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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저 하늘에는...
작성자 권은별 작성일 2003-06-14
작성일 2003-06-14
들레.. 민들레.. 내 친구다..
들레의 해맑은 웃음과 깊이 패인 보조개를보면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는데..
지금은 못본다..  저 하늘에.. 저 하늘에..  치사하게 먼저 가버렸다.
같은날.. 분명 같은날.. 생일이랑 같은날..  그날이었다.  그날..
정말 그날은 안그래도 예븐 들레가 더욱더 예뻤다. 예쁘게 가고 싶었던걸까?
"하늘아.."
서준이다.. 서준이는 나보다 들레를 더 그리워 할것이다.  
들레를 좋아했는데..  난 서준이를 서준이는 들레를.. 우린 삼각관계였다.
그땐 들레가 얼마나 미웠는지..   미안하다..
"왜?"
아무래도 내가 창문밖을 보면서 들레생각을 한걸 아는걸까?
"응.. 저기.. 하늘아.  내일 내 생일이야."
"그래?"
"으,응..  그래서 내..내일 초대하고 시..퍼..."
"으응.."
"2시.."
"알았어.. 갈께.."
"서..선..선물은 필요 없어.."
"아냐. 선물 가져갈꺼야.."
"마음데로 해..  근데.. 선물은 필요 ..없으니까 꼭와."
"응.."
"내일 두시.. 우리집은 알지?"
"그럼.."
들레생각을 하느라고 서준이의 생일은 깜박하고 있었다.
매년마다 꼬박꼬박 챙겼었는데.. 잊지않고 챙겼었는데..  이번만은 아니다.
들레생일이 꼭 한달이 지나면 서준이 생일이라는걸 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들레가 떠나버린지도 한달이 지났구나..
들레네 엄만.. 요즘 소식이 없다.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들었는데..
들레의 단짝으로써 찾아가보지도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걱정하고 있다,
"정하늘.. 수업시간 30초 전이다.. 선생님 곧있으면 오실꺼야."
친구의 말에 얼른 자리에 앉았지만 도무지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날.. 난 아침부터 하늘을 보며 들레에게 인사를 했다.
"야 ! 민들레.. 오늘 서준이 생일인거 알지? 내가 니 마음까지 다 전해줄께,
그리구.. 들레야..  오늘도 나 지켜봐줘.."
세수를 하고 밥을먹고 머리를 빛고.. 가방을 맨뒤 집을 나왔다.
"동산위에..  올라서서.."
노래를 잘하는 들레가 동요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노래..
하늘나라 동화..  저절로 흥얼거려졌다. 들레야..
정말 하늘나라에서는 선녀님과 천사님이 있니?..  
이제 마음에 그리는게 아니라 직접 볼수 있겠구나..
보려면 같이 보지...
노래를 부르다 보니 또 들레생각에 목이 매었다.. 왜 내가 이노래를 부른거야.
"어! 하늘아 같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여울이와 정연이..
들레 다음으로 내겐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다.
"응.."
"너 또 들레생각 했지?  얼굴 꼬락서니가 그게 뭐야.. 눈물자국.."
얼른 고게를 숙였다.
"이제 그만 잊어버려.. 들레는 하늘에서 행복할꺼야.."
"..."
"알았지?  잊어버려.."
정연이는 내 생각에 하는 말이었을텐데.. 난 화를내고 말았다.
"싫어.. 난 못잊어.. 너희들은 들레를 잊을지 모르지만 난 못잊어 .. 절대.
죽어서 들레를 만날때까지 계속 들레만 생각할꺼야..   난 들레 친구야. 너희들 같이 죽으면 잊는 그런 친구가 아냐..  넌 들레의 좋은친구가 아냐."
내 말에 정연이는 기분이 상했는지 그냥 가버렸다.
"야.. 오정연."
여울이도 정연이를 따라갔다.  나와 들레만큼.. 여울이와 정연이도 단짝이니까.
그래서일까?   둘을보면 질투가 난다.. 둘은 저리 가라 할정도로 친한 들레와 나였는데.. 여울이와 정연이.. 그래서일까? 같이 어울릴수 없는것은..
그렇게 시간이 지나 2시가 됬다. 내가 잘못한걸 알면서도 난 정연이에게 사과를 할수 없었다. 서준이의 생일파티에서도 정연이는 내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왜태어났니?... 왜태어났니!! 밥값도 못하면서 왜태어났니."
여울이와 찬규 정연이의 선물 포장은 모두 분홍색 하트무늬.. 같은 문구점에서 샀다는걸 알수 있었다.
난 내손으로 포장했다.  파란색 반짝이 포장지.. 들레는 이 포장지를 참 좋아했다.  포장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들레의 마음을 서준이에게  전하기 위해 이 포장지를 선택했다.
"선물 뜯어봐."
"싫어.. 너네들 가면.. 그러면 뜯을께."
"내껀 맘에 들껄?"
찬규와 태왕이는 서로 자기선물이 좋다고 싸운다..
하지만 그 누구의 비싼 선물보다 내 선물이 서준이에게는 맘에 들것이란걸 안다
난 들레의 마음도 전했다.  서준이가 좋아했던 들레의 마음을..
하트모양의 액자와 들레의 사진이 내 선물이다.
그리고 정성껏쓴 편지.. 과연 들레의 마음과 내 마음을 동시에 전할수 있었을까
서준이와 어울려 다니는 민기,해완,선재,을영,현수는 서준이의 집에 많이 와봤기 때문에 다른 애들이 서준이의 방을 구경하는 동안 컴퓨터에 매달려 있다.
몇 남자애들과 여자애들 둘도 컴퓨터 게임을 참견하는 바람에 컴퓨터 화면이 아예 안보일정도였다.
아이들이 모두 간후.. 서준이가 몰래 날 불렀다.
"왜?"
"저기.. 와줘서 고마워.."
"나만왔니?"
"그건 아니지만.. 그게.. 넌 꼭 왔으면 했거든."
"치.. 내가 온다고 했잖아."
"너한테 할말이 있어서.."
"뭔데..?"
"들레.."
"들레 얘기구나! 들을준비 됬어.. "
"나 들레 좋아했던거 알지?"
"응.. 아주 잘알어.."
"그래..   근데 들렌 나에게 대답을 주지 않았어.. 넌 아니?"
".... 내겐 말 했어.."
"그래? 말해줘..   들레도 날 좋아 했었니?"
"그게.. 아니."
"...그랬구나. 알았어.."
"그래도 조금은 .."
"날 위로하려고 하지마!"
"그래.."
"잘가.."
"..응.. 내일 학교에서 봐."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의 서준이는 아주 슬퍼보였다.
'사실데로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난 너무 솔직해서 탈이야.. 때론 좋은 거짓말도 필요한데..'
수업이 시작했지만 오늘은 들레때문이 아니라 서준이 떄문에 집중이 안됬다.
모범생인 서준이도 수업에 집중이 안되는것 같았다.
쉬는시간.
"정연아.'
서준이의 짝궁인 정연이에게 말을 걸어 보려고 했지만 정연이는 아직도 토라져 있었다.
"미안해.."
드디어 사과를 했다.
"그래.. 난 니가 사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맞아.. 말한순간 후회가 됬지만 사과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
"..."
"내가 요즘 너하구 여울이를 질투하고 있는거 아니?.. 들레가 다시 살아났으면"
"다시한번 충고할께.. 잊어버려..   너가 생각할께 얼마나 많은데 들레생각만 하는거야..!! "
"그래. 노력해 보겠지만 난 그게 배신일것 같애.."
"아냐.. 그건 배신이 아냐.."
"그래.. 근데 요즘 서준이 어때?"
"글쎄.. 항상 밝던애가 들레가 하늘에 간뒤부터 우울해 보이더니 그게 더 심해졌어.. 바로 어제부터.  이상하단말야.."
"그래.."
"근데 하늘아.."
"응? 왜??"
"요즘 서준이도 이상하지만 너도 이상해.. 들레가 사람을 이렇게 만들다니.."
피식..  난 웃었다. 좋아서 웃는것도 싫어서 웃는것도 아닌 그냥 웃음...
"너 몰랐어? 들레하구 나하구 서준이하구 삼각관계였는데.. 깨졌잖아."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거기까지 말하고 내자리로 돌아와버렸다.
정연이는 내자리로 오려고 했지만 그때 고맙게도 수업종이 울렸다.
정연이는 수업중에도 나를 홀깃홀깃 쳐다보는것 같았다.
난 정연이를 신경쓰지 않으려고 더욱더 수업에 집중했다.
점심시간..  
"하늘아.."
예상했듯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정연이가 내게왔다.
"무슨소리야? 삼각관계?"
"...."
"아니.. 그럼 너가 최서준을 좋아했던거야?"
"응.. "
"그래,그럼 이제 서준이한테 접근해봐.."
"싫어. 그리고 접근이 뭐야.."
"푸하하..  야.. 정하늘.. 너 그렇게 안봤는데.. 그런면도 있었구나."
"소문내지마."
"나 입 무거운거 알지? 여울이.. 아니 엄마한테도 말 안해."
"그래.. 비밀이야."
"그래.."
정연이에게 말을하니 조금이라도 속이 시원해졌다.
"하늘아.."
"여울아. 왜?"
"정연이한테 사과했어?"
"응.."
"잘했어.."
"..."
"근데 둘이 무슨예기를 그렇게 한거야?"
"미안하다고.."
"아.. 그래.."
"여울아.. "
"왜?"
"내일밤에. 우리집에서 잘래? 정연이랑.."
"그럴까? 난 될꺼야.. 엄마한테 물어보고.."
"그래.."
"정연이한테 말했어?"
"아니.."
"말해야지.."
"너희 엄마한테는 허락 받았어?"
"내일밤은 나밖에 없어.."
"왜에?"
"언니는 수학여행갔구. 들이는 보이스카웃에서 어디 갔구.. 아빤 출장갔구..
엄만.. 외갓집에 갔어.. 그래서 전화로 허락 받았어.."
"아.."
"어차피 내일은 토요일이구 하룻밤 자면 일요일이니까.."
"맞어.."
그리고 정연이와 여울이는 다음날 나와 같이 자게됬다.
"정연아, 너는 바다언니 침대써.."
"땡큐.."
"그리구 여울이는.. 들이침대써.."
"들이방은 떨어져있잖아."
"우리 공부방 자는방 따로따로야.."
"그래? 그럼 들이랑 같이자?"
"침대가 다르잖아.."
"우리 밤하늘보자.. 오늘 보름달뜨는 날이잖아."
"그래."
우린 베란다에 나갔다.
"너희 베란다 되게좋다."
"내가 밤하늘을 많이봐서 베란다는 거의 내꺼야.. 다 내가 꾸몄어."
"진짜?"
"그래.."
"이야.. 달 진짜 동그랗다."
"푸푸.. 누가 보름달 아니랄까봐.."
정연이와 여울이는 오렌만에 보는 달에 푹 빠진것 같았다.
하지만 난 보름달이 신기하지않다. 들레가 죽은뒤 난 보름달을 두번봤다.
들레가 죽고 몇일후.. 그리고 오늘....
달을보고 빈다..   "달님.. 우리 민들레.. 하늘에서 잘 있게 해주세요.."
"달님.. 우리 민들레.. 잘 보살펴줘요.."
"씯고자자.."
정연이는 준비해온 잠옷을 입었다.
흰색 바탕에 분홍생 점이 찍혀있는 잠옷..
여울이는 치마였다. 뒤에 토끼 세마리가 그려져있었다.
자려고 하면서도 난 하늘을 보았다.
"저 하늘에는 들레가 있어.. 들레야.. 서준이.. 아직도 너 좋아하나봐.. 왠만하면 그 맘 받아줘라.. 서준이 꿈에 나타나서.. 이왕이면 내꿈에도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구 저 하늘에서 행복해야되..  이 땅에서는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하늘에서는 영원히 행복해야되..  오늘은 정연이와 여울이랑 잠을자..
우린 자주 같이 잤는데 ..
너희집에서 자고 우리집에서 자구..
오늘부터 나 너 그리워하지 않을꺼야.. 너는 너데로 행복하니까..  나만 불행하면 억울하잖아.. 우리 행복하다가 내가 너를 찾아가면 그때.. 그때 우리 다시 만나자.. "
내 말을 조용히 듣던 여울이와 정연이는 내 어깨에 손을 얹어주며 말했다.
"저 하늘에는 들레가 너를 보며 웃고있어.. 보조게가 움푹파였어.."
"그래 맞어... 저 하늘에는 들레가 있어.. 들레는 이렇게 말할꺼야.. 저 땅에는 하늘이가 있어.. 넌 고게를 들면 보이고 들레는 고개를 숙이면 보이는거야..  이제부터 그리워하지마. 나중에 만날껀데 뭘.."
"그래.. 알았어. 저 하늘에는 들레가 자려고 할꺼야.. 귀찮게 하지말고 나도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