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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군자중 3-5 32번 이아름] 아홉살 인생을 읽고..
작성자 도레미_♬ 작성일 2003-05-31
작성일 2003-05-31
  아홉살 인생을 읽고...

내가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언니가 베스트 셀러라며
아홉살 인생을 사왔을 때이다.
그 때 나는 뭐하러 이런 책을 사왔느냐고 했었다.
그리고 이번 국어 숙제로 인해 억지로 읽게 된 아홉살 인생은
뭐하러 이런 책을 사왔냐고 물어봤던 내 말을 쏙 들어가게 해놓았다.
매일 만화책이나 판타지만 접하던 나에게 이런 느낌을 준건 이 소설이
처음인 것 같다.

책을 펴면서 제일 처음 본 차례에서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세상을 느낄 나이, 여자의 마음, 사랑이란 귀찮은 것, 이별이 슬픈 까닭 등의
제목을 보며 아홉살 짜리 아이의 인생이야기 일텐데 무슨 내용이길래
이런 제목인지 웃음이 나왔다.

주인공 여민이는 가난한 산동네 맨꼭대기로 이사오게 된다.
이곳 산동네에서 진실한 거짓말쟁이 기종이를 만나고
골방에 갇혀 꿈을 꾸던 골방철학자, 골방철학자가 편지를 전해달라고 했던
예쁜 윤희누나, 주정뱅이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했던 산동네 대빵인 검은제비,
토굴할매, 풍뎅이영감 등을 만난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는 도도하지만 사랑스러운 허영쟁이 우림이를 만나고
우림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도 느낀다.
또,아이들을 무지막지하게 패던 월급기계인 담임도 만난다.
여민이 주위에는 온통 특이한 사람들 뿐이다.
그리고 산동네 사람들은 '속물'인 듯하지만 정이 넘치고 따뜻한 사람들이다.

중간 뒷부분부터 이별은 갑작스레 산동네에 몰려들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토굴할매의 쓸쓸한 죽음...
모두가 꺼려하는 일을 나서서 한다는 점에서
여민이의 아버지가 참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검은 제비는 오학년 밖에 안되었는데도 공장에 취직을 해
돈을 번다며 대빵자리를 여민이에게 물려주고 산동네를 떠난다.
어른이 되면 죽여버린다던 주정뱅이 아버지는 어른이 되기도 전에
죽어 버린 것이다.
검은 제비는 말로는 죽였어야 했는데 하지만 마음 속으로 매우
슬펐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을뿐..
이별은 끊임없이 계속 되었다.
어느 날 골방철학자는 먼곳으로 떠난다며 쓸쓸히 웃고는 예쁜누나 윤희에게
안부 전해 달라며 시를 가르쳐 주곤 자기는 외계인이라며 숲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골방철학자는 다음날 아침 숲 속에서 나무에 목을 매단 시체로 발견
된다.
그리고 절친했던 기종이도 외팔이 하상사와 결혼한 누나와 함께
이사를 가버린다.
기종이는 아홉살 여민이에게 진실 이상의 것들을 가르쳐준 순 거짓말쟁이였다.
그렇게 슬픈 이별은 한꺼번에 지나갔다.

여민이는 우림이와 티격태격 하면서도 잘 지냈고
어느 새 겨울방학이 시작되었고, 산동네에도 지겨운 겨울이 오고
그리고 새해가 지나자 여민이는 열 살이 되고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점점 이 이야기의 매료되어 가고 있었다.
아홉살은 어린나이 이면서도 여민이는 어리지 않다.
여민이는 가난이 어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때론 아이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때론 나이에 맞지 않는 조숙한? 느낌도 들
었다.
아홉살은 결코 어리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마지막 '책 뒤에 '를 읽으며
「도달점에 닿는 순간, 그건 곧 출발점이 되고 마니까.
그래서 우리네 인생은 중단 없이 쭈욱 진행되는 과정일 뿐인 것이다.」
작가의 이 말이 어쩐지 마음에 와 닿았다.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아홉살 인생..
아홉살짜리 아이의 삶의 이야기가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실어주고 있다.

  

-횡설수설해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