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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간디의 물레

지은이
김종철
출판사
녹색평론사
페이지수
291
대상
과학 기술이 인간에게 풍요와 행복,그리고 희망을 안겨준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 남아있는 폐해가 더 크다.저자는 이책을 통해 간디가 보여준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이었던 삶이 암시적인 모델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미디어 서평 '99북리뷰 선정 올해의 책' 환경,생태 부문 확실히 상태계,혹은 자연에의 관심은 아직 출판의 주류가 아니다. 뒤돌아볼 겨를 없이 효율성만 좇으며,어쨌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연회귀는 불현듯 귀거래사를 읊고픈 어느 날,잠시 관심을 가져보는 한가한 주제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결산하면서 세기말을 휩쓴 신자유주의 물결과 21세기를 이끌 디지털 문명,인문학에서의 자생성,한국사회를 뒤흔든 성담론의 폭발 등 출판가의 주요 흐름 대신 생태문제와 자연회귀를 다룬 책을 북 리뷰의 머리에 놓는 이유가 있다. 적어도 21세기 초반을 지나지 않아 생태문제야말로 우리 한국인에게 가장 현실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생태,혹은 환경문제는 이제 과학 기술적인 처방만으로 풀 단계를 지난 것은 분명하다. 이 문제의 대부분은 가치와 관련돼 있으며 공공성과 개인의 권리,현세대와 미래세대의 행복,자연과 야생동물의 가치등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삶의 근본 문제이기 때문이다. ‘녹색평론’발행인 김종철(영남대)교수의 에콜로지와 문화에 관한 에세이 ‘간디의 물레’(녹색평론사)의 기본입장은 생태근본주의자의 그것으로,인간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일부이고,생물학적 존재의 하나라는 것이다. 인간이 생명공동체의 일원인 이상 생물학적 조건을 파괴시키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일. 따라서 김교수에게 생태계 위기는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사회 도덕 철학적인 측면에 모두 관련되는 삶의 총체적인 위기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지금 향유하고 있는 산업생활 자체를 포기할 수 없노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승용차를 굴리고,컴퓨터를 만지고,슈퍼마켓의 가공식품을 사먹는 생활이 보장되는 한계 안에서 환경보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산업폐기물 처리기술을 발달시키고,탈황시설을 부착하고,재생자원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하는 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려는 것인데,이런 접근법이야말로 인류의 장래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 문제되는 것은 기술이나 자본의 힘으로 봉합될 수 있는 위기라기보다 인간의 총체적인 자기 쇄신 없이는 해결이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김교수에 따르면 참다운 문명이란 산업문화의 혜택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 때문에 한때 자본주의의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졌던 마르크스주의도 산업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생태문제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김 교수는 여기서 유력한 참조안으로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가 생활화한 물레 돌리기를 제시한다. 물레로 상징되는 자급자족이야말로 지배와 착취와 억압의 구조를 타파하고 그 구조에 길들여져 온 심리적 습관과 욕망을 뿌리로부터 변화시키는 일,권력과 칼의 교의(敎義)로부터의 초월을 실현하는 것이다. 김 교수가 간디에게 암시 받은 보다 현실적인 것은 자급자족적인 농촌 소공동체를 기본단위로 하면서 마을 민주주의에 의한 자치를 실현하는 공간이다. 인간을 도외시한 이윤 추구도,물건과 권력에 의한 맹목적인 탐욕도 없이 비폭력과 사랑과 유대 속에 자기 완성이 가능한 곳이다. 이게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김 교수는 여기서 욕망을 억지로 제어하는 금욕주의를 요구하진 않는다.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욕망할 줄 아는 것. 산업문화,경제성장,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오는 안락함 대신 생명공동체와 더불어 공생하겠다는 현명함. (...) <문화일보 99/12/8 김종락 기자> 환경시각서 살핀 참다운 삶 문학평론가로보다는 격월간 '녹색평론'(91년말 창간)의 발행인으로 더 잘알려진 김종철(52·영남대·영문학)교수가 에세이집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간디의 물레'를 함께 펴냈다.두 책은,본격 문학평론집 '시의 역사적상상력'(78년)이후 최근까지 김 교수의 행보를 담은 것인데 전자는 생태학을 시적 상상력과 결부시킨 문학비평적 글들을 담았고 후자는 일상적 삶과 환경의 문제를 연결시킨 것이다. 저자가 두 책에서 공통적으로내비치고 있는 생태철학은 '보살핌'이다. '일상생활이란 습관이고 욕망의 거미줄입니다. 우리 자신의 참다운 생활을 위하여 무엇이 진정으로 필요한 욕망이며 무엇이 가짜 욕망인지를 뷴발하기 위한 교육이 지금처럼 절실한 때가 없었습니다 '('시적 인간 ‥'중에서)고 말하면서' '거대 기계에의 욕망'을버리고 '보살핌의 경제'로 돌아가야 한다'('간디의··'중에서)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두 책에선 추상적 문학논의에 반기를 들고 리얼리즘을 강조했던 70년대 당시 그의 문학평론가적 흔적이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낸다. 막연한 과학 지상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내세우는 '과학의 진정성·성실정회복'부분이 대표적이다.저자는 이를 '문학의 과학성 추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문학의 원천이자 삶의 근원인 진정성·성실성을 과학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시적 인간...'에서 언급된 그의 문학평론에 대한 인식도 주목할 만하다. '요즘의 문학평론가들은 문화와 정치적 주제까지 끌어안고서 누가 더 급진적인가를 경쟁하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는 말로 자신의 문학평론 외면현상을 설명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대신 저자는 '인간·흙·상상력'의 연결고리 속에서 새로운 문학적 감수성을 찾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저자의 평론범위가 '지구와 생태'라는 큰 이름의 시(詩)로 옮겨갔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간디의···'는 역시 인도의 경제를 모델로 한 영국인 슈마하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떠올리게 한다. 개발 이데올로기 극복과 '걸어다니기' '고무신'등을 말하는 것에서 슈마하의 '중간 기술' 의 논리가 한국적 의미로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디게 가면서도 '섬김'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이 두권의 책으로 이글어내는 재미는 여간 새롭지가않다. <중앙일보 책속으로 99/7/15 허의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