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초등3~4

권장도서

왕도둑 호첸플로츠 1,2,3

지은이
플로이슬러
출판사
비룡소
페이지수
156
대상
호첸플로츠는 경찰도 못잡는 소문난 왕도둑이다. 왕도둑이 하루는 소년 카스페를 할머니댁에서 커피콩 가는 기계를 훔쳐가자 카스페를과 그의 친구 재펠이 잡으러 나선다. 둘은 왕도둑에게 잡혀 위험에 처해지기도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왕도둑을 잡는다. 그러나 어렵게 잡은 왕도둑을 경감님은 놓치고 마는데, 새 삶을 살게 되는 왕도둑의 이야기가 3권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엮어져 있다. 미디어 서평 후춧가루가 장전된 총과 칼 일곱 자루를 허리띠에 매달고 다니는 도둑 호첸플로츠. 커다란 매부리코에 꺼벙한 눈, 덥수룩한 산적 수염, 다짜고짜 "그거 이리 내놔”라고 소리치는, 왠지 모자란 듯 보이는 도둑이다. 하지만 그를 우습게 보지 말라. 36년 전 세상에 나와 수백만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훔친 `왕도둑`이니까. 62년 독일에서 첫 출간된 이래 세계 25개국에서 4백80만 부가 팔렸다. 보헤미아 출신 동화작가인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가 39세에 쓴 이 책은 꽉 짜인 스토리와 매력적인 등장인물, 폭죽 터지는 축제 같은 해피엔딩이 돋보이는 대표작이다. 작가는 호첸플로츠를 꺼벙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풍기면서도 행동으로는 항상 남을 괴롭히는 흉악하고 교활한 도둑으로 그려낸다. 그래서인지 이 왕도둑이 빼앗아간 할머니의 커피콩 가는 기계를 찾아 나선 소년 카스페를의 용기와 재치 넘치는 활약이 더욱 신난다. <동아일보 98/12/29 이기홍 기자> 앞뜰에서 피라는 꽃은 안 피고 멀대같이 키만 크는 창포를 노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골목어귀에서부터 차창 밖으로 소리 지르며 오는 아이들, 영태와 그 일당이다. 4년 동안이나 꾸준히 유쾌하게 드나드는 아이들이다. 한곳에서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작은아이들은 30분쯤, 큰아이들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안팎이다. 고로 이 아이들의 책방 나들이 일정이 나온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조용히 책보기, 그 다음부터는 종횡무진 쏘다니기. 이때부터 주위가 시끌시끌 정신이 없지만 그 특유의 씩씩함과 유쾌함 때문에 보는 게 즐겁다. 물론 놀 때는 가차없이 밖으로 쫓겨나지만. 영태에게 좋아하는 책을 꼽으라고 했더니 주저없이 <왕도둑 호첸플로츠>를 고른다. 어느 정도 좋아하냐 하면 읽은 지 꽤 되었을 텐테 앉은 자리에서 호첸플로츠의 무기인 후춧가루 총, 단도 일곱자루, 언월도를 쓱쓱 그려낼 정도다. 어리숙한 도둑 호첸플로츠 이야기는 유쾌하고 즐겁다. 하루는 왕도둑이 나타나 카스페를네 할머니의 커피기계를 훔쳐간다. 이에 해결사로 나서는 카스페를과 제펠. 두 소년은 재치있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이에 반해 어른들의 모습은 어수선하고 우스꽝스럽다. 권위를 내세우는 딤펠모저 경위는 실제 도둑 체포엔 젬병이었고, 또 할머니를 비롯한 어른들은 한 번 도둑은 영원한 도둑이라는 생각을 놓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두 소년은 보이는 그대로 믿어주고 사건 해결을 위하여 용기와 꾀를 낸다. 호첸플로츠 이야기처럼 유쾌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어찌하든 간에 재미있게 보는 책으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있다. 몇 년 전엔가 한 손님이 재미있는 책을 골라달라고 하기에 이 책을 권하였다. 그런데 눈살을 찌푸리며 싫다고 했다. 예의 바르고 고분고분한 전통 가치에 충실한 주인공을 생각했다면 그 손님의 선택이 옳다. 삐삐 롱스타킹은 절대로 그런 여자아이가 아니니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하기, 눈치코치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기, 어른들 이야기에 끈질기게 끼어들기… 정말 어른들이 싫어할 짓만 일부러 골라하는 것 같은 아이이다. 어른들이 내세우는 가르침과 권위에 콧방귀 뀌고, 규칙에 얽매인 따분한 일상을 내던져 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삐삐는 자유롭고 당당하다. 호첸플로츠와 삐삐처럼 여름날 더위도 쫓을 겸 유머 있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또 있다. 로알드 달이 쓴 작품들이다. 어머니 몇 분이 그의 책 한 권을 읽고서 나온 첫마디가 "이거 완전 컬트 동화잖아!"였다. 그의 작품을 꺼리는 어머니도 몇 분 있었다. 하지만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봐 자신을 기사로 착각한 돈키호테는 아주 특수한 경우일 테니 우리 아이들을 믿어봄이 어떨까? <중앙일보 02/07/20 정병규('동화나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