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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무진기행

지은이
김승옥
출판사
범우사
페이지수
대상
이 작품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보편적 인간 심성을 기본 줄기로 한다. 주인공인 '나'가 서울을 떠나 무진으로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는 '떠남>추억의 공간>복귀'의 여로구조이다. 그 여정에서 '나'는 더 젊었던 시절의 고뇌를 다신 만난다. 즉 무진의 골방 안에서의 불면의 밤과 수음, 담배 꽁초와 편도선 6.25전쟁의 상처, 우편 배달부를 기다리던 초조등 어둡던 청년 시절을 다시 떠올리는 것이다. 무진에서 '나'는 하인숙이라는 여인을 만나다. 그녀 역시 과거의 '나'가 그랬듯 서울행을 목표로 무진 탈출을 꿈꾸고 있는 존재다. '나'는 그녀의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녀는 '나'에게 과거를 떠올리는 끈이요 감상의 실체였다. 그러나 그 의식의 다른 끝에는 시민과 책임이라는 상대적인 가치가 놓여 있다. 그것을 일깨워 놓은 것이 아내의 전보이다. 그리하여 '나'는 한 귀항자의 마음에 안개처럼 축축히 배어드는 센터멘털리즘에서 서서히 벗어난다. 작가의 표현을 빌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고 '나'는 되뇌지만, 이것은 "마지막으로 한번만이다. 꼭 한번만" 이라는 조건으로 인하여 사실은 무진과 그 체험을 부정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쓴 하인숙에게의 편지를 떠나기 직전에 도로 찢어 버림으로써 무진은 또다시 추억의 공간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현실로 회귀한다.<팬 아트 문예http://www.penart.co.kr> [독자서평] 한번 여행을 떠나보자. "이것보다 아름다운 소설이 있을까" 누군가가 이 소설을 이렇게 평했다. 언젠가 그 사람은 "사랑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첨밀밀을 보세요"라고 했었다. 그 때 내가 첨밀밀을 보게 된 것처럼 이번에도 난 김승욱의 <무진기행>을 보게 되었다. 사실 어떤 것을 보게 만드는 한 마디의 말은 묘한 매력이 있게 마련이다. 만약 나에게 아름다운 소설을 꼽으라고 한다면, 많이 읽지는 못 했지만, 황순원의 <소나기>,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의 선물>, 모파상의 <비계>, 알퐁스 도데의 <별>... 이런 걸 꼽지 않았을까.. <무진기행>은 이런 소설과 사뭇 다르다. 뭔가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꿈꾸게 하는 것만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보통 사람의 보통의 삶에서 순수한 순간을 포착해서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엔 사실 60년대의 투박하고 질척한 한국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세밀하고 섬세한 묘사력에 문장 하나하나에 감탄해 하면서도 전반적인 풍경은 예의 아름다운 소설에서 느낄 법한 사랑스럽고 따뜻한 빛깔은 아니었다. 그렇치만 점차 그 투박함이 수채화처럼 변해 가는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어떤 힘이 사실 그런 느낌을 전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무진이라는 곳의 정경어린 풍경이 일상에서의 일탈이 그런 느낌을 전해 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의 몇 구절 내가 아름답다고 느낀 부분을 옮겨 보겠다.<언젠가 여름밤, 멀고 가까운 논에서 들려 오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를, 마치 수많은 비단조개 껍질을 한꺼번에 맞비빌 때 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나는 그 개구리 울음 소리들이 나의 감각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바뀌어져 있는 것을 느끼곤 했었다.> <흐린 날엔 사람들은 헤어지지 말기로 하자.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가까이 가까이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 주기로 하자.>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 무진 기행이라..... 유명한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목을 듣고 기행문인줄 알았다. 그러나...... 무진은 자욱한 안개가 특색이란다. 주인공인 나는 어두운 골방안에서의 불면과 화투, 그리고 수음과 우편 배달부가 오길기다리는 초조함의 기억을 떠올리며 고향인 무진에 돌아온다. 현실에서의 심한 갈등을 겪거나 좌절을 했을 때 오게되는 무진이다. 난는 이곳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 그는 바로 음악 선생님이자 성악을 전공한 하인숙이다. 나는 공허한 분위기의 인숙에게 자신도 모를 매력을 느끼게 되고, 무진에 갇힌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을 나라고 생각한 하인숙은 나에게 서울에 같이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지만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그 순간 나는 인숙에게서 지난 날의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둘은 사랑을 나누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 아내가 주주총회가 열리니 돌아오라는 급전을 받게되고 나는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던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렇다 아내의 전보는 무진에서의 일과 그녀와의 사랑이란 꿈에서 빨리 깨어나라는 현실에서의 메시지 였던 것이다. 나는 이것은 절대 꿈이아니라는 부정을 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야할 곳은 서울...바로 현실세계인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쓴다. 사랑한다고 나중에 꼭 무진으로 데리러 오겠다고... 편지를 다 쓴후 그는 읽고 또 읽고 이렇게 계속해서 읽어본다. 하지만 보낼 수가 없었다. 자신은 결국 현실로 돌아가야할 운명이기에.... 나는 편지를 찢고 만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그는 이런 다짐을 한다. 무진에서의 모든 일을 잊겠다고 어릴적 추억은 물론 인숙과의 사랑 그 모든 것들을... 그리고 무진에서의 일을 부끄러워 하며 이 소설은 끝을 맺는다.무진의 명물이라는 안개는 이 소설의 배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진은 주인공 나의 고향이다. 흔히들 고향이라고 하면 정겨움, 따뜻함 인정 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무진의 안개는 이러한 생각들 보다는 어두움 삭막함 이런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안개는 현대인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만약 나가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사랑하는 무진과 여인을 택했다면 과연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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