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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우리는 영혼을 팔지 않았다

지은이
포리스터 카터/김옥수역
출판사
아름드리미디어
페이지수
412
대상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인디언들의 삶을 백인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았는지, 인디언들의 육신은 가둘 수 있지만 인디언들의 정신은 왜 잡아 가둘 수 없었는지, 제로니모라는 특출한 역사적 인물을 통해 인디언의 삶과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며, 진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독자서평 돌아오지 않는 버팔로를 기다리며... 미국의 인디언 저널인 '네이티브 피플'지 97년도 봄호에서 아직도 미국에선 매년 봄이면 연발총을 든 사냥꾼들이 버팔로 집단 사냥을 벌인다는 기사를 보았다. 가죽만 벗기어진 채 평원에서 무더기로 썩어가고 있는 버팔로들의 사진도 함께 실려 있었다. 여전히 약육강식의 논리로 지배되고 있는 세계에서 우리게 마지막 남은 정신의 기치마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기사였다. 인디언에게 사냥이란 의례였다. 목숨을 버린 동물에게 자진해서 먹을 것을 준것에 감사하는 의례 그리고 이의례를 통해 죽은 동물이 다시 회생하여 돌아올 것을 기원하는 의례였다. 버팔로는 아메리카 평원의 인디언에게 주식이었고 그들은 자신의 배를 채워준 버팔로를 존경하고 숭배한다. 짐승을 하등하게 보는 오늘날의 시각과는 달리 그들은 짐승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것을 '그대'라고 부르며 소중히 여긴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이 평등하게 어우러질 때 그들은 조화로운 삶을 노래한다. 그러나 자연의 이치를 버리고 자연위에 군림하려 드는 자들 앞에서 이땅은 황무지가 되어간다. 19세기는 식민지 제국주의의 망령으로 얼룩진 어둠의 시대였다. 저 광활한 대륙도 그 어둠의 그림자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우리는 영혼을 팔지 않았다>는 미국정부의 원주민 말살 정책에 대항하여 40여년동안 격렬하고 끈질긴 투쟁을 벌였던 아파치 전사 제레니모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소설은 신출귀몰한 제레니모가 어떤 지략으로 정부군들을 물리쳤는지에 대한 영웅담이 아니다. 제레니모의 투쟁으로 일관된 생애는 대륙 구석구석으로 내몰리고 마침내는 수용소에 감금되어 노예로 남았던 인디언의 통한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강력한 무기와 천연두 균으로 무장한 그들에게 목숨을 빼앗기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의 화려한 서부 개척사 이면에는 영혼만은 빼앗기지 않으려는 인디언들의 처절한 투쟁이 있었다. 마치 싸움터에서 죽기전에 내지르던 그들의 고함소리처럼. 역사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은 예외없이 미국역사에서도 오점으로 남았다. 서부 어느곳을 가보아도 카우보이와 미국 연병대의 활약상이 잘 꾸며진 헐리우드의 영화 세트처럼 전시되어 있을뿐 인디언 전사들의 처절햇던 투쟁을 기리는 비석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인디언 보호구역에 놀러온 광관객들은 문명에 뒤떨어진 숲속의 야만인이나 살아있는 화석을 바라보듯 호기심에 차 그들을 향해 무수히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댄다. 마치 백여년전의 백인들이 그들을 향해 총을 쏘아대듯 그렇게 말이다. 인디언의 혈통을 이어받은 작가 포리스트 카터는 그가 조사한 객관적인 자료들과 구전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풀어나간다. 그래서인지 한장한장이 마치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 생생하다. 그리고 그 생생한 표현뒤에는 자신들의 영적인 가치를 지키기위해 '아 얼마나 죽기에 좋은 날인가' 외치며 주저없이 목숨을 버렸던 인디언들의 치열한 영혼이 배어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시종 슬픔을 떨쳐버릴 수 없는건 바로 그때문이다. 그들의 치열함이 거대한 힘을 가진 국가앞에서, 끝없는 욕심을 부리는 백인들앞에서 어떻게 무너져 갔는지 남김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역사의 백인들보다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우리에게 저자는 소설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 나무를 잘라내고... 마지막 버팔로를 죽이고... 마지막 금광을 파헤치고... 마지막 인디언을 죽이고 나면...그때 당신들은 어떻게 할 참이오? 당신들 가슴에 심어놓은 그 엄청난 탐욕을 어떻게 충족시킬거요? 그 탐욕을 당신들 자식들에게 물려줄거요? 그때는 도대체 어쩔 셈이오? 탐욕의 표적이 다 사라지고 나면...바로 당신들 자신이 그 표적이 될거요.' <인터넷서점 http://www.yes24.com / jp69님이 쓰신 서평>