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제논증의 필요성

논술법의 글에서는 명제의 논증 또는 입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소주제문이나 그것과 관련된 명제에 대하여 그것이 참되거나 바르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무릇 명제는 주장하거나 내세우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설득력이 모자라다. 아주 명확한 사실을 제시하는 경우가 아니면 명제에 대한 근거를 대주어야 한다. 앞에서 말한 설명법으로 풀이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논술법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명제일 경우에는 풀이뿐 아니라 논거 제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1)
이 나라는 무엇보다도 참다운 교육이 필요하다.
요즈음 이런 주장을 하는 이가 많다. 이 나라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필요한 것은 참다운 교육이라고 내세우는 것이다. 이 명제에 대하여 공감하는 이가 많지만 그것이 일반 대중이나 교육 당국에 좀더 강한 호소력을 발휘하려면 확고한 논증이 필요하다. 물론 설명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하겠지만, 그 필요성을 입증하는 통계자료나 어떤 믿을 만한 연구 기관의 연구 결과 또는 권위자들의 지배적인 여론 따위 논거로 뒷받침한다면 누구나 그것을 강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뒤에서 말하게 될 추론의 성립에는 더구나 명제의 논증이 필요하다. 논술의 출발점인 추론의 대전제도 명제이고 그것을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소전제도 명제이다. 논술에서 궁극적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결론도 명제이다. 다시 말하면 논술의 근거도 명제요 그것을 바탕으로 성립되는 결론도 명제인 것이다. 따라서 논술법에서는 무엇보다도 명제가 확고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누구나 그 명제들을 믿고 납득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논술의 결론이 설득력을 드러낼 수 있다.

(2)
(가) 모든 인간은 언어 능력을 가진다.
(나) 어린이도 인간이다.
(다) 그러므로 어린이도 언어 능력을 가진다.

위와 같은 추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가)이다. 곧 "모든 인간이 언어 능력을 가진다"는 명제가 성립되지 않으면 (다)의 결론 명제가 성립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 위와 같은 추론을 성립시켜서 논술을 하려면 결정적인 열쇠를 가진 명제 (가)를 입증 또는 논증하여야만 한다.

2. 쟁점 명제

위에서 (가)와 같은 것은 "쟁점(issue)"이 되는 명제라고 한다. 결론 명제의 성립에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쟁점 명제는 반드시 확고히 논증하여 성립시켜야 한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쟁점 명제가 두 가지가 되는 경우이다.

(3)
(가) 사고력을 기르려면 글을 써야 한다.
(나) 우리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다) 그러므로 우리는 글을 써야 한다.

(가)와 (나)를 전제로 삼아 (다)의 결론을 이끌어 낸 경우이다. 여기서 (가)와 (나)는 (다)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반드시 성립되어야 할 명제이다. 이런 명제는 전제임과 동시에 쟁점을 이룬다. 곧 이 두 명제는 그것이 성립되지 않으면 결론을 타당하게 이끌어 내지 못하는 쟁점 명제이다. 가령, (가)가 성립되지 못하면 (나)가 성립되더라도 (다)는 이끌어내지 못한다. 사고력을 기르는 데는 딴 방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나)가 성립되지 못해도 (다)는 타당한 결론이 못 된다. 우리가 사고력을 기를 필요성이 없다면 글짓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추론이 성립되려면 쟁점을 나타내는 두 명제가 성립됨을 증명하는 일이 필수 과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