있으니까 너희에게 가라고 하는 거지, 배울게 없는데 너희에게 수련회를 가라고 권유하겠느냐는 선생님의 말씀에 수련장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벚꽃이 만발하는 봄의 계절. 벚꽃과 함께 동화되어 선진리성에서 먹는 도시락의 맛이란 이 세상 어느 음식에 뒤지지 않는 일품이었다.
교관 선생님과의 만남. 예전과 다름없는 똑같은 절차를 걸쳐 이루어졌지만, 모두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분들이셨다.
수련장에서의 첫째날, 우린 지옥 속에서 허우적거렸었다.
중학교 3학년이니까 조금은 덜 힘들게 하겠지라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예상과는 달리, 아니, 오히려 어느 때보다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조명, 조 구호, 조가, 조 상징물을 정하면서 처음으로 우리반 학생들 모두가 서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고, 어깨동무한 채 앉았다 일어섰다 하면서 우리반, 아니 양덕여중 3학년 전체는 하나가 되었었다. 물론, 어깨동무한 채 앉았다 일어섰다를 400회 가량 반복하면서 우리 모두의 다리는 거의 불구에 이르러, 나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흐느적거렸었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 고통도 감수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크나큰 고통과 시련이 내게 닥쳤을 때 이겨낼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는 커녕, 바로 그 고통 앞에 무릎을 꿇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오기로 버텨냈다.
다리는 부들거리고, 속에서는 구토가 일어났지만, 내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좀더 편할려고 한다면, 옆에 있는 친구도 안 그래도 힘든데, 그 친구에게 나 하나로 인해 2배의 고통을 안겨준다는 생각에 인내하고 끝까지 싸웠다.
이렇듯, 우리 양덕여중 학생들 모두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협동하여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둘째날, 이 하루는 양덕여중 학생들의 잠재된 끼와 재능을 맘껏 발산한 하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특별히 장기자랑을 하기 위해 준비해온 학생들은 없었으나, 무대 위에서 춤추며 자신의 개성을 마구 뽐내는 친구들을 보니, 다들 춤꾼 못지 않은 실력이었으며, 당장이라도 댄서가 되도 아깝지 않을 실력이었다.
캠프파이어 시간. 우리의 꿈과 희망을 담은 불꽃이 훨훨 타올랐고, 밝은 불꽃만큼이나 무한한 우리의 가능성과 목표를 향한 열정처럼 모두들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길 두 손 모아 기도했다.
마지막날, 2박 3일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정들었던 수련장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하며, 씻는 시간 또한 정해져있으며, 취침하는 것도 교관 선생님의 허락 아래 가능한, 처음엔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아서 지키기가 너무 힘들것만 같았던 일들도 어느새 몸에 배여 당연한 것처럼만 느껴졌다.
거의 스파르타식 교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련활동. 하지만 우리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고, 단 몇 분, 몇 초만이라도, 그 순간 우리 전체는 하나 될 수 있었다.
중학교의 마지막 수련활동. 몸은 몸대로 지치고 피곤했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알차게 꽉꽉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