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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로테와 루이제

지은이
에리히 캐스트너/김서정역
출판사
시공주니어
페이지수
232
대상
초등 4
쌍둥이 자매인 로테와 루이제는 서로 자신이 쌍둥이란 사실을 모르고 자란다. 엄마 아빠는 두 사람이 어렸을 때 이혼을 해서 서로 떨어져 살았기 때문이다. 어느날 로테와 루이제는 캠프에서 우연히 만나고 캠프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 서로 집을 바꾸어서 돌아간다. 미디어 서평 어린이 시각에서 바라본 이혼 어른들에게는 이제 결혼도 이혼도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이혼이나 재혼은 절대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다수의 부모들은 이혼이나 재혼 결정에 있어서 아이들 의사를 묻지 않는다. 이런 상황의 부당함에 대해서 말하는 어린이 문학작품은 우리나라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부분, 어린이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가 섞여있고 작가가 말하려는 바가 뚜렷하지 않아 답답하다. 이러한 상황에 참고할만한 작품이 있다. 에리히 캐스트너는 어른들의 이기주의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과 아이들에 대한 냉정한 사랑, 어른과 아이 사이의 철저한 상호존중을 ‘로테와 루이제’(1995년 간)의 이야기 속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담아놓고 있다. ‘예술가적 기질’ 보호를 위해 가족을 자주 잊는 아빠와 그런 남편에게 쉽게 발끈하는 젊은 엄마가 쌍둥이 자매를 ‘반으로 갈라서’ 하나씩 나누어 갖고 헤어진 후 서로 연락을 끊는다. 그러나 어린이 방학 캠프에서 만나, 출생의 비밀을 알아버린 로테와 루이제가 집을 바꾸어 찾아 들어가면서 엄마와 아빠는 자신들이 한 짓이 어떤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고 재결합한다는 내용의 이 작품은 감상적이기는 커녕 ‘묘하게 얽히는’ ‘진짜 신나는 일’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부모가 이혼한 아이에게 동화작가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엄마나 아빠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에리히 캐스트너처럼. 이혼이라는 비극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발랄하다. 아이들의 넘치는 생기와 탄력이 느껴지는 문체, 복잡한 심리를 단순한 사건들의 나열 속에 투사함으로써 명쾌해지는 이야기, 그리고 삶의 논리. 이 작품이 나온 때는 비교적 오래 전(1949년)이라 이혼이라는 테마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것이 어린이 문학에서는 하나의 도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르친다는 임무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상당히 전통적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전혀 근엄한 도덕주의자의 얼굴을 하고있지 않은 캐스트너는 교육적이고도 문학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 어린이 문학이란 얼마나 멋진 것인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 00/11/11 최윤정(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