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지은이
차윤정
출판사
중앙M&B
페이지수
256
대상
나무가 기뻐하며 노여워하고 사랑을 한다. 그리고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세월에 지쳐 활력이 떨어진 가지를 스스로 제거하는 식물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한 책이다. 지은이는 이런 식물의 모습이 우리 삶의 모습과 똑같음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식물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미디어 서평 식물도 사람과 같은 '감성'을 지녔 책은 ‘식물은 사람이다’란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식물을 대상화하지 않고 나와 똑같은 생명을 가진 한 존재로 파악하는 방식. 식물도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열정과 절망,좌절과 희열을 느끼는 한 생명체로 바라보는 방식.모든 생명체를 그것이 식물이든 동물이든,똑같이 소중한 존재로 파악하는 저자의 시각은,식물 관련 전문 에세이에 지나지 않았을 이 책을 탁월한 생태학 에세이를 바꿔내는 주요인이다.저자 차윤정씨는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산림생태학을 전공한 산림학자.‘산림욕,숲으로의 여행’,‘신갈나무 투쟁기’ 등의 저작을 출간했다. 저자의 시각은 최근 출간된 이윤기의 장편소설 ‘나무가 기도하는 집’과 시인 박용하의 나무를 주제로 한 일련의 시편들과 비견된다.이씨와 박씨의 작품은 모두 식물이 인간과 혼연일체가 된 상태,식물과 내가 너나 없이 한몸이 되어 서로 완벽한 교감을 이루고 있는 상태를 말하고 있다.이들의 작품이 문학으로 승화된 이야기라면 차윤정씨의 책 ‘식물은 왜…’는 과학자의 시각에서 식물이 왜 인간과 같은지,왜 나와 같은 존재인지를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보여주고 있어 설득력을 갖는다. 사람만이 소중한 것이 아니라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는 모두 다 제 몫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생태학적인 인식은 ‘식물이야기’인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식물은 부채질한다.여름 들판,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뙤약볕 속에서 이파리를 흔들고 있는 포플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저자는 “이 포플러의 흔들림은 몸안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라고 적고 있다.포플러는 여름날 땀을 식히기 위해 인간이 부채를 흔들듯이 자신의 이파리를 흔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식물도 운다.‘사시나무 떨 듯한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시나무의 흔들림은 어떻게 일어날까.과학적인 저자의 분석은 사시나무란 한 생명체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사시나무는 생장이 빠른 나무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뿌리에서 이파리로 빨아올린다.사시나무를 양이온펌프수종이라고 부를 정도란다.그러니 빨아올린 토양수를 빨리 공기 중에 방사해야 되는데 사시나무가 만들어낸 방식은 바로 이파리를 마구 떨어대는 것이다.우리가 듣는 ‘사시나무 떠는 소리’는 분명히 바람에 이파리가 흔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사시나무 스스로 내는 울음소리인 것이다. 식물의 비밀일기.식물도 출산의 고통을 앓는다.마치 임산부가 출산 후유증에 시달리듯이 식물도 씨앗을 만들고 나면 몸살을 앓는다.가진 것 다 내준 부모의 마음을 식물도 똑같이 가진다.신갈나무나 너도밤나무 등은 경쟁이 심한 숲에서 자라기 때문에 보다 많은 씨앗을 만들어내야 한다.그래서 출산의 후유증이 다른 나무보다 크다. 너도밤나무는 한번 씨앗을 만들고 나면 몸살을 7년이나 앓는다.자작나무도 많은 씨앗을 배출하고 나면 이듬해는 꽃도 제대로 피우지 못할 정도로 지친다.나무의 헌신적인 모성애….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식물은 고도의 건축가.침엽수의 이파리들은 줄기를 따라 배열되는데 그 어떤 것도 겹침이 없이 완벽한 공간배치를 이룬다.건축가들이 질투를 느낄 만큼 건축학적으로 아름다운 구조다.키 20m의 쭉 뻗은 소나무는 인간의 건축기술을 조롱한다. 나무가 커가는 것은 목질 섬유를 쌓아올리는 방식이다.섬유질이 바람에 찢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선형으로 꼬아가며 감아올린다.이후 세포가 평행하게 만들어지면 섬유는 서로 교차한다.이런 건축은 분명히 나무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인간의 그 어떤 기술도 벽돌을 쌓아 폭 1m 높이 20m의 거대한 원추형 구조물을 만들 수 없다. 물론 이 책에 적혀있는 정보들은 전문학자들에게는 상식일 수 있다.그러나 그런 전문정보들을 일반독자들도 읽기 쉽게 엮어낸 저자의 기획은 칭찬할 만하다.그 기획의 핵심은 바로 ‘나무를 사람처럼 바라보기’다.이 ‘나무와 사람’을 너나 없이 파악하기는 바로 생태학적 시각의 기본출발이기도 하다. <문화일보 서평 00/5/3 배문성 기자> 식물도감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범람하는 식물도감 들을 훑다보면 허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꽃 사진도 예술적이고, 개화시기·꽃말·원산지·용도 등에 대한 정보도 풍부한데 끝까지 읽지를 못한다. 책에 나오는 어떤 꽃도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꽃에 대한 관심이 일종의 사치로 여겨지는 요즘에야.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는 꽃과 식물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편견을 섬뜩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낸 책이다. 토마토에 바흐 음악을 틀어주면 토마토가 많이 열린다는 ‘바흐 효과’를 선전하기 위한 책이 결코 아니다. 지금은 처참하게 진 목련이나 흐드러지게 핀 철쭉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두 차례나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강원 고성 산골짜기에도 반드시 소나무 어린 싹이 돋아날 것임을 믿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책은 먼저 식물이 철저한 모계중심 사회라는 도발적인 주장부터 편다. 봄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수많은 꽃가루들의 기원이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종자들간에도 다양한 아버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 사실, 이로 인한 유전적 다양성으로 인해 식물은 태고적부터 번성해왔다는 저자의 주장이 솔깃하다. 저자가 서울대 산림자원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산림생태학을 전공한 여성 연구원(현 서안환경설계연구소 연구원)이기 때문일까? 이러한 편견은 여지없이 깨져버린다. 저자가 열거하는, 모계사회에서 막중한 임무를 띤 암꽃에 대한 식물의 배려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소나무의 예. 소나무의 암꽃은 주로 활력이 좋은 위쪽 가지에 달린다. 반대로 아래쪽 가지에는 주로 수꽃이 달리는데 이는 이동이 가능한 수꽃으로 하여금 척박한 환경을 떠나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짝을 찾도록 한 나무의 배려이다. 식물도 사랑을 하고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주장도 있다. 백합의 암술머리는 처음에는 건조한 상태로 있지만 꽃이 성숙함에 따라 점차 촉촉해지다가 꽃가루가 묻으면 점액의 양이 증가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이슬이 맺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벌이나 나비에 의해 꽃가루받이를 하는 식물도 일단 꽃가루를 받으면 금세 향기가 사라지고 꽃잎 역시 시들고 만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노란 프리지어 꽃의 향기는, 결국 벌을 만나지 못한 꽃의 설움이 뿜어내는 향기라는 것이다. 식물의 모성애도 감동적이다. 자신의 열매에 대한 염려가 오죽했으면 밤나무는 열매 바깥으로 사나운 가시들을 잔뜩 만들어 놓았을까. 게다가 강인한 외피와 더불어 속옷까지. 그것들은 어미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노동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이로 인해 모체는 심각한 영양장애를 앓다가 다음 해에는 단 한 개의 열매도 맺지 못한다는 사실. “어느 해 유독 밤이 많이 열리면 다음 해에는 안 열린다”는 시골 노인들의 말이 이유가 있었다. 물론 바흐 효과도 언급한다. 식물은 저음의 묵직한 소리가 만들어내는 바흐의 오르간 음악을 좋아한다는 실험결과를 제시한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저자는 바흐의 음악을 우리네 모내기타령이나 김매기가락으로 연결시키는 혜안을 번뜩인다. 음조가 단순하고 낮게 깔리는 이 노동요야말로 어린 벼에게 위안과 자극을 주는 바흐의 음악이라는 것이다. 책은 이밖에도 붓꽃에 얼룩무늬가 있는 것은 곤충을 끌어들이기 위한 식물의 유혹이고, 산사나무의 가시는 열매를 쪼을 새의 부리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촘촘하게 배열돼 있으며, 소나무의 솔방울은 열기에 쉽게 터져 씨앗을 뿌리기 때문에 산불이 난 산을 제일 먼저 개척하는 일꾼이라는 사실 등을 쉴 틈 없이 전한다. 산에 핀 철쭉의 색이 왜 도심의 진달래보다 진한지(산속에는 경쟁을 해야하는 다른 꽃들이 많다), 목련과 개나리, 진달래 등은 왜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지(빨리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서) 등도 알게 해 준다. 책이 단지 식물의 사생활에 관한 에세이를 넘어,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든지 환경보전에 대한 최적의 입문서로 읽혀지는 이유이다. 끝으로 저자가 전하는 우리의 무지 하나. 온실에서 자라는 화초는 주인이 매일 쓰다듬으면서 “잘 자라”라고 소곤대면 정말로 때 이른 꽃을 피운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주인의 보살핌에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일까. “사실 나무에게 사람의 손길은 무척 큰 스트레스이다. 그래서 빨리 꽃을 피우고 죽기로 작심한 것이다. 꽃에 대한 사랑은 죽은 자에 꽃을 바친 네안데르탈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아직까지 꽃에 대한 인류의 사랑은 짝사랑이다.” <한국일보 00/5/2 김관명 기자> 말못하는 식물도 마음이 있다 식물에도 마음이 있을까.식물이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인간과 어떤 차이가 있 을까.과학자들에 따르면 식물들은 아름다운 음악을 좋아하고 소음은 싫어한 다.또 멋을 내거나 수줍음을 타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 다. 최근 식물에 관한 이런 신비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잇달아 나와 독자를 손짓하고 있다.‘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중앙 M&B)와 ‘식물의 마음을 모르고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책만드는 식물추장). 우선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는 식물의 감성과 본능,사회성 등을 두 루 설명해준다.저자는 ‘신갈나무 투쟁기’를 썼던 차윤정 박사.‘신갈나무 …’는 딱딱한 과학을 소설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큰 인기를 모았었다. ‘지난 60년대 말 미국에서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해 식물의 자극과 반응을 연구한 결과 식물을 죽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대면하면 식물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그가 떠난 뒤에야 반응을 나타냈다.이는 식물들이 자 기방어를 위해 사람들이 그러하듯 잠시 실신한 것이다’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나무를 쓰러뜨릴 때 온 주민이 나무를 둘러싸고 사 흘 낮밤을 소리친다.그러면 나무가 혼이 나가 그만 쓰러진다.나무가 소리에 예민함을 알려주는 것이다.나무는 특히 바흐의 오르간 연주와 인도 전통음악 을 좋아한다’ ‘식물은 왜…’는 수많은 과학적 실험 결과와 사례를 이처럼 인용하며 식 물의 생태를 사람들에게 전해준다.여기에 저자의 일상적인 경험과 감성을 섞 어 에세이식으로 책을 펼친다. 저자는 책에서 “식물은 우리들에게서 이미 퇴화된 순수 그 자체의 감성을 품고 있는지 모른다”고 토로한다. ‘식물의 마음을…’ 역시 ‘인간이 식물과 더불어 존재하려고 할 때 식물 은 인간에게 다가와 마음을 열고 인간을 위해 희생한다’고 주장한다.저자는 ‘독도의 야생화’‘한국의 야생화’ 등을 지은 김태정씨. 책은 가지 갈대 감 감자 고사리 구기자 등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식물을 다룬다.이들 식물에 얽힌 이야기에 약을 쓰일 수 있는 방법,화보 등을 곁들 이고 있다.이 책은 1부며 저자는 조만간 2부를 펴내고 봉선화 부추 살구나무 엉겅퀴 할미꽃 등 31가지 식물을 다룰 예정이다. 이들 책은 공통적으로 식물의 생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원형’쪽으로 회귀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담고 있다. <대한매일신문 00/5/1 박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