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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강아지
작성자 김영우 작성일 2003-07-13
작성일 2003-07-13
2003년 7월 13일 일요일 날씨 : 비 좀 그쳤으면 좋겠다.

일기 주제 : 강아지
와~! 드디어 내게도 강아지가 생겼다. 내가 그토록 기르고 싶어했던 귀여운 강아지가 말이다. 비록 애완견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
점심을 먹고 나서 독후감을 쓰고 있는데, 큰 이모부께서 내가 좋아하는 강아지를 안고 오셨다. 종류는 '발발이'라고 불리는 개인데, 아마도 순수혈통이 아닌 잡종견인 듯 싶다. 큰 이모부는 순수혈통견이라고 우겨대셨지만, 아빠와 나는 믿지 않았다. 잡종견이면 어때? 귀엽고 사랑스러우면 그만이지.

그런데 하필이면 이름이 발발이가 뭔가? 아마 다리가 짧아서 발발이라고 부르나 보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자세히 살펴보니 이 강아지는 무척 귀여웠다. 초롱초롱한 눈하며, 윤기 나는 털, 작은 발에 앙증맞게 달려 있는 작은 발톱, 작은 꼬리...... 정말 내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이마에 있는 하트♡모양의 흰색 무늬는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그 무늬를 따서 '하트'라고 이름을 지어주려다가, 내가 그전부터 강아지가 생기면 부르려고 지어둔 '뭉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내가 "뭉치야!"라고 이름을 불러주자, 마치 제 이름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눈을 깜박거린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 어른 손바닥만한 고양이도 우유 한 병을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우는데, 뭉치는 우유를 먹지 않는 것이다. 우유를 손가락에 찍어서 입에 대주면 조금 핥아먹는 시늉만 하다가 머리를 파묻고 그냥 엎드려버린다. 그리고는 계속 잠만 잔다. 그래서 아기 젖병을 제일 작은 것으로 사와서 우유를 넣어 먹여봤지만, 그래도 먹지 않는다. 정말 걱정스럽다.
그나마 저녁 무렵에 잠자다 깨어선, 조금 우유를 먹어서 겨우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자꾸 하품만 하고 잠만 자려고 드는 것이 좀 수상하다. 갑자기 엄마와 떨어져서 그러는 것일까? 아직 갓난아기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내일도 우유를 안 먹으면 동물병원에 데려가 봐야겠다.

나는 책을 읽다말고 우리 뭉치가 다 자란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얼굴은 진돗개처럼 용맹스럽고 몸은 삽살개 정도로 커진 뭉치를 말이다. 물론 풍성한 털도 없고 다리는 짤막해서 별로 볼품은 없겠지만, 그래도 무척 사랑스러울 것 같다. 엄마아빠는 3주일 정도 지나 방학 때쯤 되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난리를 칠 거라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계신다. 난 좋기만 한데 괜히 그러시는 것 같다.
나는 유치원 때 키우던 '짱구'를 보내고 나서 이번에 두 번째로 강아지를 키운다. 짱구를 할아버지께 보내드렸을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슬펐던지!
이 뭉치만큼은 끝까지 잘 키우고 훈련시켜서 멋진 명견으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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