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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통일을 위해 기성세대들이 해야 할일
작성자 정은숙 작성일 2003-08-03
작성일 2003-08-03
통일을 위해 기성세대들이 해야 할일

얼마전 한 신문사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전쟁 휴전 협정일을 아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의 2.7%만이 한국 전쟁 휴전 협정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떠한가?
한국 전쟁 휴전 협정일은 1953년 7월 27일이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전쟁이 3년 넘는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휴전이라는 중간역에 도달한 때가 바고 7월 27일인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그 휴전 협정이 체결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다. 요즘은 몇분 몇초 간격으로 태어난 쌍둥이 조차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그런 세상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50년이라는 세월을 서로 떨어져 살아왔다. 그리고 그 50년의 세월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현 386세대 그 이전의 사람들에 불과하다. 한국 청소년들에게 분단 50년(휴전 50년)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김대중 정부 이후 햇볕 정책의 성과로 남북 교류에 조그마한 통로가 틔이기 시작했고(금강산 관광. 물론 여러가지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50년을 떨어져 지내온 가족이 꿈에 그리던 북쪽 땅, 남쪽 땅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눈물 흘리는 모습도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이 과거 보다 남북의 교류가 활성화 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나라의 허리를 끊어 놓은 저 철책선은 없어지지 않고 아직도 '휴전선'이라는 가슴 아픈 이름으로 50년의 세월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청소년에게 '휴전선'이 상징하는 것은 그저 과거일 뿐이다.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는 자신의 인생 중 가슴 아픈 한 부분일 테이지만 청소년들에게는 그저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겪었던 옛날 이야기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미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 싶다.
초/중/고등학교를 가리지 않고 여러 교과에서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찌어찌해서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하게 되었고 그러나 휴전이 되고 지금까지 왔다. 우리는 한 민족이며 앞으로 여러분(청소년)은 자라서 꼭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쇠뇌 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청소년의 눈에 비친 북한은 먹을 것이 없어서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가난한 나라이며 지구상에 유일한 공산주의 국가이고 핵무기를 보유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나쁜'나라이다.
교과서에서는 북한과 남한의 언어, 사상, 문화, 역사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 통일을 위해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 뿐 그것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정은 없다. (예를 들어 북한 말에 대해 기초적인 것을 가르킨다던가 북학 문화 이해하기와 같은...) 그저 우리는 가난한 나라 북한과의 통일을 대비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야 하고 '나쁜'나라 북한과의 통일 후 일어난 마찰을 줄이기 위해 국제 관계 및 정치적 면에서 북한 보다 우위에 놓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만 이야기 한다.
휴전 협정일이 언제인지 알지 못하고 심지어 어느 설문조사의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6.25 전쟁이 누구와 누구의 싸움인지 조차 알지 못하는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지난 50년은 국사 교과서 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 '과거'일뿐 '현재'나 '미래'가 되지는 못한다.
분단 50년(휴전 50년), 오늘도 시성 세대들은 청소년에게 '너희가 통일의 주역이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한가지 잊고 있는게 있다. 기성세대들의 주장엔 그 주장을 현실로 이끌기 위한 어떤 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 사회가 폐쇄 사회라는 제한 요소가 있긴 하지만, 기성세대들의 진정으로 통일을 바란다면 북한에 대한 왜곡된 모습들이 아닌 제대로 된 모습을 알리고 통일 한국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가르치다. 그리항뎌 분단이 과거의 일에 불과하고 통일이 기성세대의 일에 분과하다고 여기는 총소년들에게 진정한 통일의 필요성을 인식시키자.



고등학교 3학년 정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