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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후시딘
작성자 노다인 작성일 2003-07-07
작성일 2003-07-07
후시딘 ! 그 작은 연고 하나가 내 가슴의 그렇게 큰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비오던 어느 날. 친구를 잃은 가슴에 멍이들어 허우적 되고 있을때 쯤.
"진희야 ! 오늘은 방에서 뛰어다니지 말거라 !" 하는 아줌마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 아줌마는 내 상처가 뭔지 알고 있었다. 친구가 뭔지 꼬마아이의
자유까지 빼앗다니. 나는 미안한 마음에 쥐죽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후, 아줌마의 노크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물자국을 훔치며 작은소리로
말했다. `들어오세요..` 문이 확 열리더니 구수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아줌마께서 굶주리고 있던 내게 음식을 하신 것 이다. 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된장냄비를 받았다. 그리고는 헐떡헐떡 개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아줌마는 그런 나의 모습이 어떠했을까 ? 얼마나 지났을까 조심스러운 목소리
가 내 귓가로 향했다. "저 학생.. 이젠 잊어야지 음 ? 이런다고 떠난사람이
돌아오기라도 하나 ?"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내마음을 나도 가라앉일 수
없을 만큼. 아줌마는 내 생각을 알아챘는지 금세 냄비를 들고 나가버렸다.
그날 이후. 난 폐인 처럼 굳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노크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아줌마가 아닌 꼬마아이 였다. 나는 또 무슨말을 하려고 하고 걱정
했지만 꼬마아이가 듣고 온것은 정말 찡한 한마디 였다. "우리엄마가요. 언닌
친구를 잃어버려서 가슴에 상처가 났대요. 그래선데요. 후시딘 이거 바르면
나을 거예요." 그 한마디에 코등이 사이다를 마신 것 처럼 쏴 했다.
눈물로 지낸 지난 날들을 기억하며 후시딘 한통을 받아들었다. 난 생각했다.
떠난친구 때문에 다신 울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