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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노인과 바다를 읽고
작성자 김성범 작성일 2003-05-15
작성일 2003-05-15
세상은 바다의 거센 풍랑과도 같다. 우리들은 태풍에 휘말리지 않고 돛을 곧추 세우고 목표점에 다가가 닻을 내려야 한다.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읽었으리라 생각되는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내가 받은 느낌이다.
이 작품은 고달픈 삶 속에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얼마나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해 주었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 및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한 몸에 받았던 작가이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으로 잘 알려진 그는 낚시와 사냥에 조예가  깊었던 부친 밑에서 성장한 까닭에 그런 환경의 영향을 작품에 많이 반영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본인 자신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였으며 낚시와 사냥에도 전문가의 수준에 있어 이른바 직접 경험에 의한 창작 활동으로 리얼리티 넘치는 명작을 남긴 작가이다 .  
주인공 '산티아고는 지금까지 평생을 고기잡이에 종사하면서도 한 번도 희망과 자신감을 잃어본 적이 없었다.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당당한 노 어부였다. 그러한 그가 84일 동안이나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여 마을 사람들로부터 무능한 어부로 외면을 받는다. 그러나 산티아고는 그 속에서도 끈기와 신념을 가지고 꿋꿋하게 생활한다.  학교생활이나 가정에서 조그마한 역경과 고달픔을 만나도 쉽게 포기하고 힘들어했던 나 자신과는 전혀 다르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마침내 85일이 되는 날, 거대한 물고기가 걸리게 된다. 이틀간의 피나는 고투 끝에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지만 도중에 상어 떼가 습격해 그 물고기를 뜯어먹고 만다. 그가 불굴의 의지로 천신만고 끝에 잡은 물고기는 이제 머리와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비록 고기를 잃었지만  불굴의 의지와 온갖 고난과 절망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용기와 신념을 잃지 않았던 노 어부의 의연한 모습은 정말 우리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산티아고는 바다에 나갈 때면 항상 바다를 세상에 비유했다. 그리고 그 바다를 사랑했다. 자연의 거센 힘에 대항하며 자연 속에서 아름답게 인간의 생명을 꽃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한 그의 참 모습은 내게 큰 감동을 주었다.
산티아고는 고난과 역경이 닥칠 때면 꿈에서 용기를 얻었다. 꿈속에서 그는 소년 시절에 본 아프리카를 상상한다. 긴 황금빛 해변, 눈이 부셔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얀 해안선, 갈색 산들의 꿈, 물에서 불어오는 황량한 냄새, 그는 밤마다 꿈속에서 똑같은 그 해안선을 헤매었다. 그것을 통해 그는 느끼며 생각하며 사는 아름다운 인생의 참 모습을 찾는다.
가까스로 잡은 고기를 상어 떼에게 빼앗기려 할 때 산티아고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작살을 상어 떼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노 어부의 지친 몸과 마음속에 더욱 크게만 느껴지는 것은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설혹 패배하더라도 희망을 갖지 않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이었다.
자연 속에서 힘껏 싸우고 괴로워하고 그러다가 죽음이라는 단어 아래 굴복되는 인간이지만 노인은 그런 운명 앞에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틀간의 밤과 낮을 망망한 대해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진정한 승리로 이끈 그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마놀린'이라는 소년과의 애정어린 사귐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산티아고가 허기진 몸으로 쓰러졌을 때 곁에서 지극히 간호했던 마놀린, 그러한 애정이 곁에 있었기에 노인은 더욱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힘든 일에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우리 세대, 노력보다는 요행을,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내세우는 우리 세대,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된다는 물질 만능의 세태 속에 사는 우리, 이런 가치관 부재의 현실 속에서 산티아고라는 늙은 어부가 보여준 삶의 아름다운 참모습은 우리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읽지 않은 분이 계신다면 꼭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