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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는 아들에게
작성자 이성곤 엄마 작성일 2003-03-19
작성일 2003-03-19
엄마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성곤이는 수업중이겠구나.
성곤이 교실은 신관에 있고 컴퓨터실은 본관에 있으니까
급식하고 난 후, 잠깐 볼 수 있으려나?

어제 저녁, 너의 일기를 보면서 갑자기 예전 일들이 생각나더구나.
공부하러 오는 누나들때문에 이제서야 시간을 내게 되었단다.
엄마는 이 시간이 제일 한가한 시간이거든.

'2001 부산 정보통신 과학축전'때는 집에서 늦게 출발했던 탓에 시간에 쫓겨
관람을 할 수 밖에 없었지. 설상가상으로 왜그리 관람객이 많았던지...
시간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여러번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너무 많이 울었었지.
그 때문에 엄마의 미안함이 도리어 화로 돌변하게 되었던 거야.
그 땐, 정말 미안했어.

'2002 대구 수학, 과학 체험전'때는 지난번의 경험을 교훈삼아 일찍 서둘러
출발했기에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었지.
중간중간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기는 했어도 끝까지 잘 참아내더구나.
이미 중학과정을 마친 너에게 있어 수학부문은 별반 새로울 것이 없었겠지만
그래도 수학이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되는지 볼 수 있었던 드문 기회였어.
역시 과학부문은 대단했었지?
도우미 누나들의 설명도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도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여럿 있었던 것이 좋았다고 했었던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체험활동은 즐거운 활동이란다.
그날, 아빠, 엄마도 무척 재미있었단다.  

이번에 다녀 온 '인체의 신비전'은 엄마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전시회였어.
워낙 유명한 전시라 부산지역 학생들의 단체관람 확률이 높을 것이고 게다가
일반 관람객까지 감안한다면 제대로 관람하기는 곤란하겠다고 판단했단다.
'당연히 공휴일이나 주말은 피해야 되겠고 그렇다면 언제가 적당할까?'
나름대로 고민한 결과, 아직은 신학기 중이라 단체관람 확률이 낮을 것이니
20일 전후가 적당하다고 여겼고, 선생님의 허락이 필요하므로 편지를 쓰게
된 것이란다. 엄마의 예상은 적중해서 여유있는 관람이 되었지?

아빠, 엄마는 성곤이의 의젓한 관람태도에 감동했어.
만지고 싶은 충동을 끝까지 참은 점, 나이드신 분들이 우선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약간 자리를 피했다가 여유있게 관람을 한 점,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세세하게 관람하는 태도, 다리가 많이 아팠을텐데도 불평하지 않은 점...
너무 칭찬할 것이 많구나!!

성곤이가 그랬었지.
4학년이 되면 좀 더 의젓한 어린이가 되겠다고.
정말, 의젓한 어린이가 되었구나. 정말 고맙다.
아빠, 엄마는 그 무엇보다도
성곤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낸단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거라.
                                          
                                          2003. 3. 19
                                   성곤이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