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곤충의 행성

지은이
하워드 E. 에번스
출판사
사계절
페이지수
429
대상
땅속에 도시를 건설하는 톡토기에서부터 왕바퀴의 지식과 감성의 세계, 개천의 도마뱀에서부터 하늘을 나는 용으로 변하기도 하는 잠자리의 숨겨진 이야기,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던 경이로운 곤충들의 화려한 모습들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곤충들의 대부분은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깨 살아가고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곤충들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을 하곤 하는데, 제대로 들어가 보면 정작 아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미디어 서평 '지구의 주인' 곤충들의 신비한 세계 그려 가장 IQ가 높았던 생물학자로 흔히 전설적인 영국의 진화유전학자 홀데인(J B S Haldane)을 꼽는다. 홀데인은 그가 발표했던 많은 중요한 학술논문들로도 유명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가 즐겨 찾았던 대학 앞 술집에서 남긴 것으로 구전되는 몇 마디의 말들로 더욱 유명하다.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홀데인을 둘러싼 학자들과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가 그에게 “당신은 진화학을 공부하는 생물학자로서 조물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또 진화냐 창조냐 하는 식의 진부한 토론을 하자는 것이냐는 표정으로 “조물주께서는 딱정벌레를 병적으로 좋아하신 괴벽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해온다.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자 윌슨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줄잡아 100만종 넘게 알려진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 중 가장 종수가 많은 것은 단연 딱정벌레들이다. 거의 30만 종 가까이 알려졌는데, 이는 전체 곤충 종수의 3분의 1에 달하고 전체 동물 종수의 4분의 1을 웃도는 엄청난 숫자다. 그러나 이 책 ‘곤충의 행성’의 저자 하워드 에번스의 계산은 다르다. 그는 언젠가 다른 동물들의 몸 속에 알을 낳아 애벌레들로 하여금 살아 있는 동물의 몸을 갉아먹으며 성장한 후 성충으로 부화하여 날아 나오도록 하는 그 많은 작은 기생벌들이 모두 기재되는 날이면 모든 개미들과 벌들을 총망라하는 벌목(目)이 딱정벌레목보다 더 다양한 동물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행성의 삶’이라는 원제를 지닌 이 책에는 수적인 면에서 명실공히 지구의 주인인 곤충들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자기 새끼들로 하여금 언제나 살아 움직이는 싱싱한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잔인한 기생벌들이 사실은 이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준다는 내용으로부터 나비, 잠자리, 귀뚜라미, 반딧불이는 물론 파리, 빈대, 바퀴벌레에 이르기까지 진기한 곤충들의 이야기들이 쉽게 상식을 뒤엎는다. 스스로 지구의 주인인양 착각하는 인간들에게 현대판 파브르의 곤충기인 이 책을 권한다. <동아일보 00/1/29 최재천(서울대 생물학과 교수)> 지구상에는 절지동물을 포함해 모두 3천만여종의 곤충들이 서식한다. 곤충은 인류의 최대 동거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곤충에 대한 연구실적은 다른 과학분야에 비해 미미한 게 사실이다. 이는 사회생물학 창시자 에드워드 윌슨의 `인류는 아직까지 완전하게 탐험되지 않은 「곤충들의 행성」에 살고 있다`는 말에서도 확인된다. 하워드 에번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학과 교수가 쓴 <곤충의 행성>은 곤충에 대한 지적 자산목록을 늘리는 데 적합한 자연과학서다. 에번스는 지난 30년간의 연구실적과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바퀴벌레·잠자리·나비·파리·메뚜기 등 인간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곤충들의 생태를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2억5천만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온 바퀴벌레는 원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서만 살던 곤충이다. 바퀴벌레의 서식지가 전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산된 것은 15~18세기 노예선과 무역선을 타고 「대륙이동」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퀴벌레는 곤충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로 탈출실험」에서 가장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정도로 높은 지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부 곤충학자들은 바퀴벌레를 「에그헤드」(egghead·인텔리라는 뜻)로 부르기도 한다. 잠자리는 청각이나 촉각보다 시각이 훨씬 발달한 곤충이다. 2만8천여개의 홑눈을 갖고 있는 잠자리는 최고 37m 떨어진 곳에 있는 물체의 움직임도 간파할 수 있다. 실잠자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잠자리 수컷들은 1.8m 간격을 두고 「텃세권」을 형성, 다른 종의 잠자리들이 침입할 경우 맹렬한 날갯짓을 해가며 자신들의 「영토」를 수호한다. 가을밤의 낭만파 시인인 귀뚜라미는 다른 종의 귀뚜라미와는 결코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잡종번식을 하지 않고 별개 개체군으로 남아 있는 곤충인 것이다. 갈색 귀뚜라미 암컷들은 질투심이 대단하다. 이 종의 암컷들은 짝짓기를 하는 도중 다른 암컷의 접근을 막기 위해 수컷의 날개를 씹어 먹는다. 매년 전세계 농부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메뚜기는 가장 빨리, 가장 멀리 비행하는 곤충이다. 메뚜기들은 최고 1백억마리가 떼를 이뤄 하루동안 시속 16㎞의 속도로 300㎞까지 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특히 이집트메뚜기는 최고 비행거리가 2,0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균 1백94만개의 세균을 보유하고 있는, 인간의 불쾌한 동반자 파리의 종류는 자그마치 8만여종에 이른다. 관(棺) 속의 시신에 기생하는 관파리, 원유(原油)웅덩이에 사는 석유파리, 나무줄기에만 붙어사는 나무파리 등 파리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저자는 `지구는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곤충들이 서식하는 행성`이라며 `그럼에도 인류는 지구상에 사는 곤충들의 목록을 작성하지도 못한 채 불모(不毛)의 행성인 화성 탐사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99/09/14 박구재 기자>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무심히 팔을 저어 쫓아버리는 파리. 병을 옮긴다고 연일 약을 뿌려대며 지구상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는 바퀴벌레. 언젠가부터 도시를 떠난 나비, 추억속에서 존재하는 왕잠자리의 세계. 무심히 지나치거나 웬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러나 실제 거의 모르고 지나치는 곤충들. 지구상에 200~ 300만종이 살고 있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최근 열대 우림에서는 전혀 새로운 곤충들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하루에도 수십종의 곤충들이 멸종한다. 퍼듀대학의 로스 아넷교수는 목록에 오른 딱정벌레만 21만 9,409종이라고 밝혔다. 바퀴벌레만 3,500가지나 된다. 이 어마어마한 수의 경이로움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그들 하나하나가 자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그들 생명의 원리는 무엇인가, 그들과의 동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곤충의 세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68년 미국 하워드 에번즈(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학교수)박사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 행성의 생명」(68년 저서)이라고 했다. 미지의 우주만큼이나 엄청나고, 경이로운 곤충들. <곤충의 행성>은 이 책의 93년 개정판이다. 땅속에 도시를 건설하는 톡토기의 세계, 왕바퀴벌레의 지성과 감성, 개천의 도마뱀에서 하늘의 용으로 변하는 잠자리, 시인이자 권투선수인 귀뚜라미, 마법을 지키는 반딧불이의 세계가 신비로운 우주를 탐험하듯 펼쳐진다. 그가 관찰한 나비는 선경(仙境)인 엘리시온 낙원의 향기로운 꽃 아스포델로스 사이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호화로운 유령이며, 파리는 날쌘 탕아이다. 그가 탐험하는 곤충의 세계는 낯설지 않다. 작은 것의 의미와 근원을 명징하게 묘사하면서도 그것이 인간과 함께 사는 존재임을 잊지 않았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수없이 발명되는 살충제와 희생된 수많은 곤충들, 그것을 견뎌낸 더 무서워진 곤충들. 에번즈 박사는 그들의 대한 발견은 언젠가는 인간과 곤충의 보다 나은 공동체를, 인간과 곤충이 불화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살충제가 담긴 분무기 대신 돋보기를 들고 주변 곤충들의 모습을 보자. <곤충의 행성>은 이 지구에서의 우주여행이자 큰 기쁨이다. <한국일보 99/09/14 이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