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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군자중]'아홉살 인생'을 읽고.
작성자 3635전보민 작성일 2003-05-30
작성일 2003-05-30
'아홉살 인생'을 읽고.

                                                                       3학년 6반 35번 전보민

작가는 이 아홉 살의 어린,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리지 않은 소년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이 이야기는 소년이 아홉 살이 되던 여름, 그리고 그의 가족이 산꼭대기에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찾은 바로 그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가난이라는 것은 주인공의 삶을 내리 따라다닌다.
그 것은 아버지 친구의 집에 얹혀살던 때도, 산동네에서도 가장 꼭대기인 곳에 살때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역시 그런 가난이란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는 그 가난이란 단어가 어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아홉 살을 어리다고 하였나.
아홉 살의 작은 소년에게도 어른들 못지 않은 많은 고민이 있었고 많은 번뇌가 있었다.
나의 것과 남의 것이 분류되어 있는 것도, 고아 소년을 때려줬다는 죄책감도, 도저히 그 마음을 모를 우림이라는 여자아이도, 그림 한장으로 인해 변해 버린 자신도, 그리고 다시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슬픈 이별도......
또 어른이 된다는 것도.

그의 아홉 살에는 그런 번뇌와 방황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 방황 끝에 결국 모든 것은 제자리였다.
이런 것이 바로 인생 아닐까?
누구에게나 제자리가 있다. 아무리 큰 아픔을 겪어도, 아무리 큰 슬픔을 겪어도 그 것을 극복하고 나면 너무나 허탈스러울 정도로 모든 것은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변하는게 있다면 조금 더 성숙해지는 우리 자신이랄까.

옳고 그름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이 한 청년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로 만들었는가.
나는 그 것이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무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한 인간을 미치광이로 보는 아이들의 눈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 취급하는 어른들의 눈이, 조금 특이한 것은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의 눈이 결국 골방철학자라는 인간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그가, 골방철학자가 주장하는 속물이란 것은 결국 가식된 눈으로 타인의 얼굴을 덮은 가면만을 보는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닐까.

이별이 예고를 하고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갑자기 그 자신도 모르게 찾아오는 경우는 많을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에게도 그런 이별들이 찾아온다.
토굴할매의 죽음도.
검은제비가 그렇게 원망하던 주정뱅이의 죽음도.
어른이 되러 떠나가는 검은제비도.
별나라로 떠나가겠다고 하던 골방철학자도.
그래. 주인공에게 진실 이상의 것들을 가르쳐줬다는 기종이도.
누구나가 이별 뒤에는 큰 후회를 하게 된다.
항상 곁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사람, 눈감고도 그 얼굴과 목소리를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사람.
그들이 떠나간 후에, 혹은 자기 자신이 그들을 떠난 후에 결국은 알게 된다.
힘들었던 시절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게 무엇인지.
지칠때마다 내 그림자가 되어 날 포근히 감싸 준게 누구인지.
그리고 결국 어리석게도 후회하게 된다.
왜 그들과 함께 있을때 그들의 소중함을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이렇게 그들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나타내지 못 한 건지.
이 소설에도 나왔던 것처럼 다시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기에 그들을 다시금 그리워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때, 망설이지 말고 말해야 겠다.
감싸안아 주고 싶을 때, 머뭇거리지 말고 그래야 겠다.
정말로 사랑한다는 나의 마음을 알리기 위해.
후에 어리석게 후회하지 않기 위해.

결국 사람의 인생은 누구나가 힘겨운 것이고 동시에 행복한 것이다.
나의 삶도 그렇고 남의 삶도 그렇다.
누구나가 이런, 아홉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겹게 비가 오던 여름이 가고, 그렇게 고뇌하던 가을이 가고 마지막으로 겨울이 지나가며 백여민의 아홉살은 끝이 나고 그에 따라 이 소설도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 것으로 그의 인생이 끝이 아닌 것처럼 역시 우리의 인생도 조금씩 그 굴레와 궤도를 바꿔가며 다시금- 그 아홉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작가의 말처럼 모든 도달점은 다시 시작점이 되게 된다.
내일이- 혹은 오늘이 모두에게 끝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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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구분이 안 되서 문단은 한 줄씩 띄어서 쓸게요.
이거 정말정말 열심히 쓴 거에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