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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세계를 울린 세 발의 총성'을 읽고-
작성자 김영우 작성일 2003-04-05
작성일 2003-04-05
진정한 나라 사랑이란?
-'세계를 울린 세 발의 총성'을 읽고-

나는 오늘 조금 이상한 책을 읽었다.
위인전이라고 하기엔 짤막하면서도 재미있게 엮어졌고, 동화책이라고 하기엔 딱딱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소정(김명길) 선생님께서 엮으신 ‘세계를 울린 세 발의 총성’이라는 책인데, 실제 위인들을 다룬 내용이라서 그랬나 보다. 이 책은 삼국시대의 계백 장군에서부터 일제시대의 유관순 누나까지, 여덟 분의 업적에 대하여 재미있게 엮어놓았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만 되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그런 유명한 분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위인들은 대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첫째는 다른 나라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싸우신 분들이다. 계백 장군, 이순신 장군, 강감찬 장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앞장 선 분들이다. 안중근 의사, 유관순 누나, 이상재 박사가 그렇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위인들이 포함된 유형으로서, 무지한 백성들을 깨우치거나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일생을 바친 분들이다. 아마도 녹두장군 전봉준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의 급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정승이 두고 있던 바둑판을 뒤집어버린, 아전 김수팽은 어디에 속하는 위인일까? 엄격히 말해서, 그 분을 위인으로 부르기엔 좀 부족한 것 같다. 위인의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할 지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의 여러 위인들 중에서 김수팽이라는 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다른 위인들보다 훌륭하다는 얘긴 결코 아님) 왜냐하면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말단직의 아전이 하늘과도 같은 정승의 바둑판을 뒤집어버렸다는 것은 보통 사건이 아니다. 물론 급한 업무 때문에 그랬다지만 이조 시대의 법으로 따져보았을 때, 그 행위는 목숨이 열 개라도 부족한 짓이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아전 김수팽은 자기가 맡은 일을 다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놓았단 얘기가 되는 것이다. 요즘은 찾아볼 필요조차 없겠지만, 옛날 그 시대에도 그런 분들을 찾기란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자기 업무에 목숨 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혹시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 사람, 바보 아냐? 그까짓 일 때문에 목숨을 걸게?”라고 말이다. 물론, 그 어떤 사람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생명은 아주 소중한 거니까.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목숨의 중요성이 아니라,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위인전을 많이 읽었다. 창작동화, 전래동화, 동요동시보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속의 위인들을 만나는 데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그건 나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겪은 일일 것이다.
왜? 그분들의 빛나는 업적을 배우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서? 아님, 나라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위인전을 보며 자란 아이들은 그에 버금가는 위인이 될 거라고 믿으니까? 그렇다면, 이 책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한 걸까? 글쎄...... 지금부터 그 해답을 한 번 찾아보기로 하자.

이 책에는 ‘나라를 사랑한 사람들’이란 소제목이 있다. 그것은 이 책을 엮은 소정 선생님께서 여러 위인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나라를 사랑하자’는 말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사랑하자!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수도 없이 들어온 말이다. 참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걸까?
그건 아주 간단하다. 조금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지켜야할 본분만 지키면 되는 것이다. 초등학생 신분답게 공부 열심히 하고,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웃어른을 존경하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낸다. 또한 용돈과 학용품을 아껴 쓰고, 공공질서를 잘 지키며 환경보호에 앞장선다. 그 외에도 우리가 지켜야할 것은 수 없이 많지만, 내 생각엔 이 정도만 잘 지켜도 충분한 나라사랑이 될 것 같다.

요즘은 두뇌시대다. 그리고 개인주의, 이기주의 시대다. 쉽게 말해서 머리 좋은 사람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그런 사고방식이 퍼져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부모님들이 내 자식만 공부 잘하고 내 자식만 똑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절대 그래선 안 된다. 나라사랑이라는 게 뭔가? 우리 국민 모두가 어우러져서 다 같이 잘 사는 게 나라사랑하는 길의 첫 번째 임무가 아닐까?
우리 어린이들은 미래의 주인공들이다. 우리 어린이들이 여러 위인들의 삶 속에서 훌륭한 교훈과 삶의 지혜를 배워 실천에 힘쓰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무척 밝을 것이다.
우리 모두 책을 읽자. 특히, 조금 지루하더라도 위인전을 많이 읽자. 그리고 그 분들의 삶의 지혜를 배워서 나라사랑하는 데 좀 보태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