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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수학여행을 다여와서
작성자 전이슬 작성일 2003-06-16
작성일 2003-06-16
중학교에 올라와서 가는 첫 수학여행인 만큼 다른 아이들의 가슴은 두근거리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내 가슴은 그다지 두근거리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이 한 순간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수학여행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랬다. 난 단순히 놀러 가는 생각만 하고 있었지 학습이란 자체를 잊고 있었고 선생님의 그 말씀이 내 생각에 변화를 준 것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왠지 내 가슴은 두근거렸고 순간 나는 그 곳에서 친구들과 서로 도와주며 마음을 넓혀서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내가 되어 돌아온다면 정말 교훈이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않고 수학여행의 첫 목적지인 마이산을 올랐다. 처음에는 짜증이 났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고 나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데에도 꽤 좋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의 이유는 내 성격이 인자하지 않고 마음을 넓게 쓸 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모르기보다는 실천을 하지 않았고 이런 나에게 산을 오른다는 것은 좋은 도움이 되는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이렇듯 첫 목적지인 마이산은 나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마음을 넓게 써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해를 못 할일이 있었다. 바로 외도에 간 일 때문이다.
한 번 가 본적이 있는 외도는 정말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희귀한 섬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이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외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함과 정교함을 뽐내는 섬이다. 그런데 우리가 외도에 간 그 날 비가 와서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출항 시간까지 젖은 옷으로 배를 기다려야 했으니 인내심이 저 멀리 떠나 버린 것이다. 그래도 그 시간에 가지 못했으면 구경을 못 갔다고 하니 운이 좋은 일 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축축히 젖은 옷과 신발을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기 때문에 넓은 내 마음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우리는 대우조선소의 설명을 듣고 나는 그 설명을 듣자마자 밀려오는 피곤함 때문인지 버스 안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그날 저녁 숙소에서의 레크레이션에서는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을 잊고 잠시나마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부모님에 대한 죄송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울지 않았다. 강해 보이고 싶었고 또한 울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내 옆에는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내가 웃으면서 그 아이를 달래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용기를 갖고 희망을 갖고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울지 않았다. 그날만큼은...
오늘은 수학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인만큼 우리는 빠르게 밥을 먹고 숙소를 깨끗이 치운 다음 부곡하와이 안에 있는 놀이기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놀이기구 하나 타지 않은 채 몇몇 아이들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멀미가 심한 나는 그런 놀이기구를 탔다가는...
그렇게 부곡에서의 마지막시간을 마치고 우리는 마지막 목적지인 해인사에 들렸다.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하지만 우리가 가 보았을 때는 결코 팔만대장경을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좀 한편으로 서운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인사에서의 서운함과 놀라움을 접으며 내려오는 길 난 너무나 마지막날을 무의미하게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무의미했다는 것은 결국 내가 도전정신을 갖지 못 했다는 것에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보았기에 한편으로 위로가 되었고 다음번 에는 도전정신을 갖고 꼭 이런 후회가 남는 날을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두근거리던 수학여행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