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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지은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출판사
시공주니어
페이지수
224
대상
초등 3
언제나 얌전해야 되고 무엇이든지 남보다 잘해야 하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삐삐는 영웅이다. 엄마 아빠 없이 혼자 살면서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는 삐삐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당당하며 자유롭다. 버릇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삐삐의 행동 속엔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미디어 서평 "야호! 우리의 친구 `삐삐`가 돌아왔어" 고아나 다름없는 아홉 살 소녀. 길고 비쩍 마른 다리에 짝짝이 롱 스타킹을 신고 발의 두 배나 되는 큰 구두를 신었다. 양쪽으로 야무지게 땋아 옆으로 쫙 뻗치게 만든 홍당무처럼 붉은 머리. 말 한 마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가방 가득 금돈을 가진 꼬마 백만장자. 이 정도만 이야기 해도 웬만한 독자들은 “아, 삐삐!”하고 손뼉을 칠 것이다. 몇 년 전 만화 영화로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말괄량이 삐삐는 이미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어 어린이 책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정작 삐삐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국내 독자들은 많지 않다. 이번에 선보이는 삐삐 시리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역되어 나온 세권 짜리 진짜 삐삐 이야기이다. 어른들의 통제를 벗어난 ‘뒤죽박죽 별장’에 혼자 살며 좌충우돌 일으키는 사건들은 우스꽝스럽고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하지만 그 속에는 삶의 진실들이 반짝거린다. 황당함과 어처구니없음에 깔려있는 삶의 진실. 그것은 바로 자라는 어린이들의 힘이며 바로 이 작품이 추구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연극을 보러가서 “한 쪽 눈으로만 보겠다고 약속하면, 반 값에 들어갈 수 있어요?” 한다든가, 7 더하기 5가 뭐냐는 선생님 질문에 “글쎄요, 선생님도 모르는 걸 제가 어떻데 알아요?” 하며 어른들을 화나게 하지만 ‘삐삐 롱스타킹’의 참모습은 멋지게 꾸며낸 이야기로 우울증에 걸린 할머니에게 금세 활기를 찾게 만드는, 약한 자들에 대한 사랑이다. 교훈적인 이야기, 학습물 읽기 자료에만 길들여진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은 것은 어린이다운 창의성이 이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교훈적인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창의성을 꽃피워줄 신선한 자극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욕구를 채워줄 책이다. <조선일보 00/11/25 송재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