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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슈테판의 시간여행

지은이
막스 크루제
출판사
이끌리오
페이지수
296
대상
청소년을 위한 '소설로 읽는 서양문명사'. 고등학생 슈테판, 베레니카, 로만은 어느날 우연히 '진화공원'이라는 가상공간에 들어갔다가 세넥스라는 이름의 신사를 만나게 된다. 세넥스는 아이들을 데리고 우주의 탄생부터 그리스, 중세, 근대, 현대까지 서양문명이 지나온 길을 안내해준다. 12일간의 여행은 안내자 혼자 줄줄 설명만 하는 수업과는 딴판. 슈테판은 회의주의,베레니케는 여성주의,로만은 낭만주의의 입장에서 문명사를 판단하며 서로 다른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저들끼리 토론을 한다. 덕분에 독자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사건을 볼 수 있게 된다. 역사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연관성과 차이점을 깨우쳐주는 것도 매력. 예를 들면 고대 동굴벽화와 피카소 그림과의 닮은 점, 피타고라스의 강의와 현대 디지털이론과의 닮은 점을 발견하거나, 마녀로 몰린 여자의 화형식을 보며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과 현대인의 광기에 대하여 논하는 부분 등이 그렇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그 기나긴 역사를 훑어주는 것이 책의 장점이다. 책 뒤에는 피타고라스, 데카르트 등등 책속에서 언급된 등장인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딸려있어 독자들 이해를 돕는다. 미디어 서평 소설로 읽는 청소년용 서양문명사 대입 시험을 앞둔 여름방학 어느 날. 고교 3년생인 슈테판과 베레니케, 로만 세 친구는 전철을 타고 가다가 우연히 `진화 공원`이라는 가상 공간에 들어선다. 물론 이 공간은 과거와 현재를 마음대로 오가기 위한 소설적 설정. 이 곳에서 50대의 지긋한 신사 세넥스가 세 젊은이의 여행을 안내한다. ``세넥스가 문설주를 손가락 끝으로 툭 건드리자 스르르 문이 열렸다. 황량한 공터가 나타났고 수수한 건물이 한 채 서 있었다. 입구에는 이린 글귀가 적혀 있었다. ` 우주의 탄생'' 이 건물에 들어서면서 여행은 시작된다. 회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슈테판과 여성의 권리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 베레니케, 낭만적 사고를 즐기는 로만은 우주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빅뱅 이론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세 친구는 이어 인류의 발생과 문명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계속하면서 토론을 벌이고 세넥스의 친절한 설명을 듣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세계사의 중요 주제들을 이해하게 된다. 이 이해는 바로 독자들의 것이기도 하다. 예컨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의 강의를 직접 참관하면서 세 친구는 피타고라스를 `고대의 녹색 당원`이라고 규정한다든가 그의 수학 이론을 `디지털 이론의 단초`로 보는 식으로 역사를 현재화 한다. 1 권은 ``이런 식으로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까지를 다룬다. 이 소설은 독일 고교생의 수준을 염두에 두고 썼다. 주인공 로만은 ``오늘은 고전 음악, 내일은 하드록, 마음 닿는 대로 들었다. 앤디 워홀 같은 현대 화가의 그림도 보고 고딕미술도 감상했다. 호메로스와 괴테같은 고전도 읽었지만 귄터 그라스와 움 베르토에코 같은 현대 작가의 소설도 읽었다``고 말한다. 입시에 시달리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처럼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다. 이 소설은 그런 경험을 대신해주는 매개 노릇을 톡톡히 한다. 필자 크루제는 `얼음 나라에서 온 우르엘` 동화 시리즈와 인형 제작자로 유명하다. 이 책 원작은 97년 독일에서 나왔다. 7월 5일 안으로 나올 2, 3권은 종교개혁까지를 다루며 11월까지 나올 나머지 3권은 근대부터 현재까지를 담아낸다. <한국일보 98/6/17 이광일기자 > 98년 6월 첫 권을 선보인 이후 인기 있는 대중역사서로 자리잡은 이 책은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이집트-그리스시대의 역사(1권), 로마시대와 중세(2권), 르네상스와 종교개혁(3권), 바로크시대와 고전시대(4권), 18세기와 프랑스혁명(5권), 19세기에서 현대(6권)까지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소설로 읽는 서양문명사'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지난해 '문화관광부 추천도서' '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 추천도서' '교보문고 선정 온가족이 함께 읽는 좋은 책 160선' 등의 양서로 추천된 바 있다. 이 책은 역사적인 사건을 시대별로 설명하거나 단편적인 사건의 열거에 그친 기존 세계사 책들과 구분되는 소설적 서술형식을 취한 것이 특징. 역사의 중요한 주제들을 놓치지 않고 끄집어내 세계사의 흐름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슈테판, 로만, 베레니케라는 세명의 고등학생이 도시를 빠져나와 '진화공원'이라는 가상 공간에 들어가 세넥스라는 신사를 만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넥스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이들은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열이틀간의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세 명의 학생들은 신비한 우주의 탄생 장면을 바라보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빅뱅 이론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또 피타고라스의 강의를 들으며 그의 이론이 디지털 이론의 기본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마녀로 몰린 여자의 화형 장면에서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과 현대인의 광기를 상기하기도 하며,우주선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계몽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슈테판과 여성의 권리에 관심 많은 베레니케, 낭만적인 사고를 하는 로만은 같은 곳을 여행하면서도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이고 토론한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격론을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합의를 하면서 한 가지 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독자들에게 제시해 간다. <세계일보 99/01/05 염호상 기자> 대학입시에 논술고사가 생긴 뒤 우리 청소년들은 책읽기의 즐거움을 잃었다. 시험에 나오니까 시나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재미있어야 할 독서는 공부 영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강제성과 당위성을 띠면서 뒷전으로 밀린다. 유·초등용과 성인용으로 양분된 출판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출판물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에겐 더욱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틈새를 차고 들어온 것이 '소설로 읽는...' 기획이다. 암기와 이해가 뒤따라야 하는 교과서풍 내용을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해 얘기 들려주듯 술술 풀어가는 것이다. 이 분야의 성공작으로 꼽히는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가 서양철학사요,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이 세계종교사라면, <슈테판의 시간여행>은 서양문명사다. 여름방학을 맞은 세명의 고등학생이 '진화공원'에서 만난 중년신사를 길잡이로 해 인간의 문화적 발전사를 현장에 간 듯 체험해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머리를 써야 한다"는 처음의 약속을 잘 지켜 현대를 사는 청소년이 던질 만한 질문과 만만찮은 지적을 한다. 그리스 철학자들을 만나면서 "민주주의를 한다는 나라치고 정치인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 나라가 어디 있어요?"라고 묻는 식이다. 지중해권만 다룬 한계가 있지만, 그 또래 아이들이 알아야 할 인류문화사가 꽤 두터운 결을 하고 들어앉아 있어 어른들도 읽을 만하다. 아쉬운 건 이런 작업을 할 만한 국내 필자를 찾지 못한 출판계가 손쉽게 외국 출판물을 번역하는 데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힌 출판사는 연말까지 <슈테판...> 전 6권을 내는 외에 정신분석, 인도철학, 과학사 등을 '소설로...' 시리즈로 낼 예정인데 지은이들은 다 서양인이다. "도대체 쓸 사람이 없다"는 출판인들의 푸념을 넘어서 이런 교양서를 너끈히 소화할 우리 필자들이 보고 싶다. <한겨레21 98/06/25 정재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