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지은이
한국연사연구회
출판사
역사비평사
페이지수
282
대상
한국인이 살아온 지난 100년 동안의 삶을 생활사적으로 접근, 주제별로 생생하게 펼쳐낸 사회·문화사. 근대화라는 이름하에 정신 없이 보낸 한세기, 우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되돌아보며 현재의 의미를 살핀다. 시기별 정치·경제적 변화를 중심으로 서술된 기존 역사서와는 달리 생활사를 중심으로 근·현대를 다룬 최초의 작업인 셈이다. 미디어 서평 "조선시대 서당 생도들은 승경도(陞卿圖)라는 놀이를 즐겼다. 5각형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에 따라 관등을 올리고 내리는 놀이. 영의정까지 오르는 길에는 파직, 유배, 사약 등의 함정이 있었다. 줄을 잘 잡아야 출세하는 정치현실이 그대로 투사된 놀이였다. 일제의 고등문관시험에 뿌리를 둔 `고시`는 현대판 승경도에서 여전히 출세로 달음질하는 안정적인 자리임은 틀림없다". 88년 출범한 한국사 연구자들의 모임인 한국역사연구회가 <우리는 지난 100년동안 어떻게 살았을까>의 3편인 <정치와 경제 이야기>를 내놓았다. 고시를 통한 지배 엘리트의 형성, 48년 5월 10일 제헌의회 선거 이후 부정으로 얼룩진 우리나라 선거제도와 참정권의 변천 과정, 52년 한일회담시 구보다(九保田)망언에서 시작된 일본인 망언의 역사, 도량형의 변천, 외자(外資)의 이중 속성, 보릿고개 등 우리 근대 100년의 주요한 정치 경제 요소들을 충실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용어는 시대상황의 산물. 조선시대 면포를 세기 위해 도입된 포백척(布帛尺)등 다양한 척관법이 미터법 중심의 계량법으로 대체된 것은 61년. 정치 경제의 외양은 끊임없이 시대와 조응하면서 변화해온 것이다. <한국일보 99/11/09 박은주 기자> 멈춰서 돌아본 한국 근대 자화상 우리나라에 처음 공중용 전화가 설치된 것은 1902년이었다. 전화 가입자는 총 24명이었는데, 조선인은 2명에 불과했다. 점잖은 체면에 어떻게 전화통 들고 남과 대화를 나누며, 게다가 무례하게 어른을 전화로 불러내느냐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다. '독립신문' 창간호 광고 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가메야 회사/서울 정동/ 외국상등 물건을 파는데 물건이 다 좋고 값도 에누리 없더라.'. 그로부터 불과 1백년.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할아버지 대 일조차 모르고 살고 있다. 개개 문중 족보는 있는데 사회 공동체 족보는 없는 셈이다.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전2권·역사비평사간)는 이 같은 집단적 과거 망각증에 대한 문제 제기다. 겉잡을 수 없는 서세동점과 식민지, 한국전쟁, 숨가쁜 근대화를 겪으며 과거와 주변을 둘러볼 틈이 없어서였을까?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등의 책을 통해 역사 대중화의 모범적 성과들을 쌓아온 젊은 역사학 연구단체인 한국역사 연구회는 지난 100년 한국인의 생활과 문화를 중심으로 '근대 문물의 고고학' 기행을 시도했다. 대학 강사나 조교수급 필자들이 집필한 글들은 모두 34편. 1898년 전차가 처음 도입됐을 때 이것 타는 재미에 빠져 파산한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부터 만석꾼의 형성과 몰락, 서울내기의 변화, 패션의 변화, 외식 문화의 변천, 달동네의 형성, 심지어 지역감정의 추이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대'의 자화상이 쉽고 흥미있게 그려졌다. 김상태씨(서울대 강사)가 쓴 '지역감정은 언제부터'에 따르면 적어도 100년 전에는 영-호남 지역 감정이란 없었다. 대신 대한제국기 독립협회의 최고 지도자였고 개화선각자였던 윤치호의 일기(1929년)를 보면 이런 귀절이 나온다. '내 딸 문희의 결혼식이 있었다. 이 결혼이 서울 명문가에서 평양 출신을 사위로 맞는 첫번째 사례이므로, 난 조롱과 비난의 표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현명했다는 것을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다.' 1886년 2월22일자 한성주보에 실린 독일 무역상 세창양행 광고 문안은 이렇다. '저희 세창양행이 조선에서 개업하여 호랑이 수달피 검은단비 소 말 여우 개 등 각종 가죽과 사람 머리카락 돼지 갈기철 조개 소라 옛동전 등 여러가지 물건을 사들이고 있습니다.…아이나 노인이 온다해도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들은 머릿말 첫 마디로 '역사에 비약은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IMF의 시기에 이 책을 낸 의도도 가늠할 수 있다.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이제 한번쯤 되돌아 볼 때 아닌가.' <조선일보 98/11/12 김태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