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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지야..나 슬이야..
작성자 이슬이 작성일 2003-01-10
작성일 2003-01-10
수지야..나 슬이야

음..이렇게 적는거 니가 볼수 있음 좋겠다. 왜냐면. 이렇게라도 해야지 가끔 이런 곳 지나가는 니가 날 찾을 수 있을테니깐..

내가 전학간뒤 너 나 잊은거 아니지?

우리가 몇년 친구인데..한 일년정도 우리 편지 주고 받다가..조금 뜸해지더니..이젠 완전히 소식이 끊겼잖아. 너 보고싶어서 전에 너한테서 왔었던 편지 주소대로 찾아가니깐 니가 없더라.. 엄청 서운했어.
우리 초등학교 다닐때..내가 안경 처음썼던 날 있지? 그때 애들이 다 이상하다고 놀려서 나 울고 있었는데 그때 니가 나 위로 했었잖아. 너도 안경쓰고 있는데 조금만 지나면 괜찮다고..내가 남자애들하고 싸울때도..니가 말렸잖아. 선생님께 혼날때도 니가 같이 혼났잖아..넌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

수지야..운동회날 우리엄마 회사가서 없었을때 같이 점심먹자고 한것도 너고. 비오는날 같이 우산쓰고 가자 했던것도 너야.

있잖아 수지야..난 왜 이렇게 네가 나한테 해준 것 밖에 생각이 안날까..?
왠지 내가 너한테 해준것이 너무도 없는것같아서 미안해지기까지해..

수지야. 전에  너 우리집에 전화했을때 있잖아. 그때 나 울었던 거 알지? 니 목소리가 너무나 신기하고 우리 편지 끊어졌는데도 네가 전화해줘서 너무고마웠었어,..그런데..그렇게 울었던게 더 과거가 된거야..?
이젠 전화도 안오고..편지도 안오고..

나 무서워진다. 나 이미 니 얼굴 잊었어. 잊지 않은 게 있다면 내 일기장에 써났었던 내용하고 네 이름 뿐이야. 그래서 무서워져. 일기장에 글이 아무리 남겨져 있어도 감정이 다 사라지면..그 일기장을 읽어도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으면.. 네 이름이 수지가 맞던가..?하고 의심까지 들면..

나 어떡해..? 나 너 잊기 싫어서. 학교에서 친한친구 이름적기에서 니 학교하고 반하고 번호도 모르지만 이름난엔 언제나 네 장수지라는 이름은 꼭 적었었어. 그런데 올해는 안적었었다..널 잊은것은 아닌데. 넌 어차피 만나지도 않은데 적어서 뭐해? 하는 이런 생각에..나 못됐지 않아..? 너한테 그런생각을 했어
어차피 안보이는데..만나지도 않는데 슬슬 너 잊어도 되겠지..?하고..

나 이런생각 하기 싫은데 요즘들어 계속 들어서..정말 널 잊으면 어떻게 하고 걱정이되. 무서워..
수지야. 너도 이런생각하고 있니? 내 생각 하지? 너도 내 얼굴 잊었겠지만. 내 이름은 안 잊고 있지? 날 잊을까봐..너도 무섭지..?
하도 오래 편지를 안써서..쓰기 어려운 거라면..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수지야. 난 네 편지 받는 거 자체가 좋은 거야. 네가 편지 안써서 원망도 했지만 언제든지 다시 써주기만 한다면 그런 원망 다 잊고 맨날 웃으면서 하루 있었던 일 쓰게 될꺼야.
수지야. 내 주소는 그대로야. 이 집에서 6년이나 살았어. 주소 안바꼈어. 전화번호도 안바꼈어..연락줘.언제든지..

        아..수지야 해피 뉴 이어. 이거보든 안보든 행복한 새해 되렴.
                                       -2003년  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